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해장국 먹으러 갔다가 퇴짜맞고 황태국을 끓이다~

2015. 7. 22. 08:45쓴소리단소리

※ 이런장사 마인드로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길...

조금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보면 시간이 8시를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늘상 배가 고프다.

몇개월전에 새로이 오픈한 명태00 이란 식당이 생겼다.

무언가 모르게 꼭 한번 이곳을 들러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늘상 마음뿐 쉽게 반대편 차선을 넘어서 그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무언가 모르게 혼자 가면 안될것 같은 뭐 그런 분위기...

오늘따라 무슨일인지 항상 텅비어있던 주차장에 차들이 그득하다. 혹시나 하는 그동안의 궁금증도 해결하고 또 새로생긴 곳이니 맛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들러보았다.

「상호및 전번 비공개

식당안에 들어서니 제법 많은 손님들이 삼삼오오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한쪽 자리에 앉아서 잠시 메뉴판을 살펴보니 대부분 3~4,5만원정도의 찜이나 탕 등 혼자서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메뉴들이다.

다행스럽게 1인분용 황태해장국도 있고 생선구이 메뉴도 보였다.

써빙하시는 분이 여쭈어보길래 황태해장국 하나를 주문했더니 "알았다~"고 한다.

잠시후 주방에서 나오신 주인되시는듯한 아주머니  대뜸 "혼자 왔느냐~?" 고 묻는다.

그래서 혼자 왔다고 이야기 하고 황태해장국 하나를 주문했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신다.

"황태 안된다~"

분명 조금전 써빙을 하시는 아주머니는 황태가 안된다고 하시지 않았다.

요즘 추세가 나홀로 식사족도 많고 또 객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특성상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곳은 어찌된 영문인지 안된단다~

기본 마인드가 틀렸다.

오로지 이윤많이 남는 단체손님들만 좋아하고 나홀로 식사하는 사람은 홀대하는 이런 마인드로 장사를 하겠다니...

한사람의 입소문에 열사람이 되고 백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참 기분 나쁘다. 그럼 안된는 메뉴를 왜 메뉴판에 버젓이 올려놓은건지...

뒤돌아나오면서  참 많이 씁쓸하다.

직업 특성상 지방 이곳저곳 참 많은 식당들을 다녀보았고 또 괜챦은곳들을 소개하기도 했었다.

과연 잘 될지 한번 지켜보아야겠다.

 

저녁은 먹어야겠는데 괜히 기분이 나쁘다보니 다른 식당을 갈 엄두가 생겨나지 않는다. 갑자기 머리속에서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몇일전 장을 보면서 황태도 사두었고 무우도 사놓은것이 있다.

마침 국산 들께가루가 있어 그것도 있으니 충분히 맛깔난 황태국을 끓일수 있을것 같다.

잠시 레시피를 구상해보고 빨리 숙소에 돌아와서 레시피대로 요리를 할 생각을하니 조금전 기분 나빳던 일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단순한놈)

「준비물...」

특별한 준비도 필요없다.

황태포 두주먹 물에 불려두고 무우한토막 채썰어놓고 청홍고추 다져놓고 간으로 사용한 새우젓갈 한스푼이면 충분하다.

항상 요리전 순서대로 재료들을 나열해보면 도움이 된다.

황태불린물은 버리지 말고 육수와 함께 사용해주면 좋다.

「볶아주기...」

황태가 어느정도(보들보들) 불고나면 물기를 꼭짜주고 채썰어놓은 무우랑 함께 냄비에 넣고 들기름(혹은 참기름)을 넉넉히 붓고 볶아준다.

그냥 두면 탈수있으므로 나무주걱이나 젓가락으로 골고루 저어주면서 황태가 부들부들 해질때까지 볶아준다.

그다음 황태랑 무우가 어느정도 볶아지면 준비해놓은 육수와 황태불린물을 함께 넣어주고 한소끔 끓여준다.

☆육수: 멸치 다시마팩 1봉지와 물500ml 를 넣고 끓여주면 됨.혹시 북어머리가 있다면 함게 넣고 끓여주어도 좋음.

한소끔 끓여준후 거품이 떠오르면 몇번 걷어내주고 들께를 넉넉하게 넣고 다시 끓여주다가 마지막에 새우젖갈과 청홍고추를 넣고 간을 보고 마무리...

「완성...」

몇일전 담아두었던 박하지장을 꺼내보았다.

토요일 담궜으니 이제 어느정도 익어 맛이 들었을듯하다.

「아따 고넘 실허다~」

오호 뚜껑을 뒤집어 보니 작지만 속에 알(?) 도 그득하니 맛깔나 보인다.

두손으로 잡고 체면염치 불구하고 한번 먹어본다.

손가락 까지 쪽쪽 빨면서~~~

오호~ 이제 제법 맛이 들었다.

안되겠다. 몇마리 더꺼내었다.

맛만 보려고 했는데~ㅠㅠㅠ

「아따 고넘 참~」

"잘담근 박하지게장 열반찬 안부럽다~"

오호 누가 말했던가...

게장이 밥도둑이라고~~~

너무 맛나게 먹다보니 밥이 없다.

진짜 밥도둑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