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박씨아저씨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2008. 12. 29. 17:43추억의 일기장

예전부터 블로그에다 옛날 일기를 한번 올려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하지만 20~30년전 일기가 어디에 있는지 통 찾을수가 없어 포기를 했었는데...

어제 시골에 갔다가 다락을 뒤지다 보니 우연챦게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대학시절까지 써놓았던 일기장을 찾을수 있었고 너무난 반가워서 먼지 뽀얗게 쌓인 일기장을  한참 동안 읽으면서 25년전 그 시절로 빠져 보았다.

어릴적 아버님의 일기장을 우연히 읽고나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군대갈때까지 일기를 썼는데...지금 남아 있는거라고는 달랑 두권뿐...

생긴것하고는 다르게 예민하고 꿈도 많았던 시절 25년전 박씨 아저씨의 고등학교 시절 일기장을 한번 열어 볼까요^&^ 

 1984년 9월15일 토 맑음(지금으로부터 25년전 고등학교 2학년)

학교에서 기쁜일이라면 선생님이 학생을 믿고 어떤일을 맡곁을때일것 같다.자습시간에 조용히 사색에 잠긴 나를 선생님이 부르셨다.

"교무실에 가서 공납금 납부 상황과 서무실에 가서 미납자 명단을 적어오라"고 하셨다.무척 기뻤다.

다른학생들이 생각하면 "꼭 어린애 같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가 않다.내 직책이 '새마을부 차장'.그런데 이제까지 선생님이

나에게 어떤일도 맡기지 않으셨다.그때마다 난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교범이로부터 합창발표회 티켓을 2장 샀다.1장은 내것 또 한장은 '삐삐장군'의 것.티켓을 사면서 난 '삐삐장군'의 얼굴을 그려보았다.

내가 부탁하면선뜻 들어줄까!아니면 무정하게 거절해 버릴까!쾌히 승낙을 해줄거야~

집에 와서 선생님이 부탁하신 계획 문제를 출제하였다.1문제 1문제 정성들여 만들었다.참고서나 친구들의 문제를 그냥 카피 하기는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친구들의 문제를 살펴보다가 나는 버럭 화가 났다.어떤 친구들은 1문제1문제 정성들여 뽑은반면 어떤친구는

참고서를 완전 카피 해온 아이도 있고 문제도 되지 않는걸 해온 학생도 있었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양심을 팔아먹다니!참으로 한심하고 또 한심스럽다.나는 그러지 않았던가!

나는 절대 그런짓을 하지 말아야지.~

 1984 . 9 . 16 .日 맑음

기다림에 지침이란 참으로 허망한것 같다.간밤에 편지가 오는 꿈을 꿈을 꾸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편지를 기다렸다.

그것은 이제까지나의 꿈이 빗나간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오늘만은 그렇지 않았다.꿈이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허망하게 무너진 나 자신을 위로하면서 또 다시 손가락을 꼽으며 달력을 바라본다.

계획문제를 모두 출제했다.1문제 1문제 정성을 들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형이 가엾다는듯~

불쌍하다는듯 "그냥 참고서 보고 카피하지 무엇을 그렇게 늦게 하느냐"고 한마디 했다.

나는 그말에 "그렇게 카피 할거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게 편하다"하고 튕겨 버렸다.내말이 맞는건지,형의말이 맞는건지 어쨌던 나는

내 생각대로 하니까 신경쓸 필요가 없다.저녁때 누나가 엄마가 또 장사를 떠났다고 나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고추를 팔러~눈물이 쏱아질려고 한다.우리를 위해 그렇게 노력하시는데...나는 보답해 드린게 없다.

엄마~엄마 생일도 가까와오는데 이번 생일도 거르시겠구나.

불쌍하신 엄마 열심히 노력할께요~건강하세요.

ps:그시절 농한기가 되면 어머님은 몇푼리라도 자식들 학비에 보태려고 참기름 장사며 고추장사등을 떠나셨는데...그렇게 고생하셔서 3남1녀

다 키우시고 아직까지  못난 자식 때문에 걱정으로 지새우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