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간남자랑 산행가는 애인 꼭두새벽에 태워주고 남자가 한일은?

2014. 10. 31. 09:42내새끼와 마눌...

※ 나이들어 설탕물 먹지 않으려면~

 

"자기야 김밥재료사서 내일 아침에 김밥싸줄까?"

"아니~김밥은 OO천국 에서 단체로 사가기로 했어~"

금요일 일주일만에 만난 애인이 토요일 아침 산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으로 일주일만에 내려온 남편을 남겨두고 산행간다는

애인이 밉상이지만 겉으로는 아닌척하고 "김밥을 싸주겠다~" 고 애교를 떨어보지만 그것도 허사입니다.

다음날 아침 이른시각 약속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맞춰놓은 알람때문에 꼭두새벽에 잠이 깨어버렸습니다.

혼자서 분주하게 준비를 하는 애인을 지켜보며 이미 달아나버린 잠을 청하기는 애시당초 틀어져버렸고 지금까지 함께 하지못했던 시간들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 싶은마음에 버스를 타는곳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애인을 데려다주고 돌아오는길 날이 밝으면서 꼭두새벽에는 보이지 않았던 가로수들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풍경들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감상하다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과연 오늘 하루동안 무엇을 하면서 보내면 애인에게 점수를 좀딸까~!'

 

제일먼저 토요일이지만 방과후 수업으로 학교에 가야한다는 작은아들 녀석을 깨워서 아침밥을 챙겨먹이고 설겆이를 합니다.

설적이라고 해보았자 그릇몇개와 수저몇개가 전부지만...

설겆이를 하다보니 음식물쓰래기가 두눈에 들어옵니다. (아! 냄새나는 음식물 쓰래기를 애인에게 버리게 할수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머리를 굴려보니 작은넘 태워주면서 작은아들에게 음식물 쓰래기를 버리라고 하면 될것 같다는 생각이...(너무 기발합니다.하지만 결과는~~~)

「설겆이...」

「고구마 삶기...」

작은아들 녀석이 아침을 먹는동안 간식으로 애인이 좋아하는 고구마를 삶아봅니다.

작은아들이나 큰아들은 고구마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은 무조건 삶아놓고 ...

「고구마 삶기...」

그리고 보니 고구마를 언제 삶아보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고구마가 잘익었는지~ 확인을 위해서 젓가락으로 확인을 해봅니다.  잘익었으면 젓가락이 쑥쑥 잘들어가지요^^

다들 그 느낌 아시죠^^

「시식...」

학교간다고 샤워하고 나오는 작은아들 녀석에게 시식을 시켜봅니다.

"뜨겁다~" 고 안먹겠다는 아들녀석에게 원래 고구마는 뜨거울때 먹는것이 제맛이라고 우기면서 먹여보았는데 다행이 맛이 좋다고 합니다.

작은 아들녀석 학교갈 준비가 끝나서 원래 계획대로 작은아들녀석에게 음식물 쓰래기를 담은 봉지를 전해주니 작은아들녀석이 현관앞에서

선수를 칩니다. "아빠 프라스틱도 치워야 하는데~~~"

결국 작은아들녀석은 페비닐과 프라스틱 박스를 들고 박씨아저씨는 냄새나는 음식물 쓰래기 봉지를 들고.ㅠㅠㅠ

모처럼 휴일 방과후 수업한다는 아들녀석 태워서 학교까지 태워주었습니다. 가끔 한번씩 학교에 태워주지만 늘상 학교 앞에서 내려주었는데

이날은 휴일이고 또 기좀 살려주려고 학교안까지 태워다주었습니다.

마침 학교안에 아들녀석의 친구가 있어서 차에서 내리자 말자 친구녀석에게 달려가면서 뒤돌아서서 아빠에게 손흔드는 녀석을 보니 많이

행복한가봅니다.

「돌릴까~말까~」

작은녀석을 태워주고 돌아오니 큰녀석은 아직도 침대에서 곤하게 자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면 청소기를 돌리는데 좀 신경쓰이고 미안하지만 시계는 어느듯9시가 넘어가고 아직 늦잠을 자는 녀석에게는 미안하지만

애인에게 점수따고자 하는 일념 때문에 청소기를 돌립니다.

큰방을 제일먼저 구석구석 그리고 침대위에도...

거실로 나와서 전기장판 밑과 쇼파밑가지 구석구석 꼼꼼하게 돌리고 티브이랑 거실장 위에도 청소기로 한번 쓰윽~

그다음 주방을 밀고 작은방과 큰아들녀석이 자는방까지 청소기를 돌립니다. 특히 큰아들녀석이 자는방에는 침대랑 책상위까지 좀더 시끄럽게

돌려줍니다.(왠만하면 일어날줄 알았는데 이녀석 그대로 꿋꿋하게~ㅠㅠㅠ)

 

청소기를 돌리고 세탁실로 가보니 빨아야할 세탁물이 한가득입니다.

마음같아서는 그냥 세탁기에 다 털어넣고 세제 듬뿍부어서 마구마구 돌려주고 싶은데 자칫 세탁 잘못했다가는 하고도 욕먹을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산행을 떠난 애인에게 전화를 해봅니다.

"자기야~ 나 세탁기 돌릴건데 흰빨래 검은빨래 어느것부터 돌리까?"

수건은 색깔 있으니 색깔빨래에 넣으까?"

속옷이랑 수건은 함께 넣어도 안될까~~#$%^&*()_#^&*?"

뭐 마치 하기싫은 사람마냥 이것저거 꼬치꼬치 캐물었더니 드디어 우리애인 단호한 한마디... " 걍 하지말고 그냥 두세요~~~"

아! 내딴에는 엄청 잘해보려고 했는데 -10점 감점입니다. 이럴때는 걍  "네~" 하고 찌그러져 있는것이 상책입니다.

이하 중략~

 

모처럼 가을비가 새벽부터 주룩주룩 내립니다.

비오는날 노가다는 공치는날...

갑자기 따끈한 고구마도 생각나고 몇일전 일들이 떠올라서 주절주절 써본글입니다.

박씨아저씨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이고 또 뒤늦게 행복이 무엇이라는것을 조금이나마 깨달은바가 있어 좀더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혼자꾸는 꿈은 한낱 한사람 개인의 꿈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은 세상을 바꿀수 있습니다.

시월의 마지막날 난 그 누구와 보내고 싶은지 한번즈음 생각해보고 또 반성해보면서 새로운 11월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