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마의 35km는 없었다~

2012. 10. 4. 11:11달리면서 얻은것들 그리고...

※ 마의 35km지점에서 친구를 만나다~

10 04일  맑음.

금연 459일째...

경주동아마라톤 D-DAY 17남았네요...

석명절 그리고 이어지는 연휴 잘들 보내셨는지요?

지난 목요일 포스팅 이후에 딱 일주일만에 블로그 들어와보니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듯합니다.

이제 경주 동아마라톤 대회까지는 딱 17일이 남았습니다.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의 마음에 비유하기는 힘들겠지만 하루하루 다가오는 결전의 그날이

다가올수록 가슴은 두근거리고 두렵기까지합니다.

 

추석연휴 첫날(28일) 이제는 정말 마지막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40km를 완주해보겠다~'는 생각에

전날 저녁부터 가슴은 두근거리고 과연 할수 있을지 사뭇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음날 긴장이 되어 새벽 4시경에 잠에서 깨었으나 다시 잠들어 아침 5시가 조금넘은 시간 잠에서 깨어 긴장속에서 공사(?)를 하고 또 난생 처음으로 준비한 바세린을 잔뜩 발라주고 주머니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1만원권 지폐한장도 챙겼습니다.

가슴은 두근두근...

아직 날이 밝으려면 조금 시간이 남아  카스이웃분들에게 반드시 40km를 4시간안에 완주하고

돌아오겠다~는  짧은글 하나를 올리고 물한병을 손에들고 아파트 밖으로 나갔습니다.

 

긴한숨을 내쉬고 드디어 출발입니다.

1km구간을 지나면서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원래 가야할 안계댐고개로 가지않고 양동마을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너무 힘들면 중간에 계획했던 40km를 다 뛰어보지도 못하고 포기할것같은 생각에 좀더 쉬운코스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양동마을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완만한 언덕길...

무난하게 오르막을 오르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8km정도를 45분정도에 달렸습니다.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속도 하지만 앞으로도 산을 넘어가려면 7km를 더 달려가야 합니다.

10km 지점을 통과하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55분정도의 속도로 평소보다 조금 느린편이지만 오늘은 40km 를 꼭 달려야 하기에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형산강의 아침이슬...10/03」

15km 지점을 지나면서 체력안배를 위해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파워젤 하나를 꺼내 먹었습니다.

아직 손에든 물병에 물도 충분하고 지금부터 약5km 구간은 내리막길이라 조금은 편안하지만 오히려 급격한 내리막길은 위험합니다.

20km를 넘어가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1시간 48정도의 페이스...

아직 절반 정도밖에 달리지 않았기에 후반에 체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4시간 안에 주파는 무리일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엄습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허기가 느껴졌습니다.

뒷주머니에 하나 남겨둔 파워젤을 먹으려고 뒷주머니에 손을 넣어보았으나 뒷주머니에는 만원짜리 지페한장만 만져질뿐...

아무리 생각해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분명 집에서 출발할때 두개를 챙겨왔었는데~~~하지만 걱정이 없습니다.

지난밤 친구녀석과 저녁을 먹으면서 8시 조금 넘어 분명히 20km를 넘어 어디쯤 달려가고 있을테니 간단하게 영양보충을 할수있는것들을 가지고

위문공연을 오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형산강의 아침이슬...10/03」

하지만 25km지점이 코앞인데 친구녀석은 보이지 않고 손에든 음료수병에도 물은 떨어지고~~~

할수없이 오지않는 친구를 욕(?)하면서 기다리는것을 포기하고 편의점에 들러 바나나 두개를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또 피로회복제 한병까지

벌컥벌컥 마시고 "돌아오면서 찾아가겠다~"고 음료수 한병만을 들고 거스름돈과 물한병을 남겨두고 혹시난 마음약해질까봐서 양동마을길로

다시 방향을 돌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이른아침 안개가 자욱했던 양동마을은 9시가 넘어서면서 관광을 온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고 안개가 걷히면서 감추어두었던 속살을

내비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박씨아저씨에게는 없었습니다.

