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가본 강원도 #양양이 내게는 #가가 였다.

2019. 4. 30. 17:43이판사판공사판

수,우,미,양,가 중 양양 이 아니고 가가 였다.

펜션에서 1차를 끝내고 아쉬운 마음에 인근 수산항으로 가서 일잔 더하기로 하고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몇곳의 횟집에 들어갔지만 영업시간 끝났다~는 소리만 들었다. 결국 양양에 사는 지인의 차를타고 인근의 낙산으로 자리를 옮겨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다.
아들녀석도 나의 지인들 틈에서 빠지지 않고 납죽납죽 따뤄주는 술잔을 낚아채듯이 받아마셨다.
안보는척 하면서도 흘깃흘깃 쳐다보니 술을 따르고 잔을받는 폼세가 예전에 집에서 가르쳤던 보람이 있는듯하다.
밤도 깊고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 술자리를 파하고 자리를 옮겨 커피한잔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넘어오면서 이정도면 아들과 함께한 양양의

하루가 아주 만족스런 첫날로 마무리하는듯해 흡족해했다.

하지만
그건 서막에 불과했다.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큰아들녀석 차문을 열고 바로 3층으로 서둘러 올라가버린다.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계산을 마치고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택시기사가 따라내리면서~
택시 뒷문을 열고 언쨚은듯 한마디 내밷는다.
"오바이트 하면 한다고 차세우라고 하면되지~~"
순간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뒷자석을 확인하는 순간 조금전 아들의 행동도 이해가 되고 택시기사의 행동도 이해가 되었다.몇번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뒷자석 메트를 빼내어 털고 수건을 가져와서 흔적들을 나름 말끔하게 닦고 또 닦았다.
수건1장으로 조금 부족해서 또다시 새수건을 가져와 흔적을 지우고나니 옆에서 손가락하나 까닥거리지 않고 서있던 택시기사분 휴대폰 후레쉬를 비춰주면서 이곳저곳 을 지적하며 다시닦을것을 강요한다.
순간 화가 치밀어오른다.
"기사님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닙니까?
손님이 술많이 먹어 오바이트 할수도 있고 또 이만큼 치웠으면 된것같은데~~
부족하면 세차비 드릴테니 세차하세요~"
참으려다가 하는짓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소리를 했다.
"세차비가 문제가 아니고 이래가지고 냄새나서 영업을 하겠습니까~
영업못하는 비용을 주셔야지~~"

시간이 새벽1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더이상 흥정하기도 싫었고 말싸움을 하기도 싫었다.
"얼마드리면 되는데요~"
"5만원은 받아야 되는데요~"
더이상 말을 섞고싶지 않았다.
전화번호를 가르쳐주고 계좌번호를 받고 먼저올라간 아들이 걱정되어 올라와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들녀석 변기를 껴앉고 추욱 늘어져 있다.
이미 욕실바닥 여기저기에 저녁에 먹었던 음식물들의 흔적이 너무나 적나라하다.
생전 그런모습을 본적이 없어 놀랄법도 한데 오히려 너무나 태연하게 또 당연한듯이 아들을 깨워 방으로 보내고 샤워기를 틀어 그 흔적들을 하나씩하나씩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막힌 세면기를 풀어 뚫어주고 욕실바닥에 남아있는 흔적들도 말끔하게 정리를 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큰아들 녀석은 의식없이 방바닥에 큰대자로 널부러져 있다.
마치 젊은날 내초상을 보는듯 참 익숙한 풍경이다.

아들을 깨워 침대에 누이고 다시 욕실에 가서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아들옆에 누웠다.
무언가 큰죄를 짓고 겁이나서 움추려있는듯한 아들을 보니 괜히 맘이 쨘하다.
어깨를 두드려주고 머리를 쓰담으며~
"아들 신경안써도 되~아빠도 술많이 먹으면 가끔 그래~
편하게 자~~"
다음날 아침 아들이 먼저 일어났다.
새벽에 일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별내색은 하지 않길래 나도 별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어젯밤 새벽 그택시기사와의 약속(?)이 떠올라 바로 송금을 해주면서 도저히 그냥 줄수는 없고 받는사람 통장에 '부자되세요' 라고 멘트를 남겼다.
나름 나만의 소심(?)한 복수다.

냄새나서 영업못한다~고 영업비용까지 받아드시고 나갈때 #빈차 불켜고 나가시는 이유는?
손님 받았는지 장사했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잘먹고 잘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