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가 이정도는 되어야지~~

2014. 3. 21. 07:46내새끼와 마눌...

※ 톡톡튀는 아이디어 가  너무 좋아!

참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데 애인(?)으로부터 "주말에 시골에 가느냐~?" 고 카톡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안그래도 주중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려 아버님 산소도 신경이 쓰이고해서 " 당연히 가봐야 한다~" 라고 대답을 해야겠지만 혹시나 가끔내려오면서 아이들이나 애인을 제쳐두고 어머니에게 달려가는 간큰 남자로 오해받을수도 있어 "왜그러느냐~?" 고 물어보았습니다.

" 시골가면 떡 맞추려고~~~"

기특하게도 우리애인 시골에 어머님을 뵈러간다며 마을 경노당에 전해줄 떡을 주문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봅니다.

그 마음씀씀이가 너무나 고맙고 흐뭇했지만 다른말은 하지않고 혼자 기뻐하면서 경상도 머스마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일관했습니다.

" 이번에 비도 많이 오고 했으니 산소도 들러보고 다녀오자~"

「왠 떡이야~」

" 앗~ 왠떡이야~~~"

우리들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좋은 일이 갑자기 생기거나 예상치 맛난 음식들을 발견했을때 "왠떡이냐~"는 감탄사를 내밷고는 합니다.

정말 그말을 내밷는 그날은 완전 수지맞는 날이고 횡재를 한 날이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그런날이면 좋겠지요^^

「상호가 너무멋져^^」

토요일 아침 시골을 가기위해 전날 맞춰놓았던 떡을 찾으러 갑니다.

떡집의 지리를 잘모르기 때문에 네비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애인이 잘알고 있는집이라서 그냥 인간네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시죠? 남자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무탈하게 잘사는법? 3여자 말만 잘들으면 된다는 사실~

네비(네비게이션)말 잘듣고 아내말 잘듣고 엄마말 잘들으면 세상만사 편하다는 사실...

"떡집 이름이 뭔지 알아요~?" 갑자기 길안내를 하던 애인이 빙그레 웃으면서 가계이름을 물어봅니다.

하지만 영문도 모른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더니~~~ "앗! 왠떡이야~" 하면서 크게 웃습니다. 애인의 웃음에 '설마~' 하고 의심했지만

잠시뒤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잠시 멍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인과 큰아들이 떡을 찾으러 간사이 정신을 차리고 떡집의 풍경을 담아봅니다.정말 기발합니다. '떡집 상호가 이정도는 되야지~~'

「손에 떡들고~」

잠시후 양손에 떡들고 큰아들녀석이랑 애인이 떡집을 나옵니다.

사진을 담고있다 찍는 시늉을 하자 "초상권이 있다~" 고 합니다. 두사람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를 합니다.

이제 떡도 찾았고 룰루랄라~ 어머님이 계신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먼저 시골집에 들러서 홀로계신 어머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떡박스를 내려놓고 아버님 산소에 다녀올 준비를 합니다.

평소 아버님은 막걸리를 즐겨드셨지만 산소에 막걸리 냄새가 나면 요즘 산짐승들의 성화에 행여 봉분이라도 훼손될까 소주를 준비하고 마름오징어

한마리와 사과하나 그리고 금방 찾아온 떡들도 종류별로 담았습니다.

혹여 이번비에 봉분이 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헛간으로가서 삽도 한자루 챙겨서 트렁크에 싣었습니다.

다리가 좀 불편하신 어머님은 산소에는 가지 못하시고 마을 노인분들에게 대접할 떡한박스를 챙겨  경노당에 가 계시겠다고 하셔서  경노당까지

모셔드렸습니다.

마을 경노당에 들러서 떡한박스를 전해드리면서 그냥 인사만 하고 나오기가 멋쩍어서~

" 할매들~ 울어무이캉 싸우지 말고 잘 노이소~~~ㅎㅎㅎ"

이소리를 들은 어머니 친구분들과 할머니들이 웃으시면서 "알따~ 잘델꼬 놀꾸마~" 라고 화답하십니다.

「소주한잔 올리고... 

아버님을 선산에 모신지 어느듯 한달이 되었습니다.

삼우제가 끝나고 두번째 산소를 찾았습니다. 이번에 봄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 봉분에 이상은 없는지 축대는 훼손되지 않았는지 별의별 걱정을 했는데 산소에 도착해보니 다행스럽게도 염려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상을 차리고 성묘를 한후 가져간 삽으로 무덤 주변과 봉분을 다지고 또 들뜬 잔듸들도 보리밟기 하듯 꼭~꼭~ 밟아주었습니다.

이제 잔듸들도 파릇파릇 새싹들을 내밀고 겨우내 꽁꽁 얼었던 대지에도 온기가 솟아나는듯합니다.

이번주에도 또 봄비가 온다고 하네요~ 봄비는 생명을 싹튀우는 신비한 능력이 있습니다.

이번주에도 봄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이번비 내리고 나면 아마도 온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듯합니다.

이웃분들의 가정에도 싱그러운 초록소식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