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모르는상주에게 부조하고 황당했던 사연...

2009. 11. 26. 07:43이판사판공사판

상주를 만나보니 아는사람이 아니었다.

늘은 얼마전 장례식장에서 동명이인 때문에 겪었던 조금은 황당하고 우스운 사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얼마전 휴대폰으로 한통의 문자 메세지가 날아왔습니다.

내용을 보니 전에 다녔던 회사에 직원의 '모친상' 을 당했다는 부고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놀란것은 당사자가 다름아닌 고등학교때 친구였고 회사동료였던  김O O 였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지도 6년정도 되었으니 이제 왠만큼 잊을만도 한데 종종 직원들의 길,흉사에

문자메세지를 꼬박꼬박 보내주니 고맙기도 하고 때론 귀챦기도 하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의 길흉사에는 당연히 찾아가 보아야 하지만 일면식도 없고 함께 근무하지도

않은 모르는 분들의 길흉사까지 솔직히 갈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당사자가 친구이고 또 동료이니 당연히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주변 친구에게도

연락을 해서 친구모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함께 갈것을 강요(?)했습니다.

먼저 서울에 있는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박씨아저씨 : "어이 칭구야 김OO 어머니 돌아가셨다는데 갈수있나?"

칭구A: "아 서울이라 넘멀어서 갈수 없을것 같은데~"

박씨아저씨 : " 어 그래 너무 멀다 오지마라 내가 잘 이야기 해줄께"

서울친구와 통화를 마치고 집근처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박씨아저씨 : " 야 OO야 내다~ 거 있쟎아 김OO어머니 돌아가셨다는데 오늘

저녁에 시간내어서 가보자"

칭구B : " 그래 알따~저녁에 보자~"

이렇게 해서 저녁 친구와 함께 동대구역 인근에 있는 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먼저 장례식장 입구에서 상주 이름을 확인하고 조문을 하기위해 기다리면서

혹시나 먼저온 친구들이 있을거란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는 친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직 너무 일찍와서 친구들이 안왔을거야!'

잠시후 문상을 하게 되었는데...먼자 준비해온 부조금 봉투를 부의금함에 집어넣고절을 하려고 했는데...

절을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살짝 당황을 했습니다.

기독교식으로 조문을 하기때문에 절을 할수없어 국화 한송이 올려놓고 간단하게 목례를 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상주들과의 맛절...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친구녀석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결례를 무릎쓰고 상주분에게 여쭈어보았습니다.                                                  『사진은 블로그친구 벗님방에서 빌려왔습니다

박씨아저씨 : " 저 김OO 이 고등학교 친구들 입니다.그런데 김OO 이 어디갔나요? "

상주A : "내가 김OO 인데 D.K고등학교 몇?회 김OO 다 "

가 살짝 잘못되어간다~는 느낌이 불현듯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순간 이미 내손을 벗어난 돈봉투 생각이 제일 먼저나는것은 왜일까요^^ 

하지만 상주A의 손에 이끌려 그의 친구들이 있다는 곳으로 혹시나 하고 갔는데...역시나 거기도 친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 늙은 아저씨들만...

할수없이 다시 상주A에게로 다가가서 실례를 무릅쓰고 확인을 하였습니다.

알고보니 그 회사에 내가 입사하기전에 그 직원은 퇴사를 했고 또 이름이 친구 이름과 꼭 같은 김OO씨 제친구도 같은 회사에 다녔었는데...

이야기를 듣고보니 황당하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더욱이 이미 내손을 떠나버린 돈봉투가 아깝기만 하고...그래서 결론은

상주분들에게는 조금 죄송한 이야기지만 '먹고 죽은귀신 때깔도 좋다. 어차피 온거 부조 만큼  먹고가자'

그래서 얼떨결에 나를 따라와서 더 황당한 친구와 함께 그자리에 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도 한잔하면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니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도 없고 웃음만 나네요.여러분들은 혹시 이런경험 없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