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끓이려다 카래만든 사연은?

2013. 11. 13. 07:00도전요리100선...

※ 발상의 전환은 잔머리...

들었던 대구를 떠나 낮설고 물설은 당진땅으로 올라온지 어느듯 30여일이 되어갑니다.

처음에는 아는사람 하나없는 낮선곳에서 어떻게 적응을 할지 막막했지만 이제 1개월정도가 지나가니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듯합니다.

퇴근후 김치찌개를 끓이려고 냉장고를 열어 몇일전 사두었던 돼지 목살이랑 양파와 채소를 꺼내고 가장 중요한 김치를 꺼내기위해 김치통을 열어보니

'아뿔싸~'

아침먹고 김치가 딱 떨어진것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이누무 이대리시키 빈김치통은 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지만 떨어진 김치가 생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시 김치를 사러가기에는 너무 귀챦습니다. '먹고살기 참 힘든 세상입니다.'

「김치찌개에서 카래로...」

어차피 김치찌개는 물건너 가버렸고 잔머리를 살살 굴려보니 큼직한 돼지목살  넣고 있는 재료들 손질하면 커리를 만들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후다닥 작전변경 양파한개 다지고 감자깍아서 깍둑썰고 당근도 당근당근~~~

사과나 방울토마토가 있으면 좋은데 없으니 패쓰하고~~~  돼지목살에서 비계부위를 손질해서 별도로 모았습니다.

야채를 볶을때 돼지기름으로 볶으면 그맛이 아주 구수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도마옆에 김치찌개 하려다가 포기한 흔적들이 역력합니다. 국물만남은 김치통 그리고 파하하~~~

그리고 유난히 눈에 띄는 짝퉁장미칼.ㅋㅋㅋ요 장미칼 이야기는 다음에~~~오늘은 카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돈지(돼지기름)만들기」

재료손질 끝나면 제일먼저 후라이팬을 달구어서 돼지목살에서 떼어낸 돼지비계를 가지고 돈지를 만들어야합니다.

예열한 후라이팬에 비계넣고 두껑덮고 10여분 정도 가열하면 비계가 녹으면서 제법 많은 양의 돼지기름이 만들어집니다.

그럼 비계들은 버리고 돼지기름에다 손질해놓은 감자,양파,당근 넣고 달달달~~~ 이때 소금이랑 후추가루 조금넣어주셔도 좋고 살짝간을해도

좋습니다.(간맞추기는 취향껏)

「야채볶기」

돼지기름이 많이 가열되었기 때문에 불을 조금줄이셔야 합니다. 자칫 중국집 불쇼를 경험할수도 있습니다.

바닥에 눌러붙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잘저어주면서 달달달 볶어줍니다.

 어떻게?

아주머니들 미운남편 볶듯이~~

잘 익지 않는 감자와 당근이 어느정도 익으면 이제 돼지고기넣어주고~~~

「돼지고기 넣고 볶아주기.

돼지목살은 비계를 제게하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미리 소금과 후추 등으로 살짝 밑간을 해두시면 훨씬 깊은맛을 낼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돼지고기를 나중에 볶는 이유는 처음부터 볶으면 돼지고기가 수분기가 빠져서 터벅해지고 질겨지기 때문이란 사실은 아시죠?

자 이제 고기랑 야채랑 다시한번 휘리릭 볶아주시고 고기가 익으면 미리 풀어둔 카래물을 붓고 걸쭉하게 끓여주면 끝~

아참 빼먹었네요^^ 고기 손질하고 미리 카래분말은 물에 풀어두시면 좋습니다. 전 미리 풀어 두었습니다.

「카래분말 풀기.

카래의 주성분은 강황이란 사실은 모두 아실테고~~~

강황이 몸에 좋다는 사실도 아실테고~~~

그리고 시중에 판매되는 카래는 메뚜기 3분카래가 맛있어서 제가 자주 이용합니다.

「끓이기.

고기가 어느정도 익으면 미리 풀어놓은 카래물을 붓고 뭉근하게 끓이면 카래 만들기 99% 완성.

고기가 굵직굵직한것이 아주 맛나겠죠^^

그냥 두면 바닥에 눌어붙을수 있으니 나무주걱으로 잘~~~

카래가 호박죽 끓듯 부글부글 걸쭉하게 끓어오르면 불줄이고 마무리~~~

전 항상 마지막에 월계수 잎갈아서 휘리릭~~ 향기가 끝내줍니다.

「월계수잎넣고 마무리...

제가 개인적으로 후추나 월계수잎 향기를 좋아해서 꼭 마무리는 넣어주는 편입니다.

후추많이 먹으면 겨울에 추위 덜탄다는거 아시죠^^

이제 다 만들어졌으니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아마도 이엉돈 피디라면 이랬을겁니다.

" 아 제가 카래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한번먹어보고...아! 정말 맛있네요~" 이랬을듯~ㅋㅋㅋ

「밥이랑 카래랑...

밥이랑 카래랑 한그릇에 담고 사진한번 찍어주고~~

밥알에 윤기가 쫘르르르~~~

군침 마구마구 넘어갑니다. 이제 정말 비벼서 먹어보겠습니다.

「꿀맛?

고기가 그냥 막 씹히고~~~

후추향과 월계수잎 향이 입안에 알싸하니~ 일품입니다.

커리 좋아하시는 분들 한번 해드셔 보시길...

돼지기름에 야채를 볶았더니 중국집 맛도 살짝 납니다.ㅎㅎㅎ

요렇게 먹을때는 김치 한가지만 있어도 딱인데~~~ 김치가 떨어졌으니~ㅠㅠㅠ

「황태콩나물 해장국.」

해장하려고 만들어놓은 황태콩나물 해장국 한그릇 이랑...

 

약 10여개월동안 쉬면서 직접 인공조미료 사용하지 않고 요리를 해 먹었더니 왠지 바깥에서 사먹는 음식이 입에 맞지를 않습니다.

얼마동안 적응하느라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니 영 입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이곳 물가도 비싸서 얼마전부터 함께 생활하는 직원이랑 숙소에서

아침 저녁을 먹는것으로 합의를 보고(요리는 박씨가 하고 설겆이는 직원이 하는걸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숙소에서 요리를해서 먹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라는 직원말을 믿으며~~~ 앞으로도 쭈욱~~~

 

p.s : 어제 처음으로 현장에 굴삭기가 들어오고 거의 일년만에 중장비의 굉음소리와 현장의 흙먼지를 맡아보았습니다.

비록 날씨는 차갑고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손끝은 아려오지만 중장비의 굉음소리가 그리웠고 현장의 왁자지껄함이 그리웠던 지난날들을 떠올리니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하루도 또 즐겁게 현장을 달리면서 이제부터 박씨아저씨의 공사판 이야기는 다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