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눈이 쓰레기로 보였던 이유는?

2011. 2. 18. 07:30나의 취미...

※ 눈사람이 눈물을 흘리다니...

말 올해처럼 눈이 많이 내린해는 드물었습니다.

군대(강원도 원주)에 있을때 이등병때 첫눈이 오길래 진짜 너무 기뻐서 " 와우~눈온다~"

라고 소리치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본 고참님께서 하시는 말씀 왈 "야~저건 눈이 아이고 쓰래기야~"

그때 박씨아저씨는 펄펄내리는 흰눈을 보고 쓰래기라고 하는 고참을 보면서...

' 아무리 군바리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하얀눈을 보고 쓰레기라니~감성도 무드도 없는넘~' 이랬는데...

곧 머지않아 박씨 아저씨도 그 아름다운 눈이 쓰래기라는 사실을 몸소 뼈저리게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시절 강원도 에는 정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아침 부대로 출근하던 단장님 지프차(1호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경미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불똥이 우리중대에 떨어졌습니다. 하필 사고가난 구간이 박씨아저씨가 속해있는 본부중대 청소구간이었던 것입니다.

정말 그때 우리중대장 성질부리면 정말 감당이 안될정도였는데...오죽했으면 중대원들이 성 대신 '개'자를 붙여주었을까!

『 누구일까요?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 중대장의 추상같은 명령에 의해 보무도 당당하게 이등병 동기넘과 대기병 몇넘을 앞세우고 장장 4킬로에 달하는 진입도로 재설작업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까이꺼~대충 한번만 쓸면되지뭐~' 하고 아주 상쾌한 마음으로 빗자루 앞세우고 으쌰~으샤~

부대 위병소에서 부터 힘차게 빗자루 질을 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눈내린 도로를 쓸고 또 쓸고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마침내 장장 십여리길의 도로에 쌓인눈을 치우는데 성공했는데... 승리의 기쁨도 잠시 뒤를 돌아보는 순간 놀라자빠지는줄 알았습니다.

금방 쓸고 지나온 도로에는 또다시 내린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뒤로 돌앗~ "  " 아까 맹키로~"

다시 투철한 군인정신을 다잡아서 정문까지 십리길을 눈을 쓸면서 왔었고...

돌아보는 순간 또다시...

" 다시 뒤로 돌앗~" " 아까맹키로~"

그렇게 그날 하루종일 내리는 눈을치운다고 막대한 국방예산 낭비하면서 해가 질때까지 눈이 그칠때까지 눈을 쓸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답니다.  그래서 그날 이후부터는 하늘에서 눈이 온다~가 아니고 쓰레기가 쏟아진다~

 

오후무렵 다음날 작업때문에 현장을 확인하러 갔다가 돌아오는길...

괜히 심심하던차에 눈덩이를 주물럭거리다가  눈사람하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냥 만들면 재미 없을것 같아서 누구(?)를 생각하며 만들었는데...

은근 표정이 심각합니다.

자꾸 눈물(?)도 흘리고...

추울꺼라 생각해서 모자도 씌워주었습니다.

나름 눈사람이지만 많이 배려를 했습니다.

그런데 모자까지 씌우 주었는데 자꾸 고민스런 얼굴을 하길래~

"왜?"

" 나름 아까운 연필심 뿌러트려 눈알도 맹글어주고 형광펜 뚜껑잘라서 입술도 도톰하니 맹글고

코도 오똑하게 맹글어 줬는데 뭐가 불만인데~엉~"

" 아제 나 자꾸만 뜨거워지는것 같아요~우짜면 좋아요~"

             " 그리고 자꾸 뜨거워서 머리뚜껑 열릴려고 하거등요~"

" 그래 알따~ 내 가벼운 피티병 뚜껑 구해다 줄께~지달려~가스나 까칠하기는~따땃하이 좋기만 하구만~"

이러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래서 현장으로 나가 손님이랑 현장도 보여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또 예의상 커피도 한잔 마시고...(뭐~손님대접 다 그렇게 하쟌하요?)

그러다 보니 시간을 흘러흘러...

사무실에 돌아와서 책상위를 보는순간~뜨악~~~

책상위에는 눈사람이 흘린 눈물만 가득...

이제 아시겠죠? 눈사람이 눈물(?)을 흘린이유?

 

'눈이 녹으면 물이 된다~'( X )

'눈이 녹으면 꽃피는 봄이 온다~' ( 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