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일기는 추억이고 역사이며 통계이다.

2009. 11. 20. 10:37추억의 일기장

일기는 통계이며 추억이고 삶이다.

늘은 어제에 이어 박씨아저씨의 25년전 고등학교 2학년때 이맘때즈음 쓴일기 몇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래간만에 일기장을 들여다 보니 마음은 벌써 25년전 그시절로 돌아가는듯 합니다.

돌아갈수는 없지만 잠시 그시절의 친구들,추억들 그리고 현실들... 

등학교 시절 써놓았던 일기장입니다. 일기장의 제목이 꿈을 잡으며~ 그시절 정말 꿈도 많았고 그리움도 많았고 나름 아픔도 많았습니다.

이제 빛바랜 추억의 일기장을 한장 한장 열어보면서 여러분들도 25년 그시절로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볼까요?

1984년 11월 23일 날씨 맑음 

 

70만 수험생들이 오늘 결전의 날만을 기다리며 칼을 갈아왔다.

교에 가지 않았으므로 집에서 시험공부를 했다.

시험기간도 얼마남지 않으므로 열심히 연필을 굴려야겠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아 흩어지려는 내마음을 바로잡아

주었다.

누나가 전화를 했다.

누나의 심부름으로 시장으로 가던중 계고에서 많은사람들이

모여있는것을 보았다.

부모님의 마음...자식을 고사장에 보내놓고 애타는 마음을

정한수 떠다놓고 신령님께 비는 마음.

찬바람 쐬이면서 굳게잠긴 철문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시는

모정(母情)

 

P.S :  25년전 11월 23일은 대학입학 시험이 있는날이었습니다. 그때 박씨아저씨는 고등학교 2학년때였습니다.

수험생들의 시험때문에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으며 누나의 부탁으로 대구 서문시장에 심부름을 가면서 서문시장 인근에 있는 계성고등학교

정문앞에서 본 풍경을 적어두었던 일기입니다. 그때 수험생들이 70만 이었다고 아마도 매스컴에서 이야기를 했나봅니다.참고로 2010년 수능인원은

67만7,829명 이라고 합니다. 

 

 

1984년 12월 11일 화요일 날씨 맑음 

고입 학력 고사가 내일로 성큼 다가왔다.

내일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의 기분이란~

내일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모두가 좋은 성적을 얻어 자기가

갈수 있는 학교에 진학하길 바란다. 

나에겐 목표가 없다.

내가 언젠가 말했듯이 목표가 없는 삶은 허무한 삶이라고

정말 너무하다.

시험이 2일 남았는데 마지막 박차를 가해야 할텐데!

왠일인지 공부가 하기싫다.

지금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

집에 오셨을까!

아니면 아직도 봇짐을 머리에 얻고 다니시고 계실까!

오직 우리만을 위해서 찬바람 쐬이면서 일하시는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과연 무엇!

다시한번 마음속에 새겨보는 생각 孝. 참으로 실천에 옮기기가 힘들다.삐삐장군에게 letter이 왔는데 내가원했던 내용만은 아니었다. 내가 원했던 물건이 없었기에...

 

p.s : 25년전에는 중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12월에 시험을 치루었습니다.솔직히 요즘은 어떻게 고등학교에 진학하는지 통관심이 없어

잘 모릅니다. 그리고 그시절 겨울철이면 가짜 참기름이 많이 유통을 했는데...

우리어머니 자식들을 위해서 시골에서 농사지은 참깨로 기름을 짜서(짜고난 찌꺼기로 한번더 짜고...) 겨울철에 참기름을 팔러다니셨던 기억은 아직도 마음이 아프네요. 참 삐삐장군 이란 친구 정말 궁금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1984년 12월 7일 금요일 날씨 맑음

 

아직도 내가 너무한건지 확실한 규정을 내릴수 없다.

계획시간에 시험지 채점에 약간에 문제가 있었다.

나는 나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했다.이의견 저의견~

시간이 끝나도록 나와 선생님의 항쟁은  계속되었다.

어떤 친구들은 내가 잘했다고 하고

어떤 친구들은 내가 너무했다고 했다.

좀더 깊이 생각해봐야겠다.군,사,부 일체란 말이 있는데...

난 아버지에게도 바른것을 주장하니까 옳은것은 남,여,노,소를 막론하고 주장해야겠다.

축구가 깨어졌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경기였다.

어휴 바보들 왜그리 못하는지~운이 없는건지.시리아1 : 0 한국 

 

 

 

 

P.S : 박씨아저씨의 고집을 살짝 엿볼수 있는 일기입니다.ㅎㅎㅎ 시험문제 채점후 선생님과의 논쟁으로 1시간의 수업시간동안 계속...

하지만 선생님을 무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선생님이 잘못을 인정했으면 하는 어린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날 축구국가 대항전이 있었는데...시리아에게 1:0으로 우리대표팀이 패했던 날이기도 합니다. 그때도 역시 문전처리 미숙이었습니다.

그당시 83년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이 멕시코에서 4강달성을 한 이후라 한창 축구 열기가 대단했었습니다. 

 늘은 25년전 박씨아저씨 고등학교때 써놓았던 일기3편으로 그때당시의 추억속으로 빠져보았습니다. 앞으로 종종 글꺼리가 없을때 일기장 들추어 보아야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벌써 금요일입니다. 마무리 잘하시고 쌀쌀한 날씨에 감기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