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끓여낸 칼국수맛이 기가막혀...

2015. 6. 16. 08:39도전요리100선...

※ 조개 삶아 먹다가~

공사가 막바지다.

설비소장님도 전기 박과장도 마지막 정산서류 준비도 바쁘다.

오전 오후 발주처 과장에게 불려가서 씨름하다가온 손부장도 기진맥진이다.

설비 이소장님은 내일 구미로 내려가신단다. 무언가 볼일이 있는모양이다.

이제 헤어짐이 어느정도 이골이 나 있지만 아직 헤어짐은 무언가 모르게 허전하고 가슴 한구석이 텅비어져가는것 같다.

약간의 이벤트가 필요하다.

"오늘저녁 조개랑 가리비 좀 삶아묵으까? "

퇴근 시간전 미리 사무실에서 의견을 물어보았다. 다들 반기는 눈치다.

"8시 전까지 숙소로 와라~ "

「가리비 1kg 1만5천원...」

 

「바지락1kg6천원...」

퇴근후 운동을 마치고 자주가는 수산물집에 들러 가리비와 바지락을 샀다.

전복과 해삼도 보였지만 손질하기 귀챦아서 패쓰하고 다른조개류를 사려고 보니 모두 동이 나버렸다.ㅠㅠㅠ

그렇다고 바지락을 더 사려고 해도 그렇고 또 가리비를 사자니...

숙소에 돌아와서 바지락을 손질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양이 부족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다시 조개를 더 구입하러 가려니 귀챦고...

잔머리를 살살 굴려보니 부족한 부분은 바지락 삶은 육수를 이용해서 칼국수를 끓이면 부족한 양을 메울수가 있을것 같았다.

"이과장 칼국수 1봉지하고 감자랑 애호박 하나 사온나~ 소주도 피티병으로 두병정도 사오고~~~"

「바지락 삶기...」

사온 바지락을 해감시켜 수돗물을 틀어놓고 표면에 묻어있는 불순물을 제게하기 위해 정말 두손으로 바지락~바지락 소리가 날정도로 문질러 씻은후 몇번 행궈담고 물을 붓고 한소끔 끓여주었다.

뽀오얀 국물이 정말 기가 막힌다. 바직락 살이 익었는지 꺼내어서 맛보고는 불을끄고 바지락을 모두 건져내어 식혀두었다.

잠시후 재료들을 사들고 돌아온 이과장 칼국수랑 양파2개만 달랑 사들고 왔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소주는 당근 사왔고 내가 말했던 애호박과 감자는 까먹고 사오지 않았다.(이걸죽여~ 살려~)

할수없이 임기응변을 발휘해야했다.

예전에 사두었던 미역을 불렸다. 어차피 바지락도 해산물 미역도 해초류이니 궁합이 잘맞을것 같았다.

「미역바지락 칼국수...」

바지락 육수에 불린미역을 넣고 한소끔 끓여주고나니 육수색깔에 초록빛이 감돈다.

칼국수는 제법 오래 삶아야 면이 익는다. 먼저 칼국수 면을 잘 펼쳐넣고 저어주면서 끓이다가 청량고추와 파를 넣고 끓여주었다.

마지막에 썰어놓은 양파와 다진마늘을 넣고 건져놓았던 바지락을 넣어주고 마지막으로  참치액으로 간을 맞추어 마무리를 했다.

'과연 국물맛이 어떨까~'

한국자 퍼내어 이과장과 직원들에게 맛을보라고 했더니 저마다 오버액션을 취하면서 맛이 좋단다~~

참 유치하지만 이럴때 기분이 제일 좋다.

「미역바지락 칼국수...」

월요일 저녁부터 조금은 부족하지만 모두들 기분좋게 즐거운 시간이였다.

난 새로운 레시피 하나를 건졌고 우리직원들은 그나마 즐거운 시간이라 낮시간 쌓인 스트레스도 잠시나마 날린듯하다.

다음에는 감자랑 애호박 사와서 제대로 칼국수 한번 끓여보아야겠다. 물론 가리비도 한상 차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