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마츄어 골퍼의 장갑을 보니...

2011. 6. 16. 10:50나의 취미...

 

오죽했으면 이렇게 했을까!

목요일 날씨 흐림(꼭 가을날씨 같네요)

제저녁 모처럼 스크린 골프 약속이 있어 사무실을 나오자 말자 곧장 미리 일행이 예약해 놓은  스크린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6시에 약속을 잡아놓았는데 본사에 들러 업무 협의를 협의하다 보니 약5분 정도 약속시간이 늦어버렸습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말자 일행들은 박씨아저씨가 도착하길 기다렸다는듯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바로 게임을 시작하자고 해서 연습스윙도

없이 바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게임이 예전과는 다르게 술술 풀리는듯한 느낌입니다.

게임중간 박씨아저씨의 달라진 모습을 본 일행들이 한마디씩 합니다.  그래서 박씨아저씨 웃으면서 벗어놓은 장갑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워라~'

'살포시~'

'퍼팅=자신감'

엄지 손가락 끝에는 '힘빼~'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검지손가락에는 '살랑살랑~'

 

박씨아저씨의 골프장갑에 새겨진 문구들을 본 일행들 모두 웃음을 빵 터트리고 너도 나도 스윙을 하기전 장갑에 쓰여진 문구를 따라한다고 ...

사실 골프에 관해서는 작년까지만 해도 나름 아마츄어로는 상급자 수준에 속한다고 큰소리도 치고 직장동료들에게도 나름 잘치는 사람중에

한사람이라고  알려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초부터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한 골프 스코어는 그나락(?)이 어딘지 모르게 떨어지기만 하고...

연습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오히려 스코어는 더욱더 늘어만 가는것이 정말 마음같아서는 골프채를 모두 없애버리고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심심챦게 싱글스코어도 기록하고 80대 중반 스코어는 했을정도로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이렇게 망가지고 나니 골프란

운동이 정말 어려운 운동이라는것을 새삼 깨닳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전 나름 마음을 비운다고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굳게 마음먹고 새 장갑에다가 빨간 매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문구(?)를 써 넣었습니다.

스윙을 하기전 그립을 잡으면서 장갑에 쓰여진 문구를 한번 생각하면서 스윙을 하고 그리고 또 비우고...

이렇게 하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고 땅바닥에 떨어졌던 자신감도 생기고 많이 좋아진 느낌입니다.

어제 스코어가 궁금하시다구요? 어제는 스크린 게임이지만 모처럼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일등을 하였습니다.

앞으로 필드에 나가면 스코어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마도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진 스코어 카드를 받아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각모든 일들이 마음먹은대로 이루어지고 노력한만큼 결과가 있다면 참 좋겠지만 우리들의 인생사가 그렇지 않아 어찌보면 더 재미가 있고

살아가는 맛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끔은 비워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자유롭게 비워지지 않는것을 보면 박씨아저씨도  그냥 소갈딱지없는 족속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