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계소에서 추가밥 달라고했더니~

2010. 9. 30. 08:50그리운 사람들...

※정(情)을 받았습니다~

근후 고향집에 일이있어 퇴근후 곧바로 부모님이 계시는 대구로 향했습니다. 

조금늦은 시간 시골에 도착하니 이미 식사를 마치셨고 아직 저녁을 먹지 않은것은 알아차리신 어머님은 

황급히 저녁상을 차리려는것을 "배가 고프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서둘러 시골집을 나섰습니다.

아들의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굳이 나오지 마시라고 말씀드려도  대문밖까지 따라 나오시는 어머니

그리고 늘상 하시는 말씀 "조심~또 조심 해서가거래이~" 입니다.

박씨아저씨의 나이도 이미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칠순을 넘기신 어머니에게는 여전히 물가에 내어놓은

어린아이마냥 늘상 자식걱정이 끝이 없습니다.

시골집을 나와 고속도로로 접어들 즈음 마음 한켠에는 모처럼 후배들을 만나서 소주한잔 기울이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서로 시간이 맞지않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속도로에 접어드니 갑자기 저녁을 시장기가 밀려옵니다.

평소 고속도로 휴계소에서는 배가 고파도 혼자 밥을 먹는것이

어색해서 잘먹지 않는 편이라 그냥 지나치려했으나  교통카드 충전도 할겸 또 어차피 숙소에 도착하더라도 혼자 식사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겸사겸사 먹고가는것이 편하겠다고 생각해서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에 있는 『와촌휴계소』를 들렀습니다.

먼저 카드충전을 위해 코너에 들렀지만 역시나 직원이 퇴근한 까닭으로 충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가끔 그런경험이 있을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담당직원이 퇴근하더라도 남아있는 직원이 그업무를 할수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보았습니다.

식사를 하기위해 한식코너를 들렀습니다.

항상 중국집에 배달을 시키기전 '짬뽕을 먹을까!자장면을 먹을까!'

망설이는 버릇은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메뉴선택에 있어 작은 망설임은 늘상있는 습관입니다.

치찌개를 시켰습니다. 주문한 식사가 나올때까지 잠시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부터인지 확실하게 알수는 없지만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도 제법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음식을 준비하시는 아주머니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참 아름답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반납하는 손님한분한분에게 웃으시면서 잘가시라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제법 연세가 있으신듯한데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었고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잠시후 주문한 식사가 나오고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유심히 그 아주머니의 모습을 살폈습니다. 그이후에도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들을 만들면서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오가는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내고 아주머니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문득 일반 식당에서는 추가로 공기밥을 달라고 하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별도로 계산을 하는데~ 지금까지 고속도로 휴계소의 경우 메뉴판에서 공기밥이 얼마~라고 표시해놓은 것을 본적이 없는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추가 공기밥을 주는지? 준다면 얼마를 받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때 이미 박씨아저씨의 공기밥은 비워져있었습니다.

"아주머니 추가밥 되나요?"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과연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상당히 궁금하고 과연 얼마일까! 생각을 했었는데...

"빈공기 주세요~"

추가밥을 달라고 했는데 빈공기를 달라는 아주머니... 그리고 밥통에서 공기밥을 퍼담으면서 "조금더 드릴까요?"

정한주걱을 더 퍼담을것 같은 아주머니의 말슴에 손사래를 치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정이 가득 담긴 공기밥을 들고 식탁으로 돌아와 아주머니를 시험해본 벌로 받은 공기밥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본문사진은 아주머니가 추가로 주신 공기밥을 휴대폰으로 눈치보면서 담아서 상태가 조금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박씨아저씨가 밥을 한공기 이상 먹는날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인데...

식사를 마치고 빈그릇을 들고 퇴식구로 가면서 과연 정을 담뿍퍼준 아주머니에게 박씨 아저씨가 해줄수 있는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퇴식구 위에 빈그릇을 올려 놓으면서 "아주머니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라고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려는데... 

마침 오른쪽 주머니에 심심할때 먹으려고 넣어두었던 3개의 사탕이 만져졌습니다. "아주머니 사탕하나 드세요~"

고무장갑을 끼시고 빈그릇을 정리하시던 아주머니 황급하게 고무장갑을 벗으시면서 두손으로 감사하다면서 박씨아저씨가 내민 사탕하나를 받아주셨습니다.아주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머니의 가슴에 달려있는 명찰을 보았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이라 성가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시 아니면 정씨였습니다.성함은 후자 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손님들에게 정(情)사랑을 푹푹 퍼담아

꾹꾹 눌러주셨습니다.그리고  박씨 아저씨가 건낸것은 아주작은 사탕하나지만  아주머니의 정(情)에 대한 박씨아저씨의 '마음' 입니다.

휴계소를 나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오늘의 좋았던 기분이 달아나기 전에 빨리 글로 남겨야겠다는 마음에 악셀레이터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정으로 배를 가득채운 박씨아저씨와는 달리 배가고픈 네비(네비게이션)는 감시카메라가 코앞에 있는데도 밥통처럼 입을 꾹 다물어 버렸습니다.

하늘에서 불이 번쩍입니다.'야간에 사진을 찍으려면 후레쉬를 터트려라' 는 교훈을 주는듯 합니다. 네비를 보니 속도가 130킬로미터를 넘었습니다.

조만간 과속딱지가 날라올테지만 연신 웃음이 나고 밥통같은 네비가 밉지도 않고 억울하지도 않은것이 오늘은 너무 정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서 그런듯 합니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