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한잔 주세요~

2018. 11. 7. 08:29작가를 꿈꾸며...

※ '봄,여름,가을,겨울 이란 메뉴가 있을까!'


칠전 합천해인사로 친구몇명과 오붓하게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감수성 예민(?)한 오십넘은 여자동창생이 밴드에 다녀온 사진과 함께 글하나를 올렸다.

제목이 "가을 한잔주세요~" 였다.

글을 읽어보니 평소 그녀(?)답지 않게 감수성도 풍부하고 내용도 제법 잘쓴 한편의 짧은 수필같은 글이였다.

평소 밴드에 댓글을 잘안달지만 글이 너무 좋아서 폭풍칭찬의 댓글을 남겼다.

그런데~~~

"그거 내글 아니야 퍼온글이야~" 라는 친구의 답글...

또다시 까칠한박씨의 성격이 그대로 들어나는 댓글 한줄을 달았다.

"퍼온글이라고 해야지~확마~"


느듯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의 문턱으로 접어들었다.

글을 읽고 나니 문득 '봄,여름,가을,겨울 이란 메뉴로 커피나 차를 파는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분홍 벗꽃,진달래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에는 "연분홍 봄한잔 주세요~"


 「못다핀 쑥부쟁이...」

해인사소리길을 돌다가 못다핀 쑥부쟁이 한송이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활짝핀 다른 쑥부쟁이보다 다소곳이 부끄러운듯 꽃잎을 '또르르~' 접고 있는모습이 더 마을은 끈다.

아마도 이가실이 다가기전에 화려하게 꽃피겠지...

 「청룡사의 가을」


"빨간 가을한잔 주세요~"

만약 가을을 파는 찻집이 있다면  "낙옆타는 향기 찐하게 두 스푼넣은 가을한잔 주세요~ " 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가을을 말하라고 하면 뭐니뭐니해도  앙상한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간 감과 파아란 가을하늘을 말하고 싶다.


 「해인사의 가을」


해인사의 가을은 이렇게 또 깊어져가고 있다.

해인사 홍류동계곡을 따라 펼쳐진 소리길을 걸어올라 계곡을 가로지르면 해인사 입구가 나온다.

마지막 출렁다리를 건너고 나니 화려한 붉은 단풍이 우리를 반긴다. 마치 그동안 힘들게 걸어온 보상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가는 가을이 너무 아쉽다.

물론 염천지옥을 방불캐하던 여름날은 하얀 눈내리는 겨울이 그리웁기도 했지만 지금 당장은 떠나는 가을이 아쉽고 너무빨리 찾아오는 겨울 날씨가 달갑지 않다.

겨울아 좀 천천히 오면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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