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날 나홀로 산속을 달린이유는?

2012. 7. 16. 11:36달리면서 얻은것들 그리고...

※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7/16   꾸무리합니다^^

금연 379일째...

D-DAY 97일...

"왜 그렇게 미친듯이 달리세요?"

누군가 가끔 박씨아저씨에게 달리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지만 굳이 한번더 설명을 하자면 우측 상단에

있는D-DAY 97일.이란 숫자의 뜻을 알게되면 궁금증이 풀릴듯합니다.

앞으로 97일후면 박씨아저씨가 이웃분들에게 약속드렸던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서 이웃분들에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힘든일도 많았고 가슴아픈일들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때문에 그리고 이웃들때문에 그어려움을 극복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웃분들과 약속을 했었습니다.

먼저 금연도전을 시작으로 1만배도전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몸짱도전을 해서 3개월만에 몸무계6kg 감량과 허리싸이즈 4인치를 줄이는것도 성공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몸짱도전 성공후에 또다른 도전과제를 마라톤 풀코스 출전으로 잡기까지는 솔직히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약속이란것은 지키기위해 존재한다는 사실...

이미 내가 밷어버린 말은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사실에 솔직히 처음 새로운 도전과제를 마라톤 풀코스 출전으로 정했을때 많이 갈등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또 이웃분들에게 처음 약속드린것처럼 착실하게 준비해서 풀코스도전 반드시 성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일요일 아침 분명 알람이 울려야 하는데 울리지 않아 스마트폰을 찾아보니 전원이 꺼져 있었습니다.

전원을 켜는순간 잠시잊었던 전날밤의 울컥했던 기억들이 다시 스멀스멀 기억나면서 또다시 기분이 나빠집니다.

창밖을 보니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져 충분히 달릴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은 2시간 정도 달릴것으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혹시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고 또 만원권지폐2장을 비닐봉지속에 넣어 주머니에 챙겼습니다.

이 있는길...」

아파트 계단을 내려오면서 스마트폰에서 마라톤 어플을 작동시키고 안계댐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예전에 그길로 갔다가 어떤 할아버지가 길을 잘못 가르쳐주어 2시간이상을 어두운 산속을 헤메인다고 고생했던 그길입니다.

그날도 비가 내렸는데 오늘도 역시 비가 내립니다.

하지만 걱정은 없습니다.

뛰다가 힘들면 걸어도 되고 또 주머니속에 비상금2만원까지 챙겨왔으니 택시를 타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합니다.

약3km정도를 달리다보니 보슬보슬 내리던 빗줄기가 양동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굵어졌습니다.

살짝 갈등이 생깁니다. '그냥 돌아갈까! '아니면 편한길로 갈까!'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속에서는 몇번의 고민과 갈등을 합니다. 하지만 첫마음으로 계속 달려갑니다.

어느듯 5km 를 지나고 예전에 할아버지를 만났던곳을 지나면서 그때 생각이 나서 잠시웃었습니다.

「안계리 석조석가여래좌상...」

석조석가여래좌상이 궁금하신분들은 사진을 클릭하시면 약간의 궁금증이 해소됩니다.

어느듯 시간상으로 40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아마 7km정도는 달려온듯 합니다.

이미 옷은 소낙비에 흠뻑 젖어버렸고 스마트폰의 마라톤 어플도 작동이 중지되어 버렸습니다.

저고개를 돌아서면 안계리 부처님을 만날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앞쪽에서 미친분(?) 한사람을 만났습니다.

미친 사람들끼리는 통하나 봅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화이팅을 외치면서 손을 흔들어 주고 격려를 했습니다.

순간 힘들었던 몸뚱아리가 하늘로 붕 솟구치는 기분입니다. 오늘 빗속에서 처음 만난 사람입니다.

그분도 마라톤에 출전을 하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이빗속을 달리는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거리에서 갈등중...」

안계리 부처님에게 잘계셨나?는 인사말을 남기고 계속 달려 어느듯 눈에 익숙한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파트를 출발한지 1시간 20분정도 지났습니다.

달린거리를 어림짐작을 해보아도 10km는 넘을듯합니다.

갑자기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출발할때 2시간정도를 달리기로 마음먹었는데 아직 2시간을 채우려면 40분정도 더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우측으로 가면 2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고 그렇다고 직진을 하면 8km 이상 달려야 도착할수 있으니 아무래도 무리인듯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박씨가 비를 많이 맞아서 미쳤나 봅니다.

'그래 달려보는거야~'

이미 옷은 팬티까지 흠뻑 젖어버렸으니 신발이며 양말은 말할것도 없고 슬슬 휴대폰이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제 조금만 달려가면 출발지에 도착할수 있습니다.

갑자기 허기가 지기 시작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침 7시부터 9시가 넘도록  계속 달렸으니 배가 안고프면 이상한일입니다.

도로옆 과수원에 달린 복숭아가 그렇게 맛있어 보이기는 처음입니다.

손만 내밀면 한개정도는 따먹을수도 있겠지만 순간의 실수로 박씨아저씨가 과일도둑놈으로 몰릴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먹고싶은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바로앞에 아파트가 보입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9시 15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2시간도 넘어서고 이제 바로 코앞에 아파트가 보이니 마지막 힘을 다해서 출발점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박씨아저씨가 도착한곳은?

" 아저씨 우산도 안쓰고 다니셨어요?"

비에 홀딱 젖어 주머니에서 비닐봉지에 싸둔 지폐를 꺼내는 박씨아저씨에게 슈퍼아주머니께서 걱정스러운듯 건낸말입니다.

" 아지메요~ 달리기 하는데 우산쓰고 달리는 사람 봤능교~?"

 

☞ 본문에 사용된일부 사진들은 운동이 끝난후 차를 이용해서 달린거리측정을 하면서 담은 사진들입니다.

그리고 박씨아저씨가 일요일 아침 달린거리는 정확하게 21km였습니다.

월요일아침 10km 를 달렸고 화요일 아침 13km  목요일 5km 토요일 13km그리고 일요일 아침 21km 를 달려 일주일동안 달린거리가 62km 입니다.

이번주 일요일 이나 다음주 정도에는 컨디션이 좋다면 30km 정도 연습삼아 달려보아야겠습니다.

원래 계획은 8월말에30km정도를 달리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페이스가 조금 빠른듯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착실하게 준비해서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 꼭 성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웃분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