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탈탈 털리고 기분좋은 이유는?

2013. 12. 16. 07:44내새끼와 마눌...

가족이니까?

 

 

달전 당진으로 올라오면서  두아들녀석과 약속을 했습니다.

"공부하면서 스트레스 받지마라."

"즐겁게 해라"

"엄마 기쁘게 해줘라~"

그리고 "기말고사에서 아빠랑 약속했던 성적 어느정도 나오면 아빠 지갑한번 턴다~" 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씨푸드에서...」

작은녀석은 나름 이를 악물고 시험공부를 하다보니 쌍코피 나고 잠온다고 커피마셔가면서 나름 노력(?)을 한 과정을 카스토리를 지켜보면서

알았습니다.

그리고 평소 말없는 큰녀석은 아무 소리소문없이 혼자서 묵묵하게 스트레스 받지않고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한것같아서 다행입니다.

 

몇일전 아이 엄마로부터 "아이들 성적이 잘나왔다면서 칭찬좀 해주라~" 는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몇일후에 두 아들 녀석에게 "열심히 했으니 결과는 신경쓰지 말라~" 고 카톡을 보냈습니다.

생각보다 점수가 잘나왔는지 두녀석 모두 떠벌떠벌~~~

이제 약속을 지켜야할 시간입니다.

 

토요일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동창모임에 참석하고 과음을 했지만 일요일 아이들과의 약속은 무조건 지켜야 합니다.

겨우 1개월만에 만나는 녀석들 아파트입구에서 달려나오는데 부쩍 자란듯합니다.

차에 오르기 무섭게 큰녀석왈

"아빠 전교1등 한과목은 있어..."

            평소에 자랑을 잘하지않는 이번만큼은 자랑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큰녀석은 1과목100점을 맞았다면서 자랑을 합니다.

큰녀석이 또 뒤돌아보면서 뒷자리에 앉아있는 동생에게  "밤세우고 그만큼 하는데 왜 성적은 왜 안나오노~?"

라고 으시대면서 동생에게 한마디를 합니다.

살짝 기가죽은 작은녀석은 뭐라 작은 소리로 궁시렁 거리고~~~

작은녀석 나름 열심히 노력했지만 기대보다 성적이 오르지는 않은듯 살짝 의기소침합니다.

하지만 난 작은녀석의 마음이 어떻다는것을 잘알기에 "아주 잘했다~" 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난 알고 있습니다.

작은 아들의 기분이 어떤지 내가 그나이때 항상 나보다 두살많은 형에게 느꼈던 감정 그 기분이랑 똑같은 기분이란걸 잘 압니다.

머리좋은 형을 따라잡기 위해서 난 죽어라 공부했는데도 겨우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우리형은  공부 죽어라 안했지만 항상 반에서는 1~2등을 다투었고 전교에서도 10등안에 들어오는 성적을 유지했었다.

아버지는 그런형에게 참으로 많은 기대를 하셨다.

그때 난 생각했었다.아마 우리형이 나만큼 열심히 공부를 했으면 또다른 인생을 살고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난 그대 우리형이 얼마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있었는지 아직도 알수가 없고 또 알지를 못한다.

「계산서...」

 

            두 아들에게 어릴적 나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 판.검사가 되고 싶고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모두 그것을 하려고하면 이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누군가는 택시 운전도 해야하고 또 누군가는 소방관도 되어야 한다"

-이하 중략-

「호빗중에서...」

두 아들이 내말을 모두 이해했는지 모르지만 어제 하루가 신나는 하루가 되었길 빌어봅니다.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또 쇼핑을 하면서 나름 즐겁게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큰녀석 보아둔 옷이 있다고 하길래 처음으로 직접 옷값을 지불했습니다.

요즘 옷값 장난 아닌줄 알기때문에 '바가지 옴팡 쓰는구나!' 생각했은데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 또다른 약속(?)을 하였습니다.

몇가지 당부이야기와 함께  "엄마 기쁘게 해드려라~엄마 힘들게 하지마라~" 라고 했더니~~~

큰녀석 작은녀석 둘이 합창을 합니다~ "우우우우~"

아마도 자꾸 엄마이야기를 하니 잔소리 같이 들렸나 봅니다.

            아이들을 내려주고 올라오는길 비록 차가 막히고 지갑탈탈 털렸지만 기분이 좋습니다. 아이들 얼굴을 생각하니 피곤하지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더 열심히 살아야할 의미가 더욱더 분명해졌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