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에서 일회용 커피한잔이 주는 행복?

2010. 11. 5. 08:56공사판일기

※커피는 일회용이지만 따뜻한 마음은 영원합니다~

른아침 현장에 도착하니 아직은 작업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대구에서 포항까지 오려니 새벽밥 먹고 출발해도 7시까지 도착하는것은 무리인듯합니다.

"상무니임~안녕하세요~좋은일 있는갑죠?"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가는중 사무실쪽으로 오시는 상무님을 만났습니다.

무슨 좋은일이 있으신건지 연신 싱글벙글 상무님의 이마는 오늘도 아침햇살에 빛났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상무님 옆에가서 팔짱도 한번끼고 아침부터 싱글벙글 기분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코앞에 떨어진 당면과제(큰거) 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참았습니다.

화장실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오늘일을 생각한것이 아니라 어떤글을 블로그에 쓸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볼일을 마치고 사무실쪽으로 오는데 설비소장님과 직원이 출근을 해서 옷을 갈아입고 계셨습니다.

요즘 감기가 유행인데 몇일전부터 감기에 걸리셔서 마스크를 쓰시고 계십니다.

사를 건내고 박씨아저씨의 주특기인 휴대폰을 꺼내들자

황급히  벗은 바지로 아랫도리를 가리면서...

"얼굴은 안나오지예~?"

"마스크도 쓰고 있는데 얼굴 안나옵니더~커피한잔 하고 시작하이시더~"

이른 아침 어디서나 볼수있는 작은 공사판의 아침 풍경입니다.

싸늘한 밤공기를 아침햇살이 밀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른아침부터 바로 작업복을 갈아입고 일을 시작하기는 마음에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쌀쌀해진 날씨탓에 무거운 몸보다도 먼저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것은 다같은 사람마음인 모양입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동안 천정작업을 할 수장팀들도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옷도 갈아입지않았는데 벌써 손에는 커피한잔을 들고 작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아마도 박씨아저씨가 화장실에 다녀온사이 사무실에 들러서 커피 한잔씩을 타서 들고 나왔던 모양입니다.

몇일전부터 날씨가 쌀쌀해져 작업전에 추운몸이라도 녹이고 간단하게 일잘해달라는 당부를 하면서 사무실 커피를 개방했습니다.

 아직 작업복도 갈아입지 않고 커피부터 타고 있습니다.

선반이 없어도 공사판에서는 염려가 없습니다. 몇일전 바닥타일 작업을 하고 남아있던 타일이 훌륭한 쟁반입니다.

커피마시고 한잔에 5백원씩 내라고 했는데 마카다 씽긋 웃으면서 그냥 가버렸습니다.

박씨 아저씨는 그 웃음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또 이나영의 가슴을 쥐어뜯어야 할듯 합니다.

한박스에 도합180개 일회용 커피믹스가 들어있는데...

혼자마시면 한달은 넘게 먹는데 요즘 박씨아저씨 사무실이 완전이 휴계실이 되다보니 이건 한달이 아니라...

아침 인사겸 들른 공장장님 담배 한대 피우고 커피한잔~

상무님 한루에 한두번 얼굴본다고 두잔~

전기이과장님 이틀에 한잔...(이쪽으로 이사오니까 자주 안옵니다 멀다고~~)

또 맨날 공사 안하고 블로그만 한다고 잔소리만 하시는 부사장님 우짜다가 한잔...

그래도 이건 좀 나은데 요즘 천정작업하고 지붕공사 하는넘들 한꺼번에 떼거지로 몰려와서 5잔~~~

아침에만 춥다고 마시라고 했는데...이넘들 소장 만만하다고...

오전 10시즈음 또 5잔~점심먹고 또5잔~~

밉다~밉다~하니까 집에가기전에 또 들러서~~~

"소장님 아직 퇴근 안했심니꺼?" 이러면서 또 5잔...

솔직하게 커피 마시고 싶어서 들어왔으면서 소장 퇴근안했나고 물어보는 이친구들 조금은 밉상이지만 싫지않은것은 이친구들 커피한잔으로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무언가가 통하기 때문에 밉지 않습니다. " 야이 인간들아~내가 커피 공짜로 줬으니깐 일 그만큼 더해야 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