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맛집은 바로 이런곳이 아닐까!

2010. 9. 16. 07:46다시가고 싶은집(맛집은 아니고~)

메뉴판도 없고 써빙도 없고~

주 값비싼 식당이 맛이 없다면 그것은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하시죠?

그럼 가격이 싸고 써비스가 좋고 음식이 맛나다면 당연히 최고의 맛집이겠죠?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깔끔하고 음식맛이 좋고 거기다가 가격까지 착하다면 정말 최고의 맛집이라

말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박씨아저씨는 좀 색다른 맛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건설현장에서 종사하다보니 점심식사의 경우 대부분 현장에 있는 함바(현장식당을 일컫는 일본말에서 유래)

에서 식사를 할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저녁식사나 아니면 손님들이 찾아올경우 특별하게 맛난것도 먹고  인근에서유명하다는 맛집을 찾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현장식당을 이용하는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장 여건에 따라서 현장식당의 환경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메뉴판도 없고 또여느 식당들처럼 입맛에 식성에 맞게 자신이 먹고싶은 음식을 골라먹는

재미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하여 땀흘리며 일한뒤 먹는 한끼의 식사는 이세상 최고의 만찬이 아닐까!생각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격도 싸고 특별한 메뉴도 없지만 이세상 최고의 맛집은 함바(현장식당) 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장식당에 가면 정(情)을 만날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현장 식당은 시끌벅쩍 시장통처럼 손님들로

부산합니다.

식사를 하려는 사람과 오래간만에 다른현장에서 보았던 반가운 사람을 만나서 반가워서 간단히 대낮부터 한잔걸치는사람들까지...

현장 식당에 가면 여러사람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철근일하시는분~

목수일 하시는분~

그리고 미장일 하시는분들...그외에도 또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요새 그반장은 왜 안보이능교?"

요즘 통 반장이 식사를 하러 오지 않는다고 걱정이 되어 식당 주인아주머니께서 박씨아저씨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보통 왠간한 단골손님이 아니면 손님의 일상을 잘알지 못하는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함바에서는 매일 식사시간이면 마주하기때문에

서로가 걱정해주고 염려해주고 안타까운 일이 있다면 함께 가슴아파 해줍니다. 바로 이런곳이 진정 사람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심시간이면 현장식당에서만 볼수있는 또하나의 풍경입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 긴줄을 서있어도 어느 한사람 불평이 없습니다.

써빙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한사람 한사람 차례가 다가오면 자신이 먹고싶은만큼 알아서 자유배식입니다.

추가밥을 먹는다고 야박하게 돈을 더 달라고하는 뺑덕어미같은

주인아줌마도 없습니다.

가끔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 때문에 식당에서 국그릇 밥그릇이

허공을 날아다니는 풍경도 연출되지만 요즘은 지극히 보기드문

광경입니다.

단지 메뉴 선택권이 없다는것 그리고 써비스가 없다는것...

하지만 그곳에는 정(精)이 있고 덤이 있고 사람사는 냄새가

새록새록 풍겨납니다.

비록 땀냄새나는 작업복에 흙먼지가 일어도 기름때가 뭍어있는

작업복을 입고와도 아무도 그누구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습니다.

가끔 안전화를 신고 작업복을 입고 제법 근사한 식당을 들를경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때면 나자신도 마찬가지겠지만 박씨아저씨를 보는 시선들이 불편해하는것을 느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박씨아저씨의 아버지도 흔히들 말하는 '노가다' 였고 할아버지도 '노가다' 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알고있듯 박씨아저씨도 '무식한 노가다' 입니다. 하지만 박씨아저씨는 안전화를 신고 작업복을 입었을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군인은 군복을 입었을때 비로소 군인답고 노가다는 작업복에 안전화를 신을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예전 70~80년대건설경기는 그야말로 호황이었습니다. 건설쪽에 종사를 한다고 하면 최고의 일등 신랑감이었고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건설경기가 악화되어 건설인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더욱 암담합니다.

최고급 식당의 고급 음식과는 비교할수 없지만 땀흘린 뒤의 한끼 식사의 맛은 그어디에도 견줄수 없는 최고의 만찬입니다.

물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노동을 하기위해 배를 채운다고 한다면 최고의 슬픈 밥상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땀을 흘리고 값진 노동뒤에 정이담뿍 담겨진 따뜻한 밥한그릇이라면 바로 이것이 최고의 만찬이자 이곳이 최고의 맛집이 아닐까!

감히 장담해 봅니다.

주방에서는 오늘도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그들은 밥을 파는것이 아니라 정을 나누고 사랑을 꾹꾹눌러 밥그릇에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