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한그루를 심었습니다.

2014. 11. 10. 08:21내새끼와 마눌...

※ 우리가족의 꿈나무를 심다...

토요일 오전에 한달에 한번 참석하는 봉사모임에 다녀와보니 병원을 다녀온 애인의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느낌으로 '검사결과가 좋지 않다~'는것을 직감하고 조심스럽게 병원 다녀온것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쓸개에 작은 종양이 자라고 있고 몇개월뒤 더자라면 경과를 봐서 쓸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한다'고 합니다.

"이제 곧 쓸개빠진X 되는거다~"

애인은 애써 담담한척 말하지만 마음속에는 수심이 한가득입니다.

이런저런 말들로 위로를 해보지만 당사자의 마음을 백프로 알수없으니 어찌보면 나의 위로가 '소귀에 경읽기' 일수도 있습니다.

괜히 위로한답시고 이런 저런 말들을 하다가 자칫 또 말이 헛나와서 애인의 기분이 나빠지거나 하면 수습불가입니다.

이럴때는 그냥 모르는척 아무말없이 찌그러져있는것이 최고입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세탁물을 대충 정리한 애인이 큰아들녀석에게  인근에 있는 산으로 등산을 가자고 합니다.

저녁무렵 고등학교 동문모임이 있어서 외출을 해야하기에 점수를 좀 따야하고 기분도 풀어주려고 짐꾼을 자처하고 비닐봉지에 이것저것 넣어서

따라가기로 합니다.

산초입에 도착할즈음 윗쪽에서 함께 내려오는 친구녀석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집사람이랑 큰아이랑 산에 올라왔으니 약속 시간에 맞추어서 가겠노라고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자칫 산행시간이 길어지면

모임에 늦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집니다.

하지만 애인은 이런 사정을 즐기는듯 중간중간 힘들다는 핑계로 다리쉼을 하기도 하고 또 물을 마시기도 합니다.

오르막이 있읍면 내리막이 있는법...

정상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려오는길 애인의 손을잡고 이런저런 미래의 꿈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실현불가능하지만 서로 노력하고 믿고 의지하면 그꿈은 꼭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꿈나무...」

하산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려오다보니 아직 채 일년도 되지않은 작은 단풍나무 한그루가 보입니다.

그래도 단풍나무라고 3~4개의 잎에 빨갛게 물들어져있는것이 탐스럽습니다.  화초가꾸기를 좋아하는 애인이라 넌즈시 물어봅니다.

"단풍나무 뽑아줄까? 키워볼래~~~?"

나의 물음에 발걸음을 멈추고 어린단풍나무를 보더니 뽑아달라~고 합니다.

아직 너무 어린 나무라 잘살려낼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애인에게 뽑아주면서 "잘키워서 나중에 우리땅을 사면 옮겨 심고 그곳에다가 집을 짓자~"

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요일 오전 전날 과음으로 인해 늦게 일어났는데 거실 장식장위에 편소 보지못했던 화분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순간 하루전 애인에게 뽑아준 단풍나무가 떠올랐고 또 그나무를 뽑아주면서 애인에게 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이 어린 단풍나무가 잘자라줄지 의문이지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우리들의 이쁜꿈도 이루어지리라 믿어봅니다.

월요일 아침 장거리 운전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새로운 꿈이있고 희망이 있으니 오늘 또 화이팅! 을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