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텃밭...

2014. 8. 4. 11:43내새끼와 마눌...

 

"아빠 오고 있어~?"

 

 

3주만에 고향으로 가는길 작은아들녀석으로부터 오고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사연들 때문에 3주동안 보지못했더니 녀석도 은근 아빠가

보고싶은 모양입니다.

"아빠는 1시간 만에 올수 있쟎아~"

"야 거기까지 300km야 ~그러다가 아빠 한방에 훅 간다"이랬더니~~"

"그럼 알아서 와~" 이러면서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토요일 방학이지만 학교에 나간 작은녀석 하교시간에 맞추어 식사하고 영화를보는 계획을 세워놓았습니다.

요즘 한창 뜨고있는 '명량' 을 보기로 했습니다 .

오전부터 두통이 있다는 애인은 결국 힘이드는지 영화를 보다가

"차에 가 있겠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차키를 받아들고 영화관을 나가버렸습니다.

 

사실 마음은 애인을 따라서 차로 가고싶지만 아이들만 남겨놓기도 뭐해서  끝까지 영화를 보고나서 차에 가보니

뒷자리에 누워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자는 애인을 보니 쨘한 마음도 들고 또 걱정도 되고해서 병원을 가자고 했더니  "괜챦다~" 는 말만 합니다.

하지만 '혹시나~' 마음에 애인을 데리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동안 머리속에 이런저런 상념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걱정도 앞서고 ...

다행스럽게도 별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링거를 맞는동안 베드에 누워있는 애인을 보니 가슴이 쨘해 옵니다.

링거맞고 안정 취하고 약 이틀치 받고는 다시 밝아진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금전까지 분위기가 다운되어 있다가 엄마가 괜챦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들녀석들 저녁메뉴를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전날 저녁은 큰아들녀석이 먹고싶어하는 족발을 먹었으니 오늘은 공평하게 작은 아들녀석이 노래를 부르는 치킨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다음에는 애인이 뭘 먹고싶은지 우선적으로 메뉴를 결정해서 주문을 해야겠습니다.

저암튼 오늘 저녁메뉴는 간단하게 작은넘이 노래를 부르는 치킨으로 결정.

이제 1마리로는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어느순간 키가 훌쩍 자라버린 작은아들녀석...이제는 나보다도 더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애인도 형도 이제는 작은아들녀석을  올려다 보아야합니다.

 

요일 모처럼 주방에서 감자와 양파를 볶고계란 후라이를 만들어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큰아들녀석 왈~

"요즘 아빠 변했어~"

로 시작하더니 옆에서 애인이 맞장구를 쳐주니...

일절 이절 삼절까지 막힘없이 아빠의 자존심을 무너트려버립니다.

"음식도 짜고~

뱃살도 예전처럼 나오고~~~

아빠가 많이 나태해진것 같아~~~"

 

그래도 지난밤 잠자리에서 애인이 나더러 귓속말로 '똥배나온 조인성' 이라 해놓고큰아들녀석과 짝자쿵이 맞아서 협공을 펼칩니다.

요즘 나스스로도 조금 몸무계도 늘고 배둘레햄도 늘어나 술좀 줄이고 운동 다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큰아들녀석의 잔소리가 격하게

공감됩니다.

「어머니의 텃밭

8시가 조금 넘은시간 전화기가 울립니다.

큰녀석과 애인에게 협공을 당한다고 전화벨소리도 듣지못했는데 작은아들녀석

"아빠 전화왔데이~~"

전화기를 가지러 가면서 "이아침부터 누구지~"라고 혼자말을 하면서 현장에서 온전화만 아니길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이 넋두리를 들은 애인왈~

"할매데이~" 라고  짐작을 합니다. 아니나다를까! 진짜 울 어머이입니다.

"촌에 오나~?" (이말씀은 당신이 어디를 가신다~는 이야기 입니다.)

"왜 어디 가요~?"

"아~동네 할마시들 비온다꼬 메기매운탕 묵자고 해서 메기사러 갈라꼬~~온다카마 올때차 타고 갈라꼬~~"

이 말씀은 '시간 맞춰서 알아서 시골와서 내 태워가라~'  는 무언의 말씀입니다.

 

아침밥을 먹고나서 큰넘 작은넘에게 "할매집에 가자~비내렸으니 낚시도 잘될꺼고~~~"

옆에서 옥수수를 삶던 우리애인 나의 눈치를 살피더니...

"뭘가져갈까?옥수수 가져갈까?"

내심 가기싫어하면 아이들만 데리고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챙기는 애인이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워보입니다.

이하 중략-

다음이야기는 오후에 시간내서~~~

♥월요일 어머니의 텃밭처럼 푸근한마음으로 시작하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