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저씨의 가슴이 찢어지게 아픈사연을 들어보니~

2013. 11. 14. 22:41이판사판공사판

※ 가슴이 아픈 사연 듣고보니~

오늘은 가슴이 아픕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어제부터 가슴이 많이 아팟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챦겠지~' 하고 참았습니다.

사실은 너무 아파서 가슴이 정말 찢어지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제도 참았고 오늘도 참고 참았습니다. 참는자에게는 복이 온다고 누군가

말했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제가 다른 사람말을 너무 잘믿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너무 가슴이 아파서 몇일했던 저녁운동도 포기하고 일찍 집에 들어가서 쉬려고 룸메이트인 이대리에게 일찍들어가자고 했더니

이대리시키 왈~

"소장님 후배랑저녁 약속있는데요~"

" 뭐라꼬? 어제도 축구한다고 늦더니만 오늘도 또 늦는다꼬???"

" 갑자기 후배가 내려온다는데 어쩔수도 없고~~~~" 이러면서 말끝을 흐리는데 더이상 닥달할수도 없고해서 쿨하게 잘놀다 오라고 이야기하고 혼자서 퇴근을 했습니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깜깜합니다.

날씨마저 쌀쌀합니다.

희미한 가로등불 아래 물에 젖어있는 낙옆들이 차들이 달려가면서 일으키는 바람에 힘겹게 날리우는 풍경들이 쓸쓸해보입니다.

바다바람은 더욱더 쌀쌀합니다. 난 오늘도 또 바람을 맞았습니다.  

정말 매우 많이 아주 가슴이 아픕니다.

 

집에 도착해서 어두운 현관에 불을켜고 거실에 들어서서 주방을 살펴보니 제일먼저 설겆이 통에 아침먹었던 그릇들이 산더미(?)는 아니지만

쌓여있는 모습들과 빈밥통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제처럼 밥당번인 내가 설겆이까지 해야 한다니 괜시리 심통이 납니다.

설겆이 하기가 싫어서 스뎅 냄비에다 라면하나를 끓였습니다.

「라면하나 먹고 가시께요^^」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중국산스뎅냄비가 살짝 까맣게 타버렸습니다.씻어야 합니다.하지만 난 설겆이가 내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꿋꿋하게

라면이랑 김치랑 새그릇에 담아서 밥상위에 차렸습니다. 라면에는 다진마늘과 풋고추 그리고 후추도 넣어서 맛나게 먹습니다.

뜨거운 라면을 먹을때는 반드시 수저와 김치가 있어야하는것은 진리입니다.

왼손으로 수저를 들고 젓가락질 잘하는 오른손으로 수저위에 라면 한젓가락을 올려놓고 김치한점 올려서 후후 불고 입으로 가져갑니다.

아마 그렇게 드셔보지 않으신 분들은 그맛을 잘 모를겁니다. 다행스럽게 가슴이 아픈데도 끓인 라면은 너무 맛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맛이 없었다면 더욱더 가슴이 아프고  엄청 슬퍼 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설겆이통에 물받기중...」

 

라면을 먹고나서  설겆이통에 그릇과 수저를 넣고나니  설겆이꺼리가 엄청 더 많아졌습니다.

마음속으로 '이대리야 고생해봐라~' 하면서 쾌재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잠시후에 또 걱정이 앞서 그릇이 말라붙으면 설겆이하기에 힘들다는 사실을 잘알기에 씽크대에 수돗물을 받았습니다. 습관입니다. 

밥솥을 씻어야 내일 아침 밥을 할수 있다고 생각하니  밥솥만 씻기로 마음먹고 설겆이를 시작합니다.

설것이를 하려고 한것이 아니고 내일 밥을하기 위해서는 밥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자위합니다. 분명 밥솥만 씻자고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밥솥을 씻고나니 또 쌀을 씻었습니다. 쌀을 씻으면서 쌀뜻물을 습관처럼 따로 받아두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 또다른 그릇들을 씻어버리고 그러다보니 설겆이가 끝나버렸습니다.

