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 금오지에서 '복면가왕'을 만나다.

2016. 10. 16. 20:32바람따라 물따라


 ※ 금오지에서 담은 신기한 반영...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일요일 모처럼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 구미 금오산에서 찾았다.

날씨가 좋았으면 두말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비가 내려도 나름 운치가 있다.

비가 내려 산을 오르는것을 포기하고 저수지(금오지) 둘레길을 산책하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이다 보니 지천명을 지난 나이임에도 어린시절 소풍나온 아이들처럼 재잘재잘 무슨 할이야기가 그리도 많은지...

둘래길 옆에 자판기 커피가 엄청 맛있다~는 곳이 있다길래 들렀다. 커피를 마시려다보디 겿에 오뎅파는곳도 있다.

'떡본김에 재사지낸다~' 고 너도나도 어묵을 먹자고 한다.

어묵을 먹고 커피한잔씩을 뽑아들고 너도 나도 일회용 커피맛에 대해 한마디씩을 한다.

" 야~심심하니 딱좋다~~ " 어 ~ 괜챦네~~~"

하지만 나름 별나고 까다로운 내 입맛에는 딱 더도말고 더도 말고 조금 심심한 400원짜리 자판기 커피다.


조금씩내리는 비가 그쳤다.

우산에 가려 앞만보이던 풍경이 우산을 접자 주변풍경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안개가 피어오르는 앞산의 정경,물안개가 왕버들이 잠겨 반영이 멋들어진 풍경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놀러나온 인파들이 주변 경관을 배경으로 삼아 사진을 담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 했던가?"

우산을 접으니 우산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비로소  눈앞에 나타났다. 가끔은 내 눈앞에 장막을 걷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겠다.

 「물에 잠긴 산영들...

바람도 불지 않는다.

물결의 일렁임도 없다. 저수지에  담긴 바위의 모습을 보고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고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을 켜고 반영을 담아보았다.

 「무엇으로 보이시는지요?」

반영을 담은 사진을 확대해보다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처음에는 인디언 추장복장을 한 남자의 모습을 보았는데 아랫부분에 가면을 쓴 여자의 모습이...

다시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사진을 확대해서 세워보니.....

 「여러분의 생각에는?

사진을 세워보니 확실하게 인디언 추장남자도 보이고 아래에 가면을 쓴 여자도 보인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순간 몸이 오싹하기도 했지만 자연은 정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너무나도 신기하고 신비한 일들이 마구마구 일어나니 정말...

그런데 정작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수많은 사진을 담았을텐데~ 왜 이런 신기한 장면을 알지 못했을까!


하지만 둘레길을 둘러보다보니 그 이유를 알수가 있었다.

저수지 둘레길을 걷다 살펴보니 지금 금오지의 수위가 비때문에 불어나 평소와는 다르게 만수위이다.

      결과적으로 저수지의 반영을 저수지 수위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도 그 반영을 담지 못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금오산 금오지는 만수위다.

바람이 불지 않은날 이곳을 찾아 둘레길도 걸어보고 반영을 담으며 숨어있는 추장과 복면가왕을 만나보는것도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과연 금오산을 관리하는 구미시에서는 이사실을 알까?


☞ 사족 : 금오산주차장 인근에는 수많은 등산객과 행락객들이 찾고있는 구미의 명소이다.

주차장 주변과 둘레길을 걷다보니 쓰래기를 버릴수 있는 쓰래기통이 보이지 않는다. 쓰래기를 버리려는 친구가 계속 투덜투덜~ 결국 인근에 있는 친구 찻집(다연)에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렸다. 혹시 구미시청에서 이글을 보신다면 휴지통 설치한번 생각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