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먹어본 망개떡 하지만 씁쓸했던 이유는?

2012. 3. 27. 06:21쓴소리단소리

믿었던 내가 바보였습니다.

3월마지막 요일 꾸무리합니다..

금연도전 271일째...

몸짱도전 19일째(75.2kg)

난 토요일 저녁 울산에서 찾아온 면** 아우와 함께 무엇을 먹을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중  마침 눈앞에 보이는 꼼장어 집을 발견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꼼장어를 먹어본 기억도 가물가물거리고 또 면** 아우님도 꼼장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확인차 겸사겸사 들러봅니다.

식당안을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홀의 크기와 제법많은 방들...

그리고 많은 손님들로 복딱거리는 모습을 보니 평소 이곳을

지나면서 '한번즈음 들러보아야겠다' 는 생각이 틀리지 않은것

같아서  내심 흐뭇해졌습니다.

몌뉴 선택권은 당연히 멀리서 온 면** 아우님에게 양보를 합니다.

아마 촌넘이라서 그런지 소금구이대신 양념 꼼장어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소주 한병 맥주 한병을 호기롭게 주문했는데...

잠시후 가져온 파아란 바깨스를 보고는 잠시 말을 잊었습니다.

잠시후 아주머니가 가져온 파란바깨스안에는 얼음과 물을 적당량 넣고 소주3병과 맥주2병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드시고 싶은만큼 드시면 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테이블 마다 파아란 바께스가 놓여져 있습니다.

양념꼼장어가 맛나게 익어가고 소주와 맥주를 적당히 배합해서 모처럼 맛나게 소주잔을 기울였습니다.

가끔 안주삼아 블로그 이야기도 하고 또 먹고 사는 이야기에 대해서 조언도 하였습니다.

 

잠시후 출입구 쪽에서 약간은 행색이 초라한 아저씨 한분이 테이블을 돌면서 손님들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무언가를 팔아줄것을 부탁합니다.

가끔 어린아이들이나 학생들이 학비에 보탬이 되고자 물건들을 파는경우을 종종 볼때면 마음약한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사주곤 합니다.

잠시후  단한테이블에서도 물건을 팔지 못한 그분이 박시아저씨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다가와서 고개를 숙이시며...

" 아직까지 단 한개도 팔지못했는데 뭐라도 하나면 사주세요"

하시면서 그분이 내민것은 아직 단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망개떡과 그리고 일회용 도시락에 담겨진 어설픈 엿가락쪼가리들...

'약간은 불쌍하다~' 는 생각도 들었고 또 망개떡맛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 5천원을 지불하고 망개떡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파시라~"는 인사까지 나누었습니다.

이모습을 지켜본 주변 테이블에서 한분 두분 엿이며 다른 것들을 사주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분명 다른 테이블에서는 단하나도 팔지 못했는데 누군가 한사람이 그물건을 사게되면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너도나도

물건을 사주는 심리...

 

잠시후 꼼장어집을 나와서 최근 포스팅 했던 돼지국밥집에서 소주한잔을 더 나누기로 했습니다.

수육을 시켜놓고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을무렵 입구쪽에 조금전 꼼장어 집에서 만났던 망개떡 아저씨가 나타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테이블을 돌면서 조금전과 같은 멘트로 하나도 못팔았으니 하나만 팔아달라고 애걸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니 괜히

'속았다~' 는 생각도 들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잠시후...

박씨아저씨 테이블에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망개떡을 내밀고 최대한 불쌍한 모습으로 하시는 말씀

" 손님 아직까지 한개도 팔지 못했는데 한개라도 팔아주이소~"

순간 속에서 열불이 터져올라오고 십원짜리가 입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했지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어르신 조금전에 꼼장어 집에서 팔아드렸쟎아요~ "

그런데 어욱 어처구니 없는것은 이 아저씨 완전 안면을 몰수하고 하시는 말씀이 더욱더 박씨아저씨를 성질나게 합니다.

"아이고 팔아주기 싫어서 별소릴 다하십니다. 진짜로 팔았으면 이거 다 공짜로 드립니다~"

순간 박씨아저씨 식당밖으로 뛰어나가 조금전 꼼장어집에 남겨둔 망개떡을 들고와서 확 패대기라도 치고싶은 심정이였습니다.

하지만...

" 아니 이 아저씨가 정말~"

순간적으로 약간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던지 옆에있던 면** 아우님이 만류를 하는탓에 마음을 진정하고 참았습니다.

정말 참으로 씀쓸한 경험이였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더럽고 이상하고 별스럽지만 불과 10여분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사람이 그렇게 180도 달라질수있다는것이 참으로 씁쓸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망개떡만 보면 그아저씨 망~개떡(?) 같은 얼굴이 떠오를듯합니다.

 

가끔 현장에 "노인회에서 나왔다거나 부녀회에서 나왔다~"고 하면서 행사를 하는데 돈을 기부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좋은일이라 생각하고 약간의 경비를 주불하곤 했지만 언젠가부터 이분들이 정말 정말 동네 노인회나 부녀회가 아닌 상습적으로

현장이나 인근 공장이나 사무실 등을 찾아다니면서 나이를팔아 그리고 양심을 팔아서 돈을 갈취하는 전문적인 꾼(?)들이란 사실을 알게되었을때

정말 세상더럽다~는 생각과 다시는 속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요즘 지하철 막말녀나 택시막말녀 등등 각종 사회의 이상한 이야기들이 인터넷상에 홍수처럼 쏱아지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름다운것은 이런분들이 있는반면 아직까지 사회의 구석에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좋은일 하시고

또 가슴따뜻한 선량한 보통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것입니다.

이웃여러분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날 되시기바랍니다.

p.S: 본문속에 망개떡은 검색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그날 먹었던 망개떡은 사진으로 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