결국 받아놓은 쌀뜨물이 아까워서라도 냉동실에 조기를 꺼내서 해동을 시킵니다.

비린내나는 생선은 쌀뜨물에 씻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너무 잘알기에...(너무 많이 알아도 탈입니다~)

「조기해동중...」

 

할수없이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재료들을 꺼내놓고 조기찌개를 끓일준비를 합니다.

'아이고 내팔자야~~~'

이러면서도 내일 아침준비를 하는 내가 어찌보면 바람피고 속썩이는 남편보고 성질 팍팍내고 바가지 박박긁으면서도 밥차려주고 옷챙겨주는

주부들 마음이 그렇지 아니한가 생각해봅니다.

 

「야채손질중...」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할수없이 감자한개 양파한개 파두뿌리 그리고 청량고추 2개 당근도 당근 준비해서 모처럼 꽃당근 만들기...

대파는 최대한 어슷어슷 썰어주시고...

아차~

무우는 먼저 나막나막 썰어서 냄비밑에 쫘악~ 깔았습니다.

조기가 해동될 동안 양념장도 만들어야죠^^  조기나 육류나 냉동식품은 자연해동이 가장 좋습니다.

「양념장 만들기...」

양념장의 육수는 다시마 우려둔물을 사용했구요~ 다진마늘 한스푼과 고추가루 두스푼정도 후추가루 조금 그리고 생강가루 조금 마늘 액기스 1/2스푼과 된장 그리고 참치액 1스푼정도를 넣어서 잘 저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맛을 한번 보시고 간 조절하시면 되구요^^

이제 양념장 정도는 알아서 척척 대충 그느낌 아니까^^

이제 해동된 조기를 쌀뜨물로 싸악 씻어서 찬물에 한번더 행군다름 무우 쫘악 깔아놓은 냄비위에 가지런눕혀주고 그위에 손질된 야채이불 덮어주고

양념장을 부어주면 준비끝~ 이제 보글보글 끓여서 맛나게 먹으면 됩니다.

「조기찌개 준비완료...」

요기까지 준비해두고 가스렌지위에 냄비를 올려놓고나니 내가 뭘하는지 귀신에 홀린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지글짝~보글짝~」

국물이 넘치지 않게 불조절해가면서 냄비두껑 열고 조심조심~~~

참으로 지극정성 끝에 드디어 조기찌개 완성~~

맛이요? 맛은 아침에 봐야죠^^

이제 "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만세를 부르는데~~~~

이런덴장~~~

세탁기가 "띵똥띵똥"거리고  빨래들이 숨막혀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ㅠㅠㅠ

「빨래끝~~」

이런덴장~~~~

할수없이 '숨막혀 죽을것같다~'는 빨래들의 아우성에 세탁기에서 모두 꺼내서 하나하나 털어가며 옷걸이에 걸어서 해방을 시켜줍니다.

투덜거리면서 다 널어놓고 보니 내옷은 꼴랑 작업복 상의하나와 윗도리 하나 그리고 양말 두어컬래~~~

나머지는 모두 이대리시키겁니다. 괜히 세탁기 돌려서 또 일거리를 만들었습니다.ㅠㅠㅠ

아이고...이대리 이누무시키야~ 니가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아니면 내가 복도복도 지지리 없는건지~~~

암튼 내일 아침메뉴는 조기찌개랑 조기구이다.

빨래도 다 빨아놨다~~~

 

덧붙이는글: 사실 박씨아저씨가 가슴이 찢어지게 아픈 이유는 몇일전부터 마라톤은 이제 그만두고 헬쓰장을 다니면서 건강관리를 하기로 마음먹고 저녁 퇴근후에 헬스장을 다니는데~~~

그동안 몇개월 헬스를 안했다고 온몸이 뻑쩍지끈~~~ 특히 가슴근육 좀 키우려고 빡세게 했더니~~~~

아마 운동해보신 분들은 그느낌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