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신 아버지 치매예방 방법은 바로이것?

2012. 5. 15. 06:33추억의 일기장

※ 규칙적인 메모습관 치매를 예방한다~

5월14일 요일 흐림

금연도전 319일째...

몸짱도전 65일째(72.50KG)

득 문득 그리운 이가 떠올라 가슴이 저려옵니다.

토요일 오후 모처럼 고향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조금 일찍

출발해서 시골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동안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때문에 매달 용돈보내드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전화통화만 했었고 부모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몇일전 어버이날에도 찾아뵙지 못하고 용돈 송금해준것이 전부였는데

오히려 나이드신 어머님이 전화를 해오셔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시길래

괜히 잔소리를 했던것이 계속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동네 어귀에 도달하니 저멀리 마을정자나무가 반겨주고 정겨운 마을버스도 보입니다.버스안에는 대구로 볼일보러가시는 몇분의 어르신들도 타고

계시겠지요~

마을 매점앞에서 이웃어르신의 모습이 뵈이시길래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었습니다.

어르신과 함께계시던 아버님이 환하게 웃으시면서 먼저 집에 가 있으라고 손짓을 합니다. 한동안 뵙지 못했었는데 얼굴이 많이 부어있는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흔적들...」

정겨운 골목에 차를 세우고 모처럼 보는 시골풍경을 둘러보면서 가슴속에 마음속에 한장한장 풍경을 각인하듯 새겨넣고 흘러가는 시냇물소리

코끝을 스쳐가는 바람냄새까지도 놓치지 않고 담았습니다.

대문앞 텃밭에는 몇일전에 심었는지 고추모종들이 제법 자리를 잡고 있었고 조금 빠른녀석들은 벌써 하얀 꽃을 피우고 열매맺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문을 가로질러 거실문을 열어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티브이를 보고 계시던 어머님이 화들짝 놀라시면서 연락없이 나타난 아들에 대한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대답대신 먼저 주방으로 가서 씽크대위에 있는 냄비뚜껑을 열어보고  또 식탁위에 주전자 뚜껑도 열어보면서 기웃거렸더니...

"와 배고프나?"

아직 저녁시간이 되지 않았으며 친구들과 저녁약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끓여준 라면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 라면하나 끓이주소~"

「아버님의 메모들...」

「아버님의 메모들...」

어머님이 주방에서 라면을 끓이시는동안 그동안 밀려있던 카드청구서 용지와 편지들을 정리했습니다.

흔들의자 앞에 작은 받침대 위에 이면지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메모들을 살펴봅니다.

5월12일 날짜가 적혀있었고 이날 뉴스나 각종 티브이 프로에서 나왔던 주요한 이야기들을 메모해두셨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것이 여수 엑스포 관련 그림과 독거노인이 120만명이 넘었다는 내용입니다.

필리핀과 중국이 국경문제로 싸운다는 이야기며 야구선수 윤성민이 잘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대호선수의 이름도 보이고...

그리고...

옥포의원 약,주사 2,700원...

아버님의 몸상태에 대해서 어머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몇일전 산에서 옻나무에 스쳐 옻이 올랐다고 합니다. 

 

가끔 시골집에 가면 항상 아버님이 남겨놓으신 메모지를 읽으면서 검사하듯 살펴보고 또 주방에 가서는 냉장고도 열어보고 반찬통을 살피면서

잔소리만 한바가지 남겨두고 옵니다.

라면을 먹으면서 담아주신 김치를 맛나게 먹었는데 항상 짜게 느껴집니다.

물론 아버님이 짜게 드시기 때문이란 이유를 알고 있지만 어머님이 먼저 선수를 칩니다.

" 마이 짭제? 느그 아부지는 안짭으마 죽어도 안묵으니 우짜겠노~"

 

초등학교 4학년 어느날 우연하게 책상위에 놓여진 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날 아버지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하는 호기심에 그날짜의 일기를 보고 나를 나무라시고 가슴아팟다는 일기를 읽고

참으로 어린마음이였지만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어린박씨아저씨도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러  초등학교4학년때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입대하는 날까지 일기를 썼었습니다.

물론 '군대에서 일기를 쓸수 있었다면 지금까지도 계속 쓰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때이후 중단된 일기를 다시 시작하기는 참으로

힘든일이였습니다. 

그이후 몇번을 시도해보았지만 번번히 실패...

정말 좋은습관 끝까지 지켜가기도 힘든것 같습니다. 이런점에서 본다면 연세가 올해 78이신 박씨아저씨의 아버님께서는 참으로 대단히 좋은 습관을

가지고 계신듯합니다. 물론 몸은 지병으로 건강하시지 않으시지만 항상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 때문에 다른친구분들보다 더 앞서가시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신듯합니다.

※ 오늘은 스승의 날이네요^^ 옛말에 군사부 일체라고 했었는데 요즘 말도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좋지 않은 기억의 선생님보다는 좋았던 선생님들이 더많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잊혀졌던 선생님들 한번 떠올려 보겠습니다.

요즘 왠일인지 블로그도 예전같지않고 의욕도 많이 떨어지는것이 사실입니다. 빨리 충전해서 예전처럼 이웃들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