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색 장미꽃이 피는 장미나무를 만나다.

2009. 6. 3. 17:36바람따라 물따라

"꽃이 이뻐서 사진찍능교~"

가 내린다.

'비오면 노가다 공치는날' 이라고 말하지만 바쁜현장 공사판에서 비온다고 함부로 쉴수도 없다.

빠듯한 준공 일정 때문에 비가 내리지만 흔히 말하는 포크레인(굴삭기)06W 와 02W 2대의 장비가 부지런히

되메우기를 하고 있다.오전에 비가 내리지 않아 흙먼지 폴폴 날리는것이 주변에 미안도 하더니만 비가 내리니

촉촉하니 마음도 편하다.문득 어제 보고온 장미꽃이 이비를 맞고나면 무척 예쁠거란 생각이 들어 장비기사

두분에게 잠시 다녀올테니 단단히 작업하고 있으라고 말해놓고 잠시 다녀왔습니다.

평소에도 사람의 왕래가 없는 쓸쓸한 곳이지만 오늘따라 비에젖은 5층석탑은 더욱더 외로워 보였습니다.

천년의 기나긴 세월, 모진 비바람과 눈비 맞으며 견뎌온 인고의 나날들...

전에 5층석탑에 대해 글을 올린적이 있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관련글'을 보시려면 아래글을 '클릭'

하셔서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오른손 검지 한번만....

관련글:http://blog.daum.net/park2848048k/15865946

금 내린비에 촉촉히 젖은 꽃봉우리가 방긋 미소 짓는 새악시 처럼 화사하니 좋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카메라의 각도를 달리하면서 열심히 담고 있는데

"꽃이 이뻐서 사진 찍능교?" 흠칫놀라 뒤를 돌아보니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 한분이 다가오고 계셨다. '누구실까?무엇을 하러 비내리는 여기에 오셨을까'

간단히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다시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할머니 자리를 떠나시지 않으시며 계속 주변을 맴돌고 계신다.

그래서 무슨 사연이 있을듯해서 몇가지를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 이동네 사시나 보죠? 그리고 이장미꽃 잘 아시나요?" 했더니...

할머니 제가 말을 걸어주길 기다리신듯 바로  대답을 하신다.

"하모 알고 말고~이거 내가 5년전에 시장에서 사다 심었는데~" "요기는 치자나무 심었고 조기는 흰장미를 심었고..."

마 제가 말걸지 않았으면 할머니 무지 실망하셨을듯 합니다."이거 내가 시장에서 사다가 심었는데...그란데~여기 공사하민서 확~조 끌거가꼬 가뿌리가 다 죽어뿟다 아잉교~" 하시면서 흰장미를 심었다는 곳을 가르킵니다.그러고 보니 저번에 처음 이곳을 왔을때 굴삭기 한대가 조그만 공사를 하고 있는

광경을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넘들이 할머니의 소중한 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겁니다. 나중에 만나면 제가 혼내야 되겠습니다.

"이꽃이 처음에는 요래 노랗고 빨갛게 피다가 그다음에 노랗게 또 분홍으로 색깔이 빈하는기라~ 참말로 이쁘지예~"

할머니 이동네로 오신지 50년이 되었다고 하네요~ 다음에 할머니 식사대접 한번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여쭈어 봐야겠네요~지금부터는 설명없이 사진만

보세요~모두 한나무에 핀 장미꽃 입니다. 할머니가 5년동안 정성들여 가꾸신 장미꽃입니다.

미꽃을 다 담고 돌아서려는데 할머니 아쉬운듯 "집안에 들어가면 또 꽃 있는데~" 하시면서 앞장을 서서 걸어 갑니다. 그냥 돌아서 오면 예의가 아닌것같아 쫄래~쫄래~ 할머니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이거는 몇일전까지 이쁘게 피었는데 오늘은 이모양이네" ㅎㅎㅎ

 <할머니가 보여주신 금낭화>

 <사랑초>

꽃은 굉장히 특이하게 생겨 담아 보았습니다.이름을 몰라 아쉬웠습니다.오늘 우연히 만난 할머님 덕분에 좋은 사진도담고 구수한 사투리도

듣고 오래간만에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하루 였습니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서 내년에도 후내년에도 이쁜꽃 볼수 있도록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