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나의 최고의 날은 아니다~하지만 난최고를 위해 노력할뿐이다.

2020. 7. 15. 09:29공사판일기

'딱 달리기 좋은날씨네~~'

어제 저녁 모처럼 지난여름 동대구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함께 고생했던 지하철직원(형님 아우 하는사이가 됨)이랑 스크린 한게임(2게임했음)하고
기분좋게 귀가해 씻고 11시가 되기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피자한판 시켜놓고 스크린 삼매경...

모처럼 꿀잠(?)을 잔 탓일까! 개운하다.
'지금쯤 알람이 울리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전화기를 켜니 정확하게 4시 59분이다.('난 귀신이야~')
이내 알람이 울어재낀다.
하지만 바로 해제 버튼을 눌러 주댕이를 막아버렸다.

재빠르게 혈압 체크하고 체중계 올라 몸무계 측정하고 후다닥 옷갈아입고 물한모금 마시고 계단을 달려 내려와 밖으로 나와보니...
"후두두둑~"
까아만 아스팔트 바닥이 차량 불빛에 반질거린다.
'어~~이게 아닌데~~~'
하지만 어제도 달리지 못했고 빗줄기가 또 그리 굵지도 않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니 다시 올라가서 옷을벗을 명분(?)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까이꺼 달려보는거지~오래간만에 미친넘 한번 되어보자~'

비내리는 아침풍경...


어플을 켜고 목표거리를 평소보다 1km 가 부족한 4km로 설정했다.
달리다가 비가 더 내리면 그냥 돌아올 요량으로 나름 나에게는 출발전 작은 계획이 있었다.

강물은 며칠동안 내린비로 인해 온통 황톳빛...
인근아파트의 반영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쓰고 바람막이를 입고 있었기에 처음 출발하면서 보슬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간히 물웅덩이에 고인 빗물때문에 속도를 줄여야했고 신발에 묻은 물방울이 속도때문에 장딴지를 때리는 것 이외에는 전혀 달리기에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비때문에 아무도 없는 길을 나혼자 달려가니 금호강변 산책로를 전세(?)낸듯 기분이 좋다.
'어제 하루 쉰탓일까~아니면 스크린2게임 이기고 기분좋게 숙면을 취해서 일까~!'
오히려 평소보다 속도가 더 빠르다.
'그래 달려보는거야~~오늘 내인생 최고의 날을 만들어 보는거야~~'

공항교윗쪽 금호강 보 전경


목표거리 4km의 반환점인 2km구간을 지났지만 공항교 아래를 지나 계속 내달렸다.
컨디션도 좋고 굳이 비때문에 일찍 돌아갈 필요도 없기때문이다.
조금더 속도를 올려 500m를 더달려 평소처럼 2.5km구간에서 방향을 바꿔 출발지점인 아양교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내리는 빗줄기 때문에 기온도 낮았지만 컨디션이 좋은탓인지 평소보다 땀은 흐르지 않는다.
4km구간을 지나고 속도를 올려 마지막 1km구간에서 최고 속도를 내어보았다.
내심 25분안에 5km를 주파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다다다다다다~"
출발점을 지나쳐 속도를 줄이지 않고 조금더 달려 오늘의 달리기를 마쳤다.

기록을 확인해보니 거의 목표했던 것만큼 잘 달린것 같다.
비핑계 대고 또다른  이런저런 핑계 만들어 달리지 않았다면 다시 못느낄 오늘아침의 기분이다.
이런 내 자신이 정말 대견하고 흐뭇하다.(박씨 칭찬해~)

오늘아침운동 클리어...


샤워후 기분좋게 현장에 도착(6시45분)하니 이런~~
김반장을 비롯 목수분들이 현장에 나와 쉼터에서 비를 피하며 안전조회를 기다리고 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기때문에 당연히 아무도 안나올줄 알았다.
'이런 우라질레이션~~~이양반들이 미칫나~~'

일당벌겠다고 새벽부터 일하러 나왔는데 말릴수도 없다.
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때마침 빗줄기가 살짝 굵어진다.
"어이~일하려면 체조해야지~~~"

하면서 다가가 작업자들에게 오늘 날씨가 어떻고 감기가 어떻고 내일 작업이 어떻고~~~ 장황하게 절절 상황을 이야기 하기도 전에 눈치빠른 김반장 왈~

"소장님 해장국 한그릇 하러 가시죠~~"

"그래 다들 오늘 푹쉬고 내일 1.5배 열심히 하자~~~"

이렇게 작업자들 다독여 집에보내고 나니 잠시후 내리던 빗줄기가 가늘어 지고...(이미 집에 다보냈는데~~ㅠㅠ)

다들 집으로...

'비오는날 노가다 는 공 치는날' 이란 전설같은 말이 전해온다.
진짜 오늘은 비 핑계 삼아 땡땡이 치면서 오후에 공이나 치러가볼까~

#오늘 하루가 나의 최고의 날이 아닐수 있지만 나는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
왜냐면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않을 나의 소중한 #오늘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