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천원의 행복이란~

2015. 6. 19. 09:20이판사판공사판

※ 행복이 별거있나요?

oo현장의 콘크리트 타설 마지막날이다.

아침부터 현장에 나가 소소한 잔소리를 시작으로 타설이 시작되었다.

"저기 좀높다~ 저기는 좀낮다~"

「콘크리트 타설작업중...」

"소장님요~ 걍 들어가소~ 소장님 여기 계시면 신경쓰여서 작업 못합니더~ 우리가 알아서 잘해놓을께요~"

타설을 하던 한분 이제 얼굴도 익힌터 날보고 신경쓰인다고 들어가란다.

말은 알아서 한다고 하는데 알아서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난 콘크리트 타설하는 날이 좋다.

항상 현장의 마지막 단계가 콘크리트 타설이다. 그동안 고생했던 일의 마무리이기 때문에 항상 지켜보고 확인을 한다.

물론 맏겨두어도 괜챦을수도 있지만 왠지 타설하는날은 현장에 있고 싶다.

그리고 또 왁자지껄한 작업자의 목소리 "웅웅"거리는 기계소리가 정겹고 신나게 들린다.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현장에 있으면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고 옛날부터 콘크리트를 타설하고나면 저녁에 술한잔을 했다.

그래서 그렇지 모르지만 난 왠지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오늘같은 날이 긴장되면서도 늘 신난다.

「바닥미장중...」

오전 콘크리트 타설이 끝나고 오후부늦게 바닥미장 작업이 진행중이다.

바닥을 유리면처럼 맞출수는 없지만 최대한 평활하게 그리고 매끈하게 뽑아내어야 한다.

오늘은 예전보다 적은면적이라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이제 살수하면서 양생작업만 해주면 끝...

 

퇴근무렵 사무실을 나서기전...

"오늘저녁 칼국수 먹을사람~ 8시까지 와라~"

몇일전 바지락을 삶아서 칼국수를 끓여먹고 한봉지 남은 칼국수를 퇴근후 먹으려고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전부다 갈것 같은데요~~~"

「소라 그리고 바지락...」

연습장에서 드라이버가 잘맞아서 연신 휘둘렀더니 땀이 비오듯 흐른다.

좀 찌푸둥했던 몸이 개운하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시간이 촉박하다. 직원들이 오기로 한시간이 30분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바지락1kg과 칼국수를 끓일동안 기다리는 직원들이 입가심을 하도록 소라1kg도 구입했다.

계산을 해보니 꼴랑 1만2천원이다. 정말 싸다는 생각이 든다.

 

소라는 삶아서 식힌후에 알맹이만 빼서 썰어접시에 담아 초장이랑 내어놓으면 끝...

그리고 바지락을 손질해서 삶고 육수내고 일부는 알맹이까서 초무침으로 만들어 술안주로 만들 계획이다.

급하게 오다보니 채소류와 초무침에 들어갈 기본재료들을 사오는것을 깜박했다.

다시 내려가기 귀챦은것도 있지만 일단바쁘다.

숙소앞에 도착했다는 전기 박과장에게 전화해서 마늘과 감자 그리고 청량고추와 상추정도를 사오라고 했다.

들께가루가 남아있는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없다.

바지락을 까던 박과장 다시한번 슈퍼로 달리기를 하는 수고로움을 겪어야했다.

「소라6천원...」

정말 초간단 술안주이다.

소라를 냄비에 잠기도록 물을붓고 한소끔 끓여주고 잠시 뜸을 들게한다음 참물에 식혀서 껍대기랑 알맹이를 분리해서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냉어

초장이랑 함께 내어주면 끝...(주의사항:소라내장부분은 사람에 따라서 맞지않는분도 있으니 주의요함)

 

「바지락 초무침」

바지락은 해감을 한뒤 흐르는 물에 박박 문질러서 껍질에 묻어있는 모래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바지락이 잠길정도로 물을 붓고 한소끔 끓여준다.

자칫 방심하는 순간 넘칠수 있으니 불조절로 넘침을 방지하고 거품을 걷어내고 육수를 만든다.

삶아낸 바지락은 찬물에 행궈서 칼국수에 넣을 양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껍질과 알맹이를 분리해서 초무침으로...

초무침의 재료는 양파 1개와 상주1장 그리고 오이1개 다진마늘1스푼과 마늘효소1스픈,후추가루 및 청량고추2개,참치액약간과 식초조금 고추가루

된장과 초장 ...

양파는 채썰고 오이는 절반으로 가른뒤 어슷어슷 설어주고 상추는 손으로 적당한 크기로 뜯어넣어준다음  각종 양념류와 조갯살을 넣고

버무려주면 끝. 통깨가 있으면 과도하게 뿌려주면 보기도 좋지만 없는 관계로 패쓰~

이제 술안주 준비는 끝~

 

「바지락 들게칼국수...

본격적으로 메인메뉴인 바지락 들께칼국수를 준비할시간이다.

미리 끓여놓은 바지락 육수에 감자1개를 채썰어넣고 한소끔끓여준다음 칼국수 면을 넣어주고 끓여주다가 들께가루를 넣고 걸쭉하게 끓여준다.

면이 익어갈무렵 채설어놓은 양파와 미리 삻아서 건져놓은 바지락을 함께 넣고 마무리를 한다.

양념장으로 땡초고추 2개를 다져넣고 다진마늘1/2스푼과 고추가루 후추가루 조금 그리고 참치액1스픈으로 양념장을 만들었다.

「바지락들께 칼국수...」

정말 단언컨데 지금까지 내가 끓여본 칼국수중에 최고의 맛이다.

풍부한 들께향과 걸죽한 바지락육수 땡초로 맛을낸 간장까지 어우러지니 국물맛이 끝내준다.

이마에서 송글송글 땀이 맺히지만 국물까지 싸악 비워내니 속이 든든하다.

「전쟁이 끝난후...」

정말 정신없이 칼국수를 비우고 나니 세상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냥 포만감에 행복하다.

1만2천원의 행복이란 바로 이런것인가?

물론 소주값 막걸리값 등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4명이서 기분좋게 먹었다.

이제 현장이 끝나간다. 그분들도 떠나버리면 또이런 만찬이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오늘 이순간 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