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안뜬 새끼강아지 직접 키워보니...

2011. 12. 22. 09:19나의 취미...

※ 어릴적 추억속으로...

목요일 다시 추워진다는데...

금연도전 177일째...

운동 저녁에 연습장에서...

늘은 아주 오래전 박씨아저씨가 초등학교 1학년 아니면 2학년때 있었던 일입니다.

 

그해 겨울은  그 어느해 보다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으며 눈까지 내렸습니다.

어느날 아침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박씨네집 막둥이는 이른아침부터 썰매를 타러 집앞 개울로 나간지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썰매를 타는데 정신이 팔려 배가 고픈줄도 모르고 썰매지치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잠시후 누나에게 끌려서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둥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누나의 귓전에 자꾸만 낑낑거리는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분명 한적한 시골이고 또 꽁꽁 얼어붙은 개울에서 강아지 소리가 자꾸만 들려오니 처음에는 잘못들었을거라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려 했지만

또다시 들려오는 강아지 울음소리에 누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강아지 울음소리가 들리는 웅덩이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 낑낑~ 깨갱깨갱~"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니 대나무 소쿠리에 담겨진 강아지 두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것은 강아지 두마리는 아직 태어난지 얼마되지도 않았으며 눈도 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보통 사람이였다면 불쌍하지만 키울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냥 돌아서 올법도 하지만 이제 갓 중학생이된 누나에게는 도저히 그냥 두고 올수가

없었는지 추위에 떨고있는 강아지 두마리를 품에 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막둥이를 데리러 갔던 누나가 난대없이 강아지 두마리를 품에 품고 돌아왔으니 집은 그야말로 한바탕 작은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 야 그거 아직 눈도 안떳는데 못키운다~ 갖다 버려라~"

아직 눈도 뜨지 않은 강아지를 누나가 키운다고 우기자 염려를 한아버지는 강한 목소리로 강아지를 갖다 버리라고 했지만 누나는

강경하게 자신이 그것을 키울 자신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순간 아버지도 포기를 했는지 " 알아서 해라~ 그대신 안되면 나중이라도 갖다 버려라~" 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그래도 한번더 나중에

일어날 일에 대해 미리 단호하게 매듭을 지었습니다.

 

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자 누나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선머슴아처럼

헐레벌떡 자전거를 타고  십여리길을 달려  읍내로 가서 분유를 사고 젖병을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아직까지 강아지가 분유를 먹는 모습을 보지도 못했을뿐만 아니라 그당시

아기들도 젖병 빠는 모습을 쉽사리 보지 않았는데 강아지가 젖병에 담긴 분유를

빨아먹을것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호기심어린 눈으로 누나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분유를 사온 누나는 능숙한 솜씨로 물을 끓여서 젖병을 소독하고 또 젖병에

분유를 넣고 이리저리 흔들어 드뎌 강아지에게 젖병을 물렸습니다.

그런데 그순간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굶주림과 추위에 떨었던 강아지는 허겁지겁 젖병을 빨기 시작했고 마치

어미의 젓가슴을 빠는 아기처럼 편안하게 누나가 주는 분유를 받아먹었습니다.

그렇게 젖병에 담긴 분유를 어미젖으로 알고 넙죽접죽 받아먹던 강아지들은 토실토실 살도 오르고 몇일이 지나자 눈도 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강아지가 이제 눈도 뜨게 되었고 분유대신 미음도 먹게 되었으므로 아버지는 원래 강아지의 주인인 이웃집에 강아지를 가져다 주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야기를  들은 누나는 강아지와의 이별이 슬펐지만 원래 강아지의주인이 이웃집이라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더이상 말대꾸를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두마리의 강아지를 안고 이웃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두마리 강아지를 안고 이웃집에 누나가 나타나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놀란것은 오히려 이웃집 할머니와 아주머니였습니다.

어미개가 새끼를 낳고 이틀이 지나지 않아 쥐약먹은 쥐를 먹고 죽어버려 할수없이 눈도 안뜬 강아지가 불쌍하지만 방법이 없어서 바구니에 담아서

버렸다는 죄책감에 몇일을 마음아파했는데...

이렇게 눈앞에 그강아지들이 눈도 뜨고 또 토실토실 살이 올라있는 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그동안 마음고생을 덜어버린듯 했습니다.

" 야야~ 우리가 그걸 우째 받겠노? 어린니가 분유멕이고 그레 키워놓은걸 우째 받겠노? 그거 니꺼다~ 잘키워래이~"

아마도 그때 우리누나의 마음은 정말 빼앗긴 아들을 다시 찾아오는 그런기분 아니었을지!.

 

때부터 그강아지 두마리와 우리들의 본격적인 동거가 시작되었으니...

날씨가 추워 다른 개들처럼 마당에 두고 키울수도 없고해서 특별히 방안에

라면 박스를 준비해두고 그속에 헌담요를 넣어 강아지 집을 만들고

별도의 밥그릇도 준비하고 외출에 대비해서 또 헌잠바 팔뚝을 잘라다가

옷도 만들고...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강아지 두마리를 돌보면서 어느듯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날이 돌아오고 강아지들도 제법 덩치가 자라 더이상 방안에두고

키울수가  없어서 정들었던 라면박스 집을 비우고 드디어 목줄을하고

마당으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강아지의 모든권한과 책임(똥치우기,밥주기,훈련 기타등등~)은 어린박씨에게 넘어왔는데...

특별히 이름은 지어주지 않았습니다. 그시절 강아지에게 이름이 있었다는것은 아주 가문의 영광...

그냥 도꾸(dog 의 일본표현)라고 불렀던것 같습니다. 학교에 다녀오면서 " 휘~" 휘파람을 불면 먼발치에서 달려와서 꼬리를 흔들면서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하고 또 손바닥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앉아~" 라고 소리지르면 그냥 납작 주저않았던 그녀석들...

분명 태생은 똥개였지만 전혀 똥개(?) 스럽지 않은 녀석들, 그런 두마리의 강아지는 어린박씨에게는 최고의 친구였으며 또 쫄병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두마리의 강아지에게도 어린박씨에게도 항상 행복한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학교수업을 마치면 두마리의 강아지를 앞세워 산을 뒤지면서 토끼를 몰기도 하고 잡지도 못할 꿩을 쫒아서 온산을 헤메이다 해질녁에야 돌아오기

일쑤였으니...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뜻한 봄도 지나가고 여름이 돌아오고...

그어린 강아지들도 제법 목덜미를 잡고 무계를 가늠해보던 아버지와 개장수의 알수없는 야릇하면서도 음흉한 미소로도 더이상 그강아지들은

어린강아지가 아니였다는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와 강아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리 휘파람을  불어도 분명 달려나오야 하는데 어디에도 강아지의 흔적은 없고...

눈물을 훔치면서 미친듯이 한달음에  동산에 늘상 해오던 습관처럼 강아지를 부르기 위해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휘익~ 휘익~~~~"

저멀리 동구밖에서 어린박씨의 희파람에 화답하는듯한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컹컹~ 컹컹~"

저멀리 동구밖을 달아나듯 달려가는 개장수의 자전거 뒤에 실려진 개장안에 사랑하는 도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치 영화속의 한장면처럼 멀어져가는 도꾸의 눈물뚝뚝 떨어지는 슬픈 눈망울이 클로즈업되고...

'잘가라 도꾸야~'

 

본문속에 등장하는 어린박씨가 현제 박씨아저씨이며 본문의 사진은 다음검색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