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날벼락 아니 물벼락 맞은 사연은?

2015. 7. 9. 09:18이판사판공사판

※꿈때문에 깨어나서...

"쿵~"

갑자기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이어 화장실 옆에 있던 가구도 쓰러진다.

잠에서 놀라 깨어나니 심하게 집이 흔들린다.

'지진이라도 일어난건가~?' 생각할 틈도없이 바지를 챙겨입고 잠바를 챙겨들고 거실로 달렸다.

"야 일어나라 집무너진다~~~" 전날 술마시고 늦게 들어온 두녀석들이 세상모르고 잠에 빠져있다.

'침착해야한다~ 바로 계단실을 향해 달려나갈것인지 아니면 발코니를 통해 밖으로 뛰어내릴건지를 결정해야한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곳은 4층이다.  계단으로 내려가면 결국 건물이 기울어지는 쪽으로 탈출하게 된다. 자칫 무너지는 잔해에 깔려 사고를 당할수도 있다는 생각에 발코니쪽을 통해 도로쪽에 가까운 언덕으로 뛰어내려야겠다고 판단했다.

주방쪽에서 그릇 깨지는소리가 들린다. 싱크대에 넣어두었던 그릇들이 쏱아져 깨어지는 소리다. 더

이상 기다릴수 없다. 뛰어내려야 한다....

「한밤중 계단에서 물벼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요의를 느끼며 화장실로 향했다. 평소 같으면 서서쏴~를 하겠지만 이른 새벽이라 아랫층에 나름 배려한다고 변기위에 앉았다.

물을 내리지 않았다. 아랫층에 사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배려이다.

다시 침대로 향하다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하여 거실에 나가보았다.

"쐐~~~~~~"

현관쪽에서 바람소리가 제법 심하게 들린다. '어젯밤 거실 창문을 열어두어서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하다가 혹시나 늦게 들어온 직원녀석들이

문을 덜닫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현관문을 닫기위해 현관쪽으로 다가갔다.

"두두둑~두두두 둑~"

현관문앞에 서니 무언가 큰일이 벌어졌다는것을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다.

「계단에서 폭포가~」

살며시 현관문을 열어보니 눈앞에 벌어진 풍경에 그냥 멍하니 잠시 정신을 잃었다.

옥상에 물탱크에 무슨 문제가 생긴것이라는 사실을 알수있다.  바로 옥상으로 달려 올라가기에는 내마음이 너무 작다.

현관문을 닫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시계를 보니 새벽3시 40분...

아직 아침이 오려면 그리고 관리인이 이것을 확인하고 작업자를 부르려면 너무많은 시간이 소요될듯하다.

혹시 지하로 물이 유입된다면 2차 3차 사고까지 연결될수도 있고 아랫층 세대들이 침수피해를 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지체할수가 없다.

'그래그래 내가 좀 고생하자~ 물좀 맞으면 되지뭐~~~'

 

「사고현장...」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계단실을 통해 옥상쪽으로 올라갔다.

물탱크실앞에 가보니 방화문 틈사이로 물이 콸콸 쏱아져 나오고 계단을 통해 아래로 아래로 폭포수처럼 쏱아져내린다.

방화문을 열어보니 물탱크실 바닥은 이미 한강(?)이고 부스터 펌프에서 연결된 배관이 빠져 계속펌프는 돌아가고...

우선 펌프가 더이상 가동되지 않도록 전원을 차단했다.  모터가 펌추고 세차게 뿜어져나오던 물줄기도 멈춰버렸다.

순간 세상이 조용해졌다.

「물탱크실 풍경...」

전원을 차단하고 물탱크로 연결된 배관들까지 모두 차단하고 밸브를 잠궜다.

대용량 물탱크 두개가 텅텅비어버렸다.

그순간 인기척에 놀라 쳐다보니 앞집에 사는 젊은친구가 걱정스러운듯 바라본다.

그친구도 이사실을 알고 여기저기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 아저씨 때문에 그나마 한걱정 덜었다~고

우리집은 누수피해가 없는지 물어본다. 아마도 그집은 현관으로 물이 넘쳐들어간 모양이다.

「물폭탄 맞은 계단모습」

일단 내가 할수있는 조치는 모두 취해놓았다.

더이상 계단실로 물이 흘러내리지 않고 모터도 가동되지 않는다.

그다음 사안들은 날이 밝으면 관리인이 확인을 하고 조치를 취할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간단히 씻은후 자리에 누우니 갑자기 꼭두새벽 꾸었던

집무너지는 꿈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새벽에 일어났고 또 현관까지 왜 나갔는지 알수가 없다.

세상은 내가 알지 못하는 이상하고 신비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물에 흠뻑젖은 계단을 보니 지난밤일이 떠올라 나름 기분은 흡족하다.

꼭두새벽에 물벼락을 맞았으니 오늘은 돈벼락이라도 좀 떨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