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아재 다시 공사판으로 가다...

2009. 5. 11. 22:28공사판일기

공사금액 100분의1(1/100) '현장소장' 으로 발령받다.

 

일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몇일전 함께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라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줄 알았습니다.그런데 친구는 예상과는 달리 조심스럽게 저의 의향을 묻는것이었습니다.

"쪼맨한거 하나 나왔는데 집에서 놀지말고 몇개월 도와주면 안되겠니"

"얼마짜린데?"

"얼마 안되는데 얼마주면 할래?"

"알아서 줘라~내가 달라는데로 다 줄거냐?회사 규정에 맞추어라"

그렇게 해서 전화를 끓고 잠시뒤 친구녀석 다시 전화가 와서 하는말

"월요일날 이력서 한장 들고 좀 나와라,대충 금액 맞추어 놓았다"

"그래 알았다.월요일날 보자"

이렇게 친구와 약속을 하고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나니 왠지 조금은 서글퍼지면서 기분이down되네요.

친구는 나름 놀고있는 나를 생각해서 자기의 회사에 추천을 하고 급여도 높게 책정을 해주는데...

(회사부도직전 직원들 일괄사직서 결재하고...)

렇게 된 사연으로 오늘아침 이력서 한장 달랑들고 포항엘 잠시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결정하고 돌아오는길이 내내 마음이 편하질 않네요. 아직까지 예전 나름 화려(?)했던 기억을 버리지못해서 그런것은 아니지만...

한때는 공사금액만 하더라도 300억원이 훨씬 넘었고 직원들도 많게는 20여명 이상씩 함께했었던 현장생활,하지만 내일부터는 직원한명없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할생각을 하니 약간 걱정도 되고 기분이 상하는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바닥에서 헤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시점에서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는것도 어느정도 한계점에 온듯하고  또 주변의 가족친지들의들의 눈초리만 보아도 무능한 가장,힘없는아빠로 보여진다는것도  조금은 서글픈 현실입니다. 이런 서글픈 현실속에서 찬밥 더운밥 가려가면서 먹겠다는 제가 오히려 정신이 나간넘인지도 모르죠. 솔직히 한동안 블로그에 살짝 미쳐서 몰두하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거웠고 공사판에서의 이야기를 주제로한

글을 쓰겠노라고 제목도 거창하게 '박씨아저씨의 공사판 이야기' 로 여러 사람들을 현혹시켜놓고 정작 마누라 자랑,아들자랑 or 밑천 떨어지면 어줍쟎은 요리 이야기로 뭇 블로거들을 농락해서 죄송했습니다. 당분간은 아마도 예전처럼 자주 글을 올리거나 다른 블로그를 방문하는일도 줄어들듯합니다.

아무리 공사금액이 적은 현장이지만 회사의 녹을 받아먹는 월급쟁이로서 기본은 지켜야 될듯합니다. 좀더 열심히 뛰고 공사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직급이 높고 낮음을 떠나 회사에 소속된 이상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다하자면 아무래도 블로그는 소홀해질듯 하네요.좀더 경기가 활성화되고 모든

백수들이 직장에서 웃는날 박씨아재도 좀더 큰목소리로 다시 블로그를 찾으렵니다.그렇다고 아예 떠나는것은 아니니 잊지마시길...

그동안 박씨 아저씨와 박씨아저씨의 공사판 이야기를 사랑해주신모든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사랑합니다...

 

 P.S : 정말 감사합니다.아침에 발주처와의 약속이 늦게 잡혀 9시경에 현장으로 첫 출근을 햇습니다.첫날부터 비가

꾸질꾸질...오후 1시경에 계약서 도장찍고,설계사무실 미팅하고 현장확인해서 조치하고...

오늘은 업무끝~집에오니 4시밖에 안되었네요^^ 블로그 들어와서 보니 무슨 특종이라고 댓글이 이만큼 많이 달리고

추천도 많고...고맙고 감사합니다.그동안 블로그에 미친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또한번 느끼네요~눈물 나올라카네~

현장까지 한시간도 걸리지 않아 출퇴근에 무리도 없을듯하고 일또한 그렇게 힘든것도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사무실 준비하고 인터넷 되면 자주 뵐수 있을듯 합니다.모든분들 일일히 답글 못 달아드려도 이해하세요~그리고

댓글 안달고, 추천도 안하신분들은 내 이름 다 적어놀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