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 하다가 숲속으로 사라진 사연은?

2012. 7. 14. 11:11달리면서 얻은것들 그리고...

※ 왜 갔을까?

7/14   비내리네요^^

금연 377일째...

D-DAY 99일...

른아침 스마트폰에서 귀에 익은 노래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아침6시입니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하늘은 금방이라도

울음보를 터트릴것같은 아이마냥 퉁퉁 부어있습니다.

마음속에서 '일어날까! 그냥 좀더 잘까!'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이 곤백번은

바뀌었지만 오늘만은 꼭 달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스마트폰에 다운받아놓은 마라톤 어플을 켜고 짧은반바지와 회색티를 걸치고

햇볕은 없지만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안면을 감추기 위해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달려나갔습니다.

 

발걸음이  생각보다 경쾌했지만 무언가 모르게 살짝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코스는 몇일전 달렸던 13KM 의 거리를 반대로 달리기로 마음먹고 처음부터

오르막이 시작되는 위덕대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오르막코스인 위덕대를 지나 자명쪽을 향해 3KM 정도를 지날즈음 뱃속에서 긴급한

신호가 오기 시작합니다.

굳이 옛말을 빌리지 않더라고 "방귀가 잦으면 X 나온다~" 고 했는데...

 

왠만하면 좀 참아보려고 괄약근에 힘을잔뜩 주어도 보고 또 달리는 속도를 늦추어도

보았지만 아무래도 아직 10KM를 더 달려야하는데 무리일듯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이른아침이라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도 한산합니다.

'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이 지극한 진리라는 사실을 우리들은 어릴적부터 몸소 체험했고 또 경험을

통해서 알수있듯이 몸이 먼저 반응을 합니다.

 

할수없이 주변을 살피다가 신속하게 도로옆의 숲속으로 달려들어가 군대에서 배웠던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기술을 발휘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자연에서 받은것들을 자연속으로 돌려보내는 성스러운 의식(?)을 진행하고 아무일 없다는듯 도로로 나와 다시 달리기를 계속했습니다.

몸무계를 줄인탓인지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아래사진들은 어제저녁 박씨아저씨가 자연에서 받았고 그영양분을 흡수하고 오늘아침 자연으로 돌려보낸것들의 원형입니다.

 

       

 부추부침개5천원,두부김치8천원 그리고 영일만친구 2병

을 친구랑 나눠마시고...

칼국수맛을 보고 싶다는 친구를 위해서 5천냥 칼국수 한그릇을 시켜서 두그릇으로 사이좋게 나누어서...

「칼국수5,000원/2

제저녁 비도 제법 내리고 운동을 가려니 왠지 좀 그렇고 해서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해서 막걸리나 한잔 마시자고 했었습니다.

비오는날 왠지 막걸리가 생각나고 부침개도  뭐 다들 그렇쟎아요^^

좋은곳에서...

좋은분들이랑...

좋은음식 먹으면서...

좋은이야기 나누면...

그보다 좋은것은 없쟎아요^^

달리기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삼천포로 확 빠져버렸네요~

「자귀나무꽃...

발걸음도 경쾌하고 지난밤 내린 비때문에 공기도 상쾌하고 달리기에는 그만입니다.

어느듯 10KM 구간을 지났습니다. 스마트폰을 확인해보니 1시간이 넘어갑니다.

이제남은 거리는 3KM정도...

마지막 힘을내어 골인지점으로 달려봅니다.

 

참! 형산강변을 지날무렵  강변에 피어있는 자귀나무꽃이 아름다워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빗방울에 젖은 자귀나무꽃을 담았습니다.

자귀나무를 집안에 심어놓으면 부부금슬이 좋아진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이제 저만치 앞에 아파트가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힘들을 쏱아부으면서 다다다다다~~~ 

 

스마트폰 어플의 기록을 확인해보니...

거리 12.35KM 달린시간 1시간16분...

이속도로 42.195KM 를 달리면 4시간 20분에풀코스를 완주할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ㅠㅠㅠ

 

욕실에서 땀에젖은 옷들을 벗어놓고 씻을무렵 " 밥주세요~"  스마트폰의 애끊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스마트폰아 니만 배고픈것이 아니고 주인도 배고프거등~ㅠㅠㅠ"

 

☞ 오늘아침 목표했던 13KM중 절반의 거리에 도착할무렵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돌아가야할 반환점이 있다면~~~

과연 난 돌아갈것인가!

분명 우리들은 종착역을 향해서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 처럼  오늘도 달리고 내일도 달려갑니다.

잠시 멈출수는 있겠지만 잠시뿐...

우리들은 또다시 끝을 향해 달려가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