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한다고 달렸다가 3번 죽을뻔한 이유는?

2011. 6. 2. 16:45나의 취미...

2시간 달린거리 차로 달려보니...

목요일 아침에 비 오후는 꾸무리...

요일 저녁 퇴근후 스크린골프 의 유혹을 뿌리치고 싱그러운 초록이 물든 농촌길을 달렸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휴대폰의 시간을 확인해보니 6시20분...

오늘은 몇일동안 달리지 않아 12km정도 거리를 천천히 달려 7시 30분정도 돌아올것이라 마음을 먹고 편하게 달렸습니다.

약 10여분을 달려 호흡이 가빠질 무렵 어느듯 가장 힘든 오르막코스인 저수지 초입에 다다랐습니다.

가슴이 터질듯한 고통 때문에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가볍게 걸어봅니다.

저수지 초입에서 산악자전거로 운동을 하시다가 잠시 저수지 풍경을 감상하면서 쉬고있는 아리따운 여성분 두분을 만났습니다.

' 나도 달리지 말고 자전거를 한대 사볼까!' 란 생각이 머리속에 얼핏 스쳐갑니다.

하지만 마음뿐 다시 호흡을 가다듭고 오르막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양동마을로 통하는 뒷길을 지나 어느듯 예전에 달려보았던 작은 마을이 있는 저수지 끝까지 달려왔습니다.

휴대폰의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직 7시는 되지 않았습니다.

몇일전 기억을 더듬어 돌아가는 시간을 계산하니 충분히 7시30분전에 도착할수 있을듯 합니다.

반환점에서 동네 어르신 한분을 만났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달려왔던 길을 돌아서 뛰어왔으면 될텐데 이상하게 자꾸만 달려보지 않은길을 달려보고 싶은 충동감이 밀려옵니다.

" 어르신 이길 쭈욱가면 큰도로 나오나요?"

반바지에 모자를 눌러쓰고 운동화를 싣은 모습을 위아래로 훓어보시더니 어르신 " 어디로 갈낀데~?"

" 위덕대학교 쪽으로 가려구요~"

" 어 그러면 이길따라 쭈욱 4.4 키로(km)가면 큰도로 나오고 거서 왼쪽으로 가지말고 오른쪽으로 가면 나올끼구먼~"

'차라리 길을 묻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나중에 뼈저리게 느끼게 될줄이야~'

안계리 석조석가여래좌상

어르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내고 꾸부정한 오르막길을 한참 달렸습니다.

오르막을 오르면서 아마도 이오르막을 지나면 내리막이 있을것이고 또 그내리막을 지나면 분명 어르신이 이야기 하신 큰길(?)이 나올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어느듯 시계를 보니 7시가 넘어가고 꾸무리하던 하는에서 간간히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르신이 말씀했던 큰길은 나오지 않고 내리막을 내려가니 또다시 작은 마을이 보이고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 정말 두눈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어 석굴암이다~'

이름모를 시골길가에 너무나도 당당하게 가부좌를 하고 계시는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라고 경이롭고 마치 신천지를 발견한 그런 기분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부처님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부처님의 모습을 담느라 정신이 팔려 지금까지 피로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내일 아침에 꼭 다시 오리라~' 는 마음을 먹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법 많은 거리를  달리고 또 걸었지만 어르신이 이야기 하시는 큰길은 나오지 않고 하늘에서는 주룩주룩 비까지 내리고...

또다시 오르막을 오르고 다시 내리막...

저멀리 도로가 보이는듯 가끔 지나가는 챠량들의 불빛이 비쳐옵니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박씨아저씨가 생각했던 그도로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그토록 원했던 도로에 도착했지만 전혀 알수없는 도로입니다.

슬슬 다리에 힘도 빠지고 배도 고프고...

숙소에 있는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구출(?)하러 오라고 이야기를 할까! 아니면 그냥 죽더라도 끝까지 뛰어갈까! 오만 잡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달려보기로 마음을 먹고 아는 지명이 나올때까지 뛰다가 걷다가...

얼마를 달렸는지 걸었는지 이제 거리도 가물가물 배도 고프고 무섭기도 하고 힘들기도 합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갈 무렵 저멀리 그토록 기다렸던 큰도로(?) 가 눈에 들어옵니다.

순간 너무나도 눈에 익은 모습에 기뻐해야하지만 입속에서 욕이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이런우라질레이션~"

 

일전 도로에 앙카보울트가 튀어나와있던 그길 바로 그도로 입니다.

일전에 달려보았기에 반환점에서 숙소까지 거리가 3.5km정도 거리라는것을 너무나도 잘알기에 그토록 힘들게 달려왔는데 또다시 비내리는 도로를

또 십여리(4km)나 더 달려야한다고 생각하니 맥이 탁 풀려버립니다.

시계를 보니 어느듯 8시가 되어갑니다.

어차피 힘도 빠지고 배도 고프고 미리 출발전 반바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비상금 8천원이 떠올랐습니다.

' 그래맞다 조오기 주유소 옆에 손자장 집에서 짬뽕이나 한그릇 먹고 쉬엄쉬엄 가면되지...'

갑자기 조금만 가면 맛난 짬뽕을 먹을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솟았습니다.

 

그런데 죽을똥~ 살똥~ 말똥~ 오르막을 뛰어오르는데 분명 저멀리 '수타손짜장' 이라는 간판이 어렴풋이 보여야 하는데 간판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라는 생각이 또다시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동안 불꺼진 간판너머 주유소 가로등 불빛에 비쳐보이는 입구 문짝에 쓰여진 '월요일은 쉽니다.~'

란 문구를 두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두다리에 힘이 쭈욱빠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숙소까지는 1.5km정도의 거리 내리막입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서 숙소까지 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육교 계단을 오르는 순간 두다리는 부들부들...

아파트 계단 앞에서 휴대폰의 시간을 확인해보니 8시 20분... 정확하게 입구에서 6시20분에 출발했으니 2시간을 달리고 걸었습니다.

그것도 비내리는 한밤중에 산길을...

아무리 생각해도 그 영감님이 말씀하셨던 그길이 그길이 아닌듯...

절대로 모르는길 물어보고 가지말자 고 마음속으로 굳게 굳게 다짐을 하면서 숙소에서 지도 검색을 해서 거리를 측정해보니 약 16km 정도...

오늘아침 조금 일찍 일어나서 어제달렸던 길을 자동차로 달려보았습니다.

거리도 측정하고 또 어제보았던 부처님도 담고 싶어서... 참 3번 죽을뻔한 이유는? 태그를 참조하세요

p.s : 오늘 아침부터 많이 바쁘게 다니다 보니 이웃 방문도 답글쓰기도 하지 못했습니다.

시간나는데로 답글쓰고 이웃분들 방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