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강을 건너지마오~'는 영화가 아니다~

2015. 1. 6. 18:54내새끼와 마눌...

※ 그영화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2014년 마지막날을 좀더 의미있게 보내기위해 약간의 이벤트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이벤트라고 해보았자 거창한것은 아니고

 '가족들과 저녁먹고 간단히 쇼핑하고 심야영화를 보는것' 입니다.

영화는 특별히 애인이 보고싶어하는 그영화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 로 선택을 했습니다.

 

저녁시간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쇼핑을 하고 극장으로

향하던중 애인이 한가지 기분좋은 제안을 합니다. 

"내일아침일찍 어머니 모시고 와서  떡국먹고 여행도 같이 갔다오자~"

순간 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멍해졌습니다.

 

새해아침  어머니를 모시고 떡국 한그릇 먹는것이야 별일 아니라고해도2박3일 가족여행에 어머님도 함께하자는 애인의 제안이 너무나 급작스러워서 잠시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정을 말씀드리고 내일아침에 모시러갈테니 준비를 해두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어머니 갑작스러운 제안에 살짝 당황은 하셨지만 싫지는 않은 기색이 전화기 너머로 역력하게 나타납니다.

 

「어머니의 핸드폰」

새해아침 어머니를 모시고와서 떡국으로 아침을 함께 했습니다.

항상 구정설날 아침에 차례를 모시고 떡국을 먹기에 새해아침 어머님을 모시고 떡국을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한가한 오후 쇼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다보니 전화통화를 하고 쇼파위에 올려둔 어머님의 휴대폰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무심코 바라보던 휴대폰 고리에 달려있는 작은 사진을 보는순간 가슴이 멍먹해지면서  어제밤 보았던 '님아 그강을 건너지마오~'

영화장면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휴대폰 고리에 달려있는 작은 사진은 이쁘고 귀여운 손녀사진도 아니었고 또 잘난 아들사진도 아니었습니다.

그사진의 주인공은 작년 2월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사진이였습니다.

「아버님사진.」

어느듯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1년이 되어갑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후 적적해하실 어머님이 걱정이 되어 매일 아침저녁으로 문안전화를 드리는것이 어느정도 습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몇개월이 지나고 바쁘다고 아버님에 대한 생각은 자주 잊고 살았습니다.

신정 다음날 어머님을 모셔다 드리고 '산소에 한번 가볼까!'란 마음도 있었지만 '눈이내렸으니 산에 오르기 힘들겠다~ 아이가 있으니 힘들겠다~'

란 내 마음속에 핑계로 산을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은 단 한순간도 아버님을 잊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아니 잊지 않으려고 휴대폰고리에 아버님의 사진을 넣고 계시는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멍먹합니다.

전날 보았던 그 영화가 다시한번 떠오릅니다. 그영화를 보면서 문득문득 돌아가신 아버님과 시골에 홀로계신 어머님이 떠올랐고 또 몇십년뒤 나와

내애인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직 어린 두 아들녀석은 영화가 재미없다고 툴툴거렸지만 나와 애인은 아무말이 없이 고개를 떨군 이유가 우리들도 나이들었다는 사실과

돌아가신 아버님이나 어머님이 떠올랐기 때문인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영화가 인기가 있는 이유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PS: 신년들어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요즘 블로그도 예전같지 않고 또 신년이라 정신이 없어 이웃들방문을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년인사도 전해야하는데 우선 지면으로나마 먼저 을미년 양의해에 늦은감은 있지만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