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이 더러워질까봐 버렸습니다~

2012. 9. 20. 11:15달리면서 얻은것들 그리고...

※ 나하나만이라도~

9월 20일  맑음.

금연 445일째...

경주동아마라톤 D-DAY 31남았네요...

 

침5시 30분 이른새벽...

아니 이른 새벽이라고 하기보다는 조금 이른 아침이라는 표현이 맞을듯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창밖은 안개때문인지 아직 어둠이 가득합니다.

'깜깜한길 뛰면 위험해~'

'혹시 어두운데  교통사고라도 나면 어떻해~'

'어제 달렸는데 오늘은 쉬지뭐~~'

날씨 조금 어둡다~고 핑계삼아 오만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어느새 창밖이 희뿌옇게 밝아옵니다. 더이상 망설이다가는 달리기는 물건너갈것 같고

때아닌 아주 빠른 출근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자리를 박차고 반바지를 챙겨입고 그다음 가슴팍에

공사(?)를 아주 단단히 하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한손에는 어제 저녁 사둔 음료수 한병 그리고 뒷주머니에 파워젤 한봉지를 넣고 아침을 달려봅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제일힘든코스인 안계댐코스입니다.

 

출발부터 1km구간을 제외하고는 3km Rkwl 아주 험한 오르막코스라 속도를 낼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그동안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사람몸이 아주

간사하면서도 굉장히 합리적이기도 하고 과학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입니다.

출발부터 미리 힘든코스를 달린다고 생각해서일까! 평소 늘상 달렸던 1km코스에서도 속도를 확인해보니 평소보다 제법 늦은 시간에 주파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기록보다는 즐겁게 달리기로 마음먹고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모처럼의 아침 여유를 즐겨봅니다.

오르막을 오르면서 주변 풍경을 살펴보니 이번 태풍에 큰나무들이 제법 쓰러져 산속에도 얼마나 심하게 바람이 불었는지 상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부 구간에서는 큰나무가 전화선과 전선줄에 기대어 작은 도로를 가로질러 쓰러져 있는데 아직까지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분명 이곳도 가끔씩 차량도 다니고 운동하시는 분들도 다니시는데 혹시 다른 사고라도 생길지 염려됩니다.

「형산강의 아침풍경...」

6km구간을 통과해서 형산강 다리위를 달렸습니다.

달리면서 다리아래를 보니 이번태풍때문에 피해를 입었던 둔치의 작물들을 조금이라도 구해보려고 이른아침부터 분주한 일손을 움직이시는

나이드신 어머니 두분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불과 몇일전까지는 아주 평화롭기만 했던 형산강이였는데~ 단하루만에 주변의 풍경은 참으로 많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형산강은 말없이 흘러오고  또 흘러갑니다.

「형산강의 아침풍경...」

겉으로는 평화롭고 멀쩡해 보이는 형산강의 아침풍경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그흔적을 찾아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말없이 묵묵히 강물은 흐르고 저멀리서 붉은 아침노을과 함께 또 새로운 아침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씨아저씨는 또 이길을 달려갑니다. 사진 좌측의 산이 제(弟)산 우측의 산이 형(兄)산입니다.

「손이 더러워질까봐서~」

늘아침 기억나는 공익광고 카피문구가 떠올랐습니다.

8km 지점을 통과하면서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파워젤을 꺼내 먹었습니다.

그리고 무심코 주변을 살펴보니 태풍때문에 범람한 작은 도랑주변에

온통 비닐과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어 나도 모르게 먹고난 파워젤 봉지와 음료수병을 던지려고 했다가 순간적으로 놀랐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는 아직손에 들려져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우연하게 친구녀석이랑 내기를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내기의 내용이 과자봉지나 쓰래기를 버리다가 친구녀석에게 걸리면 무조껀 '이유불문 꿀밤한대 맞기'

그런데 우스운 것은 처음에는 친구에게 꿀밤을 맞지 않기 위해 쓰래기를 주머니에 넣다보니 어느순간 무조건 습관적으로 쓰레기를 주머니속에

넣는 버릇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버릇은 어른이 된 이후 흡연을 하면서도 계속되어서 담배꽁초도 무조껀 주머니속에 넣어 집으로 가져왔다가 아무런 생각없이 옷을세탁기에 넣고 그래서 잔소리 무지하게 들었지만 한번길들여진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옛말에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말 실감납니다.

 

이른아침 쓰레기 때문에 잠시 어린시절 추억도 떠오르고 또 잠시 반성도 할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오늘 달린거리는 14.43km 시간은 1시간 17분...

물론 기록은 평소보다 조금 나쁘지만 힘든코스를 달려서 그런거라고 위안을 하면서 한손에 들려있는 음료수병과 파워젤 봉지를 보면서 나는

비록줍지는 못하지만 아하나만이라도 버리지 않는다면 세상은 좀더 개끗해질거라고 생각하면서 오늘 또 하루 활기차게 시작해봅니다.

이웃여러분 오늘도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 글쓰다가 현장나갔다가~

글쓰다가 손님이랑 이야기 하다가~~~

아침에 시작한 글이 점심때가 다되어서야 겨우 마치네요^^ 앞뒤글이 아마도 왔다리 갔다리 할지도 모르겠네요~~(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