비내리는날 단상...

2022. 6. 6. 10:33내새끼와 마눌...

 

어릴적 비오는날 교문앞에서 우산을 가지고 내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쪼르르~
어머니에게 달려가 안기는 아이들이 부러운적이 있었다.

하지만 학교와 집이 너무 멀어 나에게 그런 행운은 꿈은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이야기다.


비오는 어느날 마침 집에서 쉬고 있던터라 어릴적 생각이 나서 우산2개를 챙겨 들고 학교앞에서 두아들녀석을
기다린적이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아빠의 기다림에 두아들녀석은 환호성을 질렀고 그런아이들를 보며 잠시나마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벌써 사십오육년 전의 일이다.


어제 오전 전날 산행탓에 조금은 피곤했지만 모처럼 모친을 뵙기위해 대충 챙겨입고 어머님이 계신 고향마을로 차를 몰았다.
고향집 가까운 아랫동네 식자재마트에 들러 마을 경로당에 전해줄 대용량 사탕두봉지 랑 모친 드실 수박1덩이를 구입했다.
수박1덩이 가격이 3만원이 흘쩍넘는다.
평소 수박이나 과일가격에 관심이 없는터라 요즘 미친물가가 실감이 난다.


경로당에 들러 인사드리고 사탕전해주고 집에 와 있으니 잠시후 모친이 도착하셨다.
그간의 경황을 여쭈었더니 일사천리로 브리핑을 하신다.
그러면서 휴일 외출했다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당신의 막내아들(내동생) 컨디션이 왜 안좋은지 내게 묻는다.
사실 모친이 도착하기 잠시전에 동생에게 작은 당부를 했다
"엄마가 자꾸 애기같아지제? 원래 나이들면 다 그렇다~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야지 화내지 마라~"


잠시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모친 경로당에 놀러가신다고 다시 나가셨다.
아들보다는 친구가 좋을연세이다.
우리가 어릴적 친구가 좋듯이 나이들면 오히려 애기가 된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다.
우스개 소리같지만
"어린아이 너무 나무라지 마라 내가 걸어온 길이다.
노인네라 욕하지마라 내가 가야할길이다" 란 말이 요즘 무척이나 공감하는 말이다.

 

어릴적 학교앞에서 부모를 기다리는 그어린학생의 마음이 지금 이순간 경로당이나 요양병원에서 오마지않는
아들,딸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