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위해 또다른 나무를 자른다.

2017. 3. 2. 12:35달리면서 얻은것들 그리고...

오늘 달리면서 떠오른 생각하나...
 
어제가 공휴일이라 오늘아침은 월요일같은 기분이다.
6시30분 알람이 울리고 잠시후 휴대폰이 진동을 한다.

깜짝 놀라 확인해보니 기숙사에 들어간 작은아들녀석 7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등교한다면서 백수아빠 화이팅 하자~고 메세지가 온다. 
밤새 봄을 제촉하는 봄비가 내리는것을 확인하고 잠이 들었다.

오늘 아침 날씨가 지례짐작으로 차가울거라 생각했다. 또 혹시 계속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 고 생각했다. 

'계속 비가 온다면 핑계삼아 안뛰어야지~~' 했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나의 바램과는상광없이 비는 내리지 않는다.

하물며 기온마져 생각했던것보다 차갑지 않다.

망설이면 오늘 아침달리기는 물건너 간다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무장(?)을 한다음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동촌해맞이교...」

도로를 가로질러 강가로 달려가니 강바람이 제법 세차다.
마파람을 맞고 공항교쪽으로 달리면 반환점을 돌아올때는 바람을 등지고 달리기 수월하지만 반환점까지 가는 길이 결코 만만치 않다.

참 신기한것이 나의 마음속 생각보다 내 두다리의  반응이 더 빠른듯하다.

어느새 내두다리는 바람을 등지고 범안대교 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려가고 있다. 
'가다 힘들면 돌아와야지...'
달리면서도 윗옷을 하나밖에 입지않아 조금 불안한 마음에 미리 마음속으로 오버하지 말자고 다짐을 해본다. 

「다리앞에서....」

어느듯 화랑교를 지났다.

강을 거슬러 올라 뛰어가다보미 어느듯 3km 구간을 통과하다보면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강촌그린아파트 앞쪽에 금호강을 가로질러  넘어갈수있는 조그만 다리가 하나 놓여져 있다.
물론 차량통행은 되지 않는다. 

가끔 달리면서 그곳으로 자전거를타고 지나가는 라이거들 그리고 산책하는 분들이 다리를 건너는모습을 볼때면

 '나도 한번 건너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던 곳이다.
 힘도 들고 또다른 전환점이 필요할듯해서 그 다리를 건너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 길어보이지 않는 다리를 건너보니 그곳에 펼쳐진 풍경은 지끔까지 강건너편에서 바라본 그리고 내눈에 보이는 풍경만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른 풍경과  새로운 길들이 펼쳐져 있다.
처음 다리를 건널때는 조금만 가보고 돌아올 생각으로 다리를 건넜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가처럼 자꾸만 자꾸만 그길의 끝이 궁금하고 또 어떤 풍경들이 펼쳐져 있을지 궁금증이 더해간다.
 
평소 강건너편에서 달릴때  이쪽풍경은 말그대로 주마관산(走馬觀山)  이였다.
하지만 이곳에 느끼는 풍경은 겅건너에서 보는 풍경과는 완전 생경한 풍경이다. 

또 지금것 달리면서 보지 못했던 강건너편의 풍경은 지금것 내가 달리면서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보았던 풍경보다 더 넓게 펼쳐져 있다.
갈대밭
버드나무숲
요즘 보기힘든 아카시아나무군락
그리고 그 틈새에서 새로 자리잡은 탱자나무 한그루... 

기차가 지나간다.

강건너편에서는 거리때문에 확인할수 없었던 날렵하게 생긴 기차 머리에 새겨진  KTX라는 영어문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과수원옆 길가에 이름모를 나무들의 가지들이 많이 잘려져 널부러져 있다.
어림짐작으로 과수원나무에 그늘이 지는것 때문에 주인아저씨가 다른나무의 모가지를 가지를 미련없이 댕강~댕강~ 자른 모양이다. 

"나무를 위해 또다른 나무를 자른다".

과연 누구를 위한 희생인지 한번즈음 생각해볼 문제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은 힘든것일까!

정치판도 우리 인생도 별다를 바는 없는듯하다. 참 슬픈 현실이다.
 

「금호강교아래서...」

어느듯 눈에 익숙한 범안대교가 보인다.
예전과 반대편이라 화랑교에서 범안대교 까지의 거리가3.6km로  0.2km짧다.
하지만 그다음 다리까지는 오히려 0.5km로 0.4km가 더 멀다.결국 강건너쪽이나 이쪽이나 100m차이로 비슷하다.

새로운 길을 달리다 보니 기분도 상쾌하고 피로감도 덜느껴진다.
하지만 기분만 믿고 더 달리면 또 예전처럼 무리할수 있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달리고 나머지 길들은 다음을 위해 남겨둔다.(6km반환점) 

「달려온길 다시돌아가야한다...

달리다보니 참으로 많은 길(?)들이 보인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달려온 길보다 아직까지 내가 달리지 않은 길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난 내일도 또 다른 길을 달려갈것이다. 
 
★오늘의 깨달음 하나.
선장없는 배는 좌초할것이며 목표없는
인생은방황할것이다.박씨아저씨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