마을 회관앞에서 발길을 돌려 양동마을 초입에 도달할즈음 30km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2시간 53분...

예전에 33km를 달릴때보다 약10여분 정도 페이스가 빠른속도입니다.

이제 목표했던 40km가 10km정도 남았지만 한번도 달려보지 않은 마의 35km지점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33km 지점을 통과하면서부터 조금 힘에 겨운듯해서 혼자 큰소리로 구령도 붙여보고 또 할수있다고 고함도 질러보았습니다.

어느듯 다리위를 34km지점을 지났고 특별하게 몸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형산강의 아침풍경...10/03」

 

달리다 보니 어느듯 국당교 다리위입니다.

35km구간을 지나는 중입니다. 얼핏 뒤돌아보니 자동차 두대가 달려옵니다. 의식적으로 갓길쪽으로 피해 달리면서 두대의 차중 뒷쪽에 달려오는

하얀차가  '혹시!  친구차일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대가 지나가고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또다른 차 한대는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 야~ 니찾는다고 1시간째 돌고있다~ 야 시원한거 좀 마시라~"

차한대가 지나가지 않아 뒤돌아보니 비상등을 켜고 친구녀석이 박씨아저씨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너무나 반가워서 그리고 고마워서 눈물이 왈칵 쏱아질뻔 했습니다.

아마도 그친구는 분명 시간을 맞추어 나왔는데 박씨아저씨가 출발하면서 평소 달리지 않던 양동마을길을 달려 마중나온 친구와 길이

엇갈린 모양입니다.

" 야 지금 35km 넘었는데 괜챦다~ 컨디션 좋다~" 

풀코스 마라톤중 가장 힘들다는 마의 35km 지점에서 갑자기 나타난 친구녀석의 응원덕분에 정말 마의 35km 지점이 맞는지 의문스러울정도로

몸이 가볍고 힘이 솟아나는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마지막 남은5km 구간을 친구녀석의 호위(?)를 받으면서 질주를 하였습니다.

손에들고 있던 거추장스러운 물병도 스마트폰도 친구에게 맡기고 마지막으로 38km 지점을 통과하면서 기록이 궁금해서 친구에세 맡겨놓은

휴대폰을 건내받았습니다.

아직 10시까지는 20여분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0km 지점에 도착해서 스마트폰을 확인해보니 흐릿하지만 3시간 53분 이라는 시간 그리고 40.? km 가 조금 넘는 거리가 찍힌 ㅛㅡ마트폰의 액정화면을 보면서 그자리에 멈추었습니다.

뒤따라오던 친구가  기록을 확인하더니~ " 야 정말 대단타~ 정말 대단하다~" 마치 자기일인양 기뻐해주었습니다.

" 야! 아직 10분 남았다~ 마지막 2km 다 달려봐라~"

하지만 다시 달리는 순간 그동안 "배고파~" 를 연발하던 박씨아저씨의 스마트폰이 마지막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면서 화면이 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힘이빠져버린 박씨아저씨도 그자리에 걸음을 멈추어 버렸습니다.

뒤따라오던 친구차에 올라타고서~

" 야 잔돈 찾으러 가자~ 니안와서 편의점에서 바나나 사묵고 잔돈 맡겨놨다 아이가~"

 

☞ 오늘부터 꼭 17일후에 여러분들에게 약속드렸던 마라톤 풀코스 도전 약속을 지키는 날(10월21일)이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약 5개월동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추석연휴첫날 처음으로 40km 구간을 달려보았습니다.

이제 남은 기간동안은 무리한 장거리 연습은 하지않고 체력안배 및 커디션 조절 위주로 연습을 할 계획입니다.

5개월전 처음 도전을 하겠다~고 약속했을때 솔직히 자신도 없었고 불가능할수도 있다고 생각해 참많은 고민과 갈등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약속 어느정도 자신있게 지킬수 있을듯 합니다.

첫 출전에 '풀코스 완주' 목표와 또한가지 '써브-4' 달성의 두마리 토끼 다 잡을수 있을지 이웃분들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써브-4 : 42.195km를 3시간대(3시간 59분59초)안에 완주하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