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는 아빠를 감동시킬 계획이 다 있었구나~~"

2020. 3. 11. 10:18공사판일기

아들이 전역하니 좋은이유1가지...

틀전 쿠팡에 주문한 김치를 현관앞에 두고 간다는 문자메세지를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전날 저녁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7시 정도에 총알배송이 되었지만

요즘은 솔직히 언제 배송될지 기약이 없는편이다.

그나마 식료품들은 다른제품에 비해 빠른편이라 위안을 삼는다.


얼마전 군에서 전역해 코로나19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못하고 방콕하는 아들에게 카톡메세지를

보내 택배를 받고 내친김에 몇가지 주문을 했다.

하지만 아들녀석 반응이 영 신통챦다.

한술더떠 카톡을 씹기까지 한다. '이런괘씸한놈을 보았나~~'

여기서 물러서면 박씨아저씨가 아니다.

답장올때까지 분노의 카톡을 다다다다~~

「부자지간의 흔한 카톡질...」

아무래도 영 씨알이 먹히지 않는듯해 퇴근하면서 마트에 들러 장을 봐갈까! 생각을 했는데 도로변에 주차할곳을 찾지못해 그냥 곧장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익숙한 냄새가 코끝을 스쳐온다.

아들방에는 불이꺼져 있다. 현관 센서등에 불이들어오고 주방쪽을 확인해보니 렌지후드가 조금전 요리를 했는지 김치찌개 냄새를 급하게 집밖으로

빼내고 있다.

방문을 열고 아들녀석이 씨익~ 웃으면서 등장한다.


「흔치않은 주방풍경...」

옷도 벗지않고 주방을 확인해보니 내가 잘사용하지 않는 빨간 냄비에 갓 끓여놓은 김찌치깨가 담겨져 있고 밥솥에는 갓지은 윤기 좌르르한 콩밥이

지어져 있다.

퇴근할때 빨리 집에가서 돼지고기 사서 김치찌개 끓이고 냉동실에 있는 밥 해동해서 저녁 먹어야지 했던 생각에 서둘러 왔는데...

아들녀석에게 기분좋게 뒷통수를 맞아버렸다.

"빨리 손 씻으소~~~"

아들녀석 습관적으로 손을 씻고 나오라고 또 잔소리를 한다.

하지만 오늘은 아들의 잔소리가 그리 듣기 싫지는 않다.

"아들아 밥먹자~~~"

「김치찌개값...」

모처럼 아들녀석이 준비해준 김치찌개와 밥으로 저녁을 기분좋게 먹었다.

맛도 일품이다.

"돼지고기 이거 목살 아니고 궁뎅이살 같은데???"

찌개를 먹다말고 나는 아들에게 목살이 아닌것 같다고 이야기 했더니 아들녀석은 억울하다는듯이...

"맞심더~~ 목살 샀심더~~~"

" 얼마들었노~~~"

"1만6천원 들었심더~~"(고기값1만원+바나나 랑 우유6천원)

"그럼 김치찌개값 2만원 주면 되겠제?"

아들녀석 아무런 불평없이 2만원에 만족한다고 했다.

하지만 2만원만 주기에는 아들이 끓인 김치찌개맛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