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의 절규가 아름다웠던 1박2일의 벙개...

2012. 5. 21. 10:26바람따라 물따라

※ 먹꺼리와 사람들...

521요일 화창하네요~

금연325일째...

몸짱도전71일째(72.10kg)

즐거웠던 시간은 지나가고 어느듯 또 힘차게 달려야할 월요일입니다.

잠시 눈을 감으니 1박2일 함께했던 이웃들의 정겨운 웃음소리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꿈결처럼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이제 지난날의 추억들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또 달려야하는것이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5월도 어느듯 막바지를 행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잠시나마 짧았지만 즐거웠던 1박2일의 추억들을 사진들과 함께 이웃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가마솥의 눈물...」

일요일 아침 습관적으로 눈이 뜨여져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전날밤 제법 많은 술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만은 말짱한것이 자리에 더이상 누워있을수가 없습니다.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전날밤의 전투에서 희생된 전우들의 시신들이 즐비합니다.

혹여 이웃들의 단잠을 방해할까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펜션 바깥으로 나오니 들려오는것은 맑은 계곡물소리와 새들의 속삭임...

마치 다른세상에 온듯합니다.

계곡물 소리를 따라 홀로 걸어가 보니 지난밤 계곡물을 가로질러 그물을 쳐두었는데 그물을 손질하는 아저씨가 보여 다가가보니

간밤에 수달녀석이 아저씨몰래 고기를 모두 훔쳐먹고 그물을 모두망쳐놓았다고 투덜거렸습니다.

맑은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다시 펜션으로 돌아왔지만 지난밤의 전투가 너무 치열했던지 아직 생존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아침식사를 준비해야할것 같습니다.

「청청계곡의 다슬기...」

어제저녁 일행들이 잡아두었던 다슬기를 씻어 가마솥에 넣고 정말 오래간만에 아궁이에 불을 지폈습니다.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부지깽이로 아궁이를 휘저으면서 솔가지를 넣고 깔비(소나무잎)를 넣고 화력을 높이고...

정말 아주 익숙한 내모습에 스스로도 대견스러워하면서 혼자 부지깽이 장단에 맞추어 휘파람도 불었습니다.

아마도 어릴적 아궁이에 불을지피던 추억들...

그리고 부엌벽에 부지깽이로 낙서와 그림을 그렸던 추억들...

잊혀졌던 습관들이 하나씩하나씩 슬금슬금 기어나오는듯 아주 익숙한 모습에 스스로도 놀라 자빠질지경입니다.

이윽고 무거운 가마솥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이제 그만 장작을 빼고 불을 줄여야 합니다.

가마솥뚜껑이 연신 콧김을 내뿜습니다.이럴때는 자칫 넘칠수도 있으니 가마솥두껑을 열어야 합니다.

가마솥속에서 다슬기가 온몸으로 파아란 액체를 토해냅니다.

다슬기를 건져내고 우려낸 다슬기 국물을 조금 맛보았습니다.

약간은 비릿한 그맛...

연거푸 몇수저의 된장을 풀고 간을 맞추었습니다.

수돗가에 부어놓고 머리만한 돌로 슬슬 문질러주니 껍질이랑 알맹이가 분리가 됩니다.

다시 그것들을 바가지에 담아 몇번 물로 행궈내어 알맹이들만 가마솥에 붓고 전날 뜯어두었던 쑥을 넣고 한소끔 더 끓였습니다.

난생 처음 만들어본 다슬기 쑥국입니다.

일요일 아침 모든 이웃들은 박씨가 만들 다슬기 쑥국에 밥을 말아 먹었습니다.

「먹는벙개...」

전복,삼겹살,새끼오징어,가리비,대하,모시조개 등등등...

「기도하는 모자상을 닮았다.」

보는사람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 한물체나 풍경을 보고서도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른 모양입니다.

「기도하는 어머니를 닮았다...」

「강인한 생명력...」

흙한줌 풀한포기 없지만 어린소나무는 그 단단한 바위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할미꽃과 풍경...」

바위위에 홀로 피어있는 할미꽃,...

정말 보는순간 숨이 멎을듯한 풍경에 바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보여주었더니...

" 형~형 어디서 담았어~" 라고 흥분하는 이웃에게 위치를 가르켜 주었더니...

「열정...」

야생화를 담기위해서는 야생화와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는 진실...

처음에 이사진을 찍으면서 느낀제목은

"백날 담아봐라~"

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목을 정하면 아마도 이친구의 후환이 두려워서...

「솔잎돼지목살찜...」

백산아우의 획기적인 레시피...

그리고 남방잎으로담근 장아찌...

「지평막걸리와 안주들...」

「흔적들...」

「가마솥의 눈물...」

 

이제그만

이제그만

난 이미 젖었다고...

 

이제그만

이제그만

난 이미 뜨거워졌다고...

 

이제그만

이제그만

난이미 울고 있쟎아...

          이제 그만 불을 빼라고...          

                                                                                                                  가마솥이 눈물흘리는 것을 보고 문득 떠올라서...

「부지깽이의 추억」

어릴적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서 참으로 많은 낙서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개조심도 많이 쓰고...

이름도 많이쓰고...

「가마솥안에서...」

가마솥이 울면서 품었던 것들...

토종닭을 빙자한 육계두마리 그리고 전복몇마리

대하 낙지 그리고 한약재들...

「가마솥에서 나온것들은?」

가마솥이 눈물을 흘리며 그도록 울었던 이유는 바로 해신탕 때문입니다.

각종 한약재와 토종닭 두마리 그리고 3년산 전복,낙지,대하 외 기타등등...

자 이제 맛나게 먹고 오늘하루를 마감하면서 헤어져야 할시간입니다.

다들 잘들어가셨죠? 만나서 반가웠고 함께해서 행복했고 또 다시만날수 있어 희망이 있습니다.

준비하신 백산아우님과 그의 아내분 그리고 함께했던 이웃분들 모두 사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