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사랑은 씽크대속에...

2019. 4. 15. 10:07이판사판공사판

엄마 사랑은 냉장고에...

 

토요일 아침부터 카톡이 연신울린다.

작은아들녀석 "어제 픽업 오느냐~"고 문자질이다.

토요일 작은아들녀석 이삿짐을 옮겨주러 가기로 했다.

도착시간 조금앞서 언제쯤 도착하겠다는 메세지를 보냈더니~~

"아빠 친구도 같이 이사 가기로 했어~"

순간 잠시 멍해진다.

분명 작은아들녀석 짐꾸러미만 해도 승용차 앞,뒤 좌석에 가득한데 친구짐까지 거기다 사람한명 더 탄다고 하니 난감하다.

암튼 도착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정리하기로 하고...

 

9시가 조금 넘은시간 아파트에 도착하니 이미 작은아들과 친구녀석이 보따리를 다 싸서 1층 출입구 앞에서 악의 소굴에서 탈출이 가슴 설레이는듯 히히닥 거리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내맘은 '과연 저 보따리들이 차안에 다 들어갈까~

그리고 두녀석들이 차에 탈수 있을까~!' 가 걱정이지만 두 아들녀석은 내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즐거워하고 있다.

 

"야 일단 짐부터 실어봐라~차곡차고 트렁크에부터 넣고~~"

그렇게 우겨넣듯이 두 아들녀석의 짐을 트렁크와 뒷자리에 빼곡하게 채우고 앞자리에 두녀석을 태우고 그녀석들이 말하는 악의소굴(?)을 탈출하듯 빠져나왔다.

 

먼저 작은아들의 원룸에 도착해 한께 짐을 올리고 그다음 아들친구녀석의 원룸에 도착해서 몇개 안되는 짐 옮겨주고 방 이곳저곳을 점검(?)해주고 (마치 아버지가 된것처럼...)그녀석과 작은아들을 데리고 중국집을 찾았다.

"이사한날은 짜장면에 탕수육을 먹어야지~~"

 

작은아들은 호기롭게 짜장면 곱배기를 친구녀석과 나는 보통 그리고 탕수육도 큰것으로 주문했다.

니아들 내아들을 떠나 부모마음으로 무조건 많이 먹이고 싶어서였다.

고량주도 한잔하려고 주문했는데 하필 아들친구녀석이 술을 잘못마신다~고 해서 취소를 했다.

생각보다 탕수육이 많다.

단무지 단무지리필을 해주시러 오신 아주머니 눈치를 보시더니 바로 포장을 도와주신다.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작은아들 동작빠르게 카드를 꺼내더니 계산대 앞으로 가서 말릴틈도 없이 계산을 해버린다.

순간 무안하고 미안하고 어리둥절하지만 한편으로 아들녀석에게 밥한끼 얻어먹으니 대견스럽기도 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를 한다.

 

아들 친구녀석 데려다 주고 아들 원룸에 가서 짐정리 살짝 거들어 주고 작은 원룸이지만 이곳저곳 꼼꼼하게 살펴보고~

냉장고와 씽크대도 열어보았다.

"야 이거 다 뭐고~~~"

"응 엄마가 가져다 놓은거~~"

 

나는 생각했었다.

이삿짐을 정리하고 아들녀석과 작은 전기밥솥 하나랑 쌀한봉지 그리고 이런저런 것들을 구입해서 직접 밥을 해먹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려고 했었는데 그사람의 생각은 역시 나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또한번 깨닳았다...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이 있었지만 꾸욱 누르고~~

좀더 있으라~는 아들녀석의 부탁도 쿨~하게 "운동간다~"고 거절하고 아들녀석의 원룸을 나섰다.

작은아들도 옷가지를 정리하다가 뭐든지 다 있다는 그곳에 친구랑 물건사러 간다고 함께 집을 나왔다.

"아빠 운전 조심하고~~"

시크하게 몇마디 툭 던지고 친구원룸쪽으로 향하는 아들녀석의 듬직한 뒷모습을 보니 뭔가 모르게 뿌듯하다.

'다컷네~~잘컷네~~'

 

아들이 챙겨준 영양제...

토요일...

또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우리들은 한살씩 늙어가고 아니 익어가고 아들들은 또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세상속으로

스며 들어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