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온뒤 아파트 소란했던 이유 알고보니...

2011. 1. 7. 07:30공사판일기

※ 결코 대단해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일전 내린 폭설로 인해 포항은 아직도 도시곳곳이 지독한 휴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나마 큰도로들은 제설작업이 이루어져 통행에 조금 불편을 있지만 그나마 나은 상황이고

소도로나 인적이 드문 외곽지에는 아직 쌓인 눈들이 그대로 결빙되어 있어 굳이 비교를 하자면

꼭 상태나쁜 스키장 같은 얼음판으로 변해 있습니다.

어차피 현장일도 되지않고 해서 아침출근시간도 늦추고 저녁 퇴근 시간은 당기고...

남들이 들으면 "눈때문에 아주 호강을 한다~" 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퇴근길 얼음판이 되어버린 도로를 시속 10~20K 정도로 달리는데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이어는 따로따로 순간순간 아찔하고 온몸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

오늘 현장을 찾아온 협력업체 직원말을 빌리자면~

" 소장님 허리아파 디지겠심더~ "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녀석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 니 어젯밤에 머했는데 허리 아푸노?"

" 아이구요 그기 아이고요~도로가 하도 울퉁불퉁 비포장 같아서..."

 

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세면을 마치고 모처럼 내린

폭설로 아름답게 변해있는 풍경을 담아보려고 베란다

창문을 열었습니다.

살을 에이는듯한 칼바람이 아침풍경보다 먼저 볼을스치고

지나갑니다. 

코끝을 스치는 찬바람에 실려오는 시골냄새를 채 느끼기도

전에 어디선가 요란스러운 소음이 들려옵니다.

풍경을 담으려고 이리저리 각도를 맞추고 있던 카메라가

불쾌한 소음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풍경을 담으려는 마음보다 싸움구경을 하는것이 우선입니다.

처음에는 무슨일인지 몰랐었는데 조금 지나고 나니 대충 상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은색차 뒤에 주차해놓은 쥐색 승용차가 문제였습니다.

갑자기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주차공간이 없다보니 어젯밤 이리저리 헤메다가 그곳에 주차를 했던 모양입니다.

잠시후 연락처를 남겨놓았던 쥐색승용차의 주인되시는 아주머니(노란색옷)가 오셔서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차를 이동하려는데...

경비아저씨 옆에 서있던 아주머니(빨간가방)가 아파트 사람 다들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아무래도 노오란색옷을 입을 아주머니가 조금 젊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사과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함을 지르고 그소리를 들은

노란색옷 아주머니 차로 가다가 돌아서서 " 아니 아침부터 정말 왜그러세요?" ...(이렇게 되면 보통 머리끄데기 잡고 한판 붙어야 되는데~)

그때 마침 은색 차안에서 기다리시던 아저씨분 창문을 열고 " 고마 됬다~" 하시고는 창문을 다시 닫으셨습니다.

그리고 노란색 옷 아주머니 차를 다른곳으로 운전해서 떠나버리고 그냥 소동이 끝날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소동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이 아주머니를 그렇게 화나게 했는지 차에 오르지도 않고 계속 아파트가 떠나가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시는데

차마 그말을 여기 그대로 옮긴다면...

참 아침에 눈내린 풍경 한장 담으려다가 이웃끼리 다투는 씁쓸한 장면을 보고나니 너무나 어의가 없었습니다.

누구나 차를 운전하고 또 한두번 경험할수 있는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함게 생활하는 아파트 안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보다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사과하면

받아주고 또 다독거려 주었더라면 좀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