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포항 또 폭설 갇혔다~그러나...

2011. 2. 12. 10:34공사판일기

※ 포항에 폭설이 내리면 가락동농수산물 채소 가격 올라...

초 (1월3일) 포항에는 기상관측 이래 69년만에 최대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평소 겨울에 눈이 잘내리지 않던 포항지역이라 폭설로 인해 크고 작은 교통사고들과 시금치및 부추를

생산하는 농가에서 가장많은 피해를 입었고 특히 철강공단쪽은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철강제품 수출및 운송에도 큰 지장을 받았습니다.

박씨아저씨도 그때 폭설의 한가운데에서 이틀동안 갖혀 꼼짝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제 아침 눈을 뜨니 전날밤 내린 비가 모두 눈으로 변해 온세상이 또다시 하햫게 변해버린것을 보고

또다시 그날(1월3일)의 불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침일찍 장비(굴삭기,덤프트럭)들을 맞추어 놓았는데 아무래도 작업을 포기해야 할듯했습니다.

어제 오전에 본사에서 한달에 한번 열리는 소장단 회의가 9시에 있어 조금 늦게 출발을 해도 되지만

현장사정이 어떤지 확인을 해보고 싶어 현장으로 급히 차를 몰았습니다.

눈내린 숙소앞 시골풍경

사진은 2월12일 아침에 휴대폰으로 담은 사진입니다.격자무늬는 방충망입니다.

지만 급한 마음과는 달리 새벽부터 내린 쌓인눈때문에 도로사정이 좋지않아 현장에 도착하는데까지 걸린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려습니다.

사무실 앞에서 다시 차를 돌려 회사로 향했습니다.

본사 회의가 9시에 예정되어 있어 사무실에 들러 잠시 지체하다가는 회의 시간을 맞출수 없을듯해서 사무실을 들르지도 않고 본사로 향해

겨우 회의 시간에 맞추어 도착할수 있었지만 다른 곳에서 오는 소장들은 회의 시간을 맞추지 못해 9시에 예정되었던 회의가 10시 가까운시간에

몇몇 분들이 빠진가운데 진행이 되었습니다.

회의 진행을 하는 동안 너도나도 회의실 창문밖으로 떨어져내리는 눈송이를 보면서 낭만적이라는 생각보다는 모두 한결같이 집에갈 걱정(?)부터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번 폭설로 얼마나 많은 피해와 불편을 겪었는지 알수가 있었습니다.

2시간 좀금 더 걸려서 회의를 마치고 모처럼 만난 타현장의 소장들과 점심식사를 겸해서 삽겹살에 소주 한잔씩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갈무렵...(소장들은 스크린 골프 가려고 했는데...)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이사님에게 전무님의 호출전화 한통이 걸려 왔습니다.

내용인즉슨 " 어차피 눈이 많이 와서 각 현장에 작업도 되지 않으니 정월 대보름도 다가오고 그러니 본사에서 윳놀이대회를 하면 어떻겠냐~"

이야기였습니다.

소주 한잔씩 마시고 스크린가서 작대기 휘두르려고 미리 마음먹었던 소장들의 얼굴에는 일순간 실망감(?)이 가득찬 모습이 보였지만 건설회사의

특성상 '까라면 까야합니다.그리고 계급이 깡패라고~'

 

잠시후 본사 회의실에 일사분란하게 윳놀이 판이 만들어지고 조를 나누고 사장님은 지갑을 털어서 상금을 걸고...

곧벌어질 윳놀이에 승부욕이 발동한 전무님 이곳 저곳을 다니시면서 흥을 돋구고 계시는데...

