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추로 말한다~

2010. 10. 4. 08:19다시가고 싶은집(맛집은 아니고~)

추남(秋男)추어(鰍魚)를 좋아하는 까닭은?

느듯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입니다.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이 무엇일까요?

먼저 황금 물결로 일렁이는 농촌 들판 그리고 고향길 골목마다 주렁주렁 빨갛게 물들어가는감

그리고 파아란 하늘...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의 물결

하지만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을이면 더욱더 떠오르는것은 온산을 붉게 물들이는 만산홍엽의

대명사 단풍일듯합니다.

그러면 가을하면 떠오르는 먹거리들은 어떤것이 있을까요?

박씨아저씨가 생각나는 가을 음식은 바로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입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살면서 추수때가 방과후 논으로 가서 일을 도왔었고 특히 일요일이면 당연히

논에서 하루종일 추수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마음에도 왜그렇게 농사일이 싫은지...

그런마음을 아셨던 아버님께서는 종종 농사일을 하는대신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는일로 박씨아저씨를

농사일에서 해방시켜 주셨는데...정말 농사일은 싫고 고기잡는것을 좋아하는 박씨아저씨에게 미꾸라지

잡는것만큼이나 신나는 일은 없었던것같습니다.

특별한 도구도 없이 헌 대나무 소쿠리와 미꾸라지를 담을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만 있으면 미꾸라지 사냥준비는 끝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도랑의 미꾸라지들에게는 공포의 날(?)이기도 합니다.

집앞 도랑 초입에서부터 저수지 둑이 있는곳까지  이어진 실개천을 따라올라가면서 미꾸라지가 있을만한 수초앞에 소쿠리를 막고 오른쪽발로 수초와 땅바닥을 밟으면서 미꾸라지를 몰고 재빨리 소쿠리를 들어보면...미꾸라지 몇마리 그리고 손가락만한 붕어새끼...

어떤날이면 가재도 잡고 제법 어른 엄지손가락보다 굵은 미꾸라지 한두마리가 잡히는 날도 있습니다.

어릴적에는 그 큰 미꾸라지를 꿀대(?)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잡은 미꾸라지를 모아서 몇일후에 어머님이 추어탕을 끓여주시곤 했었는데...

그때 먹어본 추어탕의 맛은 아직까지 잊을수가 없습니다. 특별하게 많은 재료가 들어간것도 아니고 집앞 텃밭에서 뜯어온 토란대와 어린배추 그리고 고추를 고추와 마늘을 다져넣은 것이 전부였지만 그맛을 지금 그 어느곳에서 맛본 추어탕과는 비교할수 없는 정도의 맛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어머니의 정성과 손맛이 있어서 그러한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일 오후에 발주처 직원분과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입니다.

예전에 몇번 맛을 보고 특별한 맛에 또 찾게 되었습니다.

상호 : 강변추어탕

메뉴 : 추어탕 6,000원, 미꾸라지 튀김 10,000원

주소 : 포항시 오천읍(지도참조)

종종 여느 식당을 다녀보면 특별하게 맛이 없으면서도 너무 메뉴가 많아 선택의 폭은 많지만 어떤것을 전문으로 하는지 또 맛을 어떨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고민하거나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몇개라고 주문하면 됩니다.

"두개 주세요~"

이 한마디면 더이상 다른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기본 상차림에 나오는 밑찬입니다. 밑찬의 가지수나 양 모든것이 항시 일정합니다.

항상 멸치와 고추장을 주시는데 멸치의 맛이 아주 좋습니다.

물론 다른 반찬들도 깔끔하고 맛있습니다.

추어탕입니다. 가격은 6천원입니다.

미꾸라지 튀김은 다음기회에 맛을 보아야겠습니다.

식성에 따라서 다대기(고추 마늘 다진것)양을 가감하여 맛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식성에 따라서 초피(제피)가루를 타서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도랑물을 흐트린다~' 는 옛말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뜻으로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미꾸라지가 그만큼 몸에 좋고 힘이 좋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작은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통 도랑물을 휘져으려면 얼마나 스태미너가 좋을지...

종종 다른지방에서 추어탕을 먹어보면 추어탕속에 미리 방아잎을 넣어 주는곳도 있는데 박씨아저씨는 그냥 먹는편이지만 또  싫어하시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아랫쪽 부산이나 울산쪽으로만 가도 방아잎을 함께 넣어주는곳도 있으니 혹시 싫어하시는 분들은 미리 주문할때 말씀하시는것이 좋을듯합니다.

추어탕에꼭 들어가는 향신료인 방아잎이나 제피가루 또는 후추가루는 향신료이면서도 강장제 역활을 합니다. 특히 제피가루나 후추를 많이 드시면 겨울철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드시면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적당한 것이 좋겠죠^^

월요일입니다. 요즘 너무 바빠서 글쓰기도 글 읽기도 많이 힘이 듭니다. 이제 조만간 바쁜일이 끝나면 예전의 박씨아저씨로 돌아올듯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