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텃밭...(이어서~)

2014. 8. 9. 10:08내새끼와 마눌...

※ 가족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

전편에 이어서...

풍의 영향때문인지 빗줄기가 제법 세차게 내립니다.

차창 밖으로 연신 비는 내리지만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시골에

가는것이 즐거운지 뒷자석에 타고있는 두 아들녀석들은 무엇을 하는지  조잘조잘~

옆자리에 앉아있던 애인도 그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 엄마한테 전화 한번해봐라~" 

도착하는 시간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에 애인에게 어머님에게 전화해서

상황파악을 해야합니다.

"어머니 전데요~~~ 지금 출발했어요~ 어디세요???"

옆에서 애인과 어머니의 통화내용을 들어보니 아직 볼일이 채 끝나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감상해봅니다.

불과 몇주일만에 찾아가는 고향길 그사이 제법 많은 것들이 바뀌어져

새삼 놀라게 합니다.

읍내에서 시골집으로 방향을 바꾸는 삼거리길앞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립니다.

마음속으로 분명 어머니는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와서 그곳에서 나를 기다릴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오는데 엄마 걷기 힘드신데 조앞에 버스정류장옆에 바로 세우면 되쟎아~"

좌회전을 하려는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애인님 많은 생각을 하신듯 좌회전을 하지말고 직진을 해서 버스정류장 앞에 차를 주차하라고 합니다.

마음속으로 애인의 마음씀씀이가 고마워서 직진을 해서 버스 정류장옆 공터에서 어머니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내심 난 어머님이 그 버스정류장에서 내리지 않으실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어느듯 20여분이 지났습니다. 마침 DMB에는 류뚱선수의 13승 도전경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몇대의 버스가 지나가고 애인은 작은아들녀석과 우산을 들고 버스정류장앞에서서 오마지 않는 나의 어머님을 기다립니다.

차안에서 큰아들녀석과 야구경기를 시청하다가...

" 할머니 이제 곧 도착하시겠다~아빠느낌이 그래~~가족끼리는 통하는게 있거든~~ 아마 이번 버스에서 할머니 내릴거야~~"

잠시후 버스 한대가 주차장에 정차를 하고 몇명의 승객들이 내렸지만 어머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큰소리를 쳤는데 보기좋게 거짓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순간 차안에 두고간 애인의 전화기가 요란스럽게 울립니다. 순간 놀랐지만 당황하지 않고 전화기를 큰아들에게 넘겼습니다.

"할매네~~~"

큰아들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전화기를 받아들었더니~~~

"야야~ 느그 어디 있노?"

어머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머님은 방금 지나간 버스에서 내려 박씨아저씨가 생각했던 그곳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셨다고 합니다.

'이심전심' 이라고 표현할수 있을지  어머님과 아들은 통했나 봅니다.

「어머니의 텃밭...」

저앞에 어머님이 우산을 들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짧은 사긴이지만 손에 든 메기봉다리가 무거우셨는지 땅바닥에 내려놓은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차를 발견하고는 땅바닥에 내려놓은 비닐 봉다리를 집어들고 뒷문을 여시다가 애인이 뒷자리에 있는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앞문을 여시고

메기 봉다리를 먼저 차안에 내려두고 우산을 접으시고는 차에 오릅니다.

" 다리도 아프다면서 뭐하러 메기사러 가는데~~~걍 식당가서 사먹지~~"

차에 올라서 숨을 채 고르기도 전에 몸도 불편한데 혼자서 동네 할마시들 대접한다고 메기를 사러 다녀오신 어머니에게 지청구를 쏟아붓습니다.

" 야야 식당가마 돈이 얼마인데~~~ 걍 가서 돈만원어치마 사오마 4명이서 배터지는데~~~"

아들의 잔소리에 어머니는 단한마디도 지지않고 그동안 살아오신 생활 노하우와 경험담을 쏟아놓으십니다.

박씨아저씨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아끼고 애쓰며 살아오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이 아들의 가슴이 아려옵니다.

마을회관앞에 도착하니 어머님이 차를 세우라고 합니다.

동네 어르신몇분이 평상에 앉아서 옥수수며 감자를 드시면서 편안한 여유를 즐기고 계십니다.

애인과 함께 차에서 내려 동네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 야야 느그들은 먼저 집에가라~ 난 메기 가져다주고 가꾸마~~~"

난 압니다.

왜 어머님이 그곳에서 차를 세우라고 했는지를 말입니다.

잘나지도 못한 당신 아들과 며느리를 그리고 손자들을 동네 어르신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시는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못난 이아들은 오늘도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쨘해져옵니다.

「텃밭에서의 수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