박씨아저씨의 휴대폰에 주머니속에서 요란한 진동음을 울립니다. '아차 회의 한다고 휴대폰을 매너모드로 맞추어 놓은것을 깜박했습니다'

" 소장님 어딘교? 여기 눈와서 물새고 난리 났는데... 지금 김대리 하고 이과장 옥상에 올라가서 그거 하고 있는데~ 빨리 와보소~~~"

발주처의 김부사장님의 전화였습니다. 전화 목소리를 들어보니 대충 급한불은 꺼진듯하고 목소리도 듣고 싶고 얼굴도 보고싶고 뭐 그런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사에서 윳놀이도 좋고 소주한잔도 좋겠지만 그래도 현장을 둘러 보아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하루종일 방치해두었던 블로그도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만만(?)한 조이사님에게 이야기를 해두고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현장에 돌아와서 급하게 우의를 챙겨입고 이곳 저곳을 둘러보니 발주처 직원들이 임시 조치를 해놓아서 더이상 특별한 피해는 없었고 해서

안심이었습니다.

 

우의를 입은채 모자까지 덮어쓰고 발주처 사무실에 들어가니 보수작업을 한다고 신발과 양말까지 홀랑 젖어버린 이과장이 툴툴거리면서...

" 아 소장니임~ 어디갔다 왔능교? 난 뺑이 쳤구만~~"

" 아그래 미얀타~ 내 본사갔다 왔다 아이가~ 회의 한다고 전화 몬받았다 아이가~ 미안테이~"

이러면서 어개를 한번 주물러주고 조금 미안한척을 했습니다.

"그럼 맛난거 사주소~~~"   "그래 알따~~~날잡아라~ 매콤한 쭈꾸미 사줄게~~"

『 눈내린 숙소앞 풍경 』

아침 숙소앞 풍경입니다. 방충망을 열고 휴대폰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제 오후 또다시 채료했던 이빨부위에 약간의 기분나쁠정도의 치통이 생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치과를 찾았습니다.

휴대폰으로 치료 과정을 담으려다 두번씩 우려 먹으면 재미없다는 생각에 사진을 담지 않았습니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치과에 간김에

미루었던 스캐일링도 받았습니다. (스캐일링을 받으면서 '이참에 담배도 끓어버려~ '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지만 굳이 끓겠다는 의지가 피우겠다는

의지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치료후 치과를 다녀온후 사무실에서 커피한잔과 담배 한개피를 피웠습니다.)

 

잠시 블로그를 보니 밀려있는 댓글들과 읽지 않은 글들이 산더미 처럼 밀려 있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내리는 눈발의 기새가 1월의 그날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이러고 있다가는 또다시 퇴근을 못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챙겨서 사무실을 나와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이상하게 먹었던 약기운 때문인지 블로그에 밀린 답글을 달고 있는데 자꾸만 병든 병아리 마냥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눈이

아른거리는것이 몇일동안 무리했던 것이 슬슬 표시가 나는 모양입니다.

구독리스트에 올라와있는 글들을 올려진 순서대로 일고 댓글을 달고...더이상 피곤이 몰려와 글을 읽지 않은 다른분들게는 미안했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몇일동안 치통과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했는데 모처럼 단잠을 잔듯합니다.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보니 온통 하얀것이 제법 소담스럽게 쌓여 있습니다. 박씨아저씨가 잠든 간밤에도 소리없이 눈은 내린 모양입니다.

이제 슬슬 현장으로 나가봐야할듯합니다. 

특별하게 작업꺼리도 없고 눈때문에 작업도 할수 없지만 발주처에 얼굴이라도 보이고 또 현장여건도 파악해야  계획도 세울수 있으니...

오늘 오후부터 내일까지는 별다른 계획이 없으니 그동안 밀렸던 블로그 이웃분들 글 읽고  답글달고 댓글달고 그래야겠네요~

벌써 토요일입니다. 모든분들 행복하시고 즐거운 주말 휴일 되시기 바랍니다.

박씨아저씨가 잠시 찾아가지 않는다~고  댓글이 없다고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박씨 아저씨 한번 했던 약속은 꼭 지키려고 나름

많이 노력합니다.오후부터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