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4. 08:20ㆍ이판사판공사판
※ 그날이 다가옵니다.
모처럼 쾌청한 아침입니다. 지릿한 장마끝에 다시보는 태양은 그저 눈부실뿐 감히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습니다.
얼마전부터인가 매일 아침이면 즐거움을 주던 벗이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빨간 지붕이 있는 집에 살고 있는 친구는 하얀 바탕에 검은 무늬가 아름다웠던 얼룩이 였고 판넬로 지어진 큰집에는 온몸이 하얀
백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백구랑 누렁이는 사이좋게 장난도 치고 혹여 지나가는
길손이 있으면 다가가서 꼬리를 흔들면서 반가움을 표현하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직접 다가가서 쓰다듬어 주고 먹을것을 줘본적은
없지만 매일 아침 그곳을 지나면서 그냥 바라만 보아도 유년시절의좋았던 추억이 떠올라 마냥 즐거웠습니다.
어릴적 박씨아저씨 집은 '개가 잘되는 집' 이라는 소문이 있을만큼
늘상 개를 키웠고 개와 함께보낸 유년시절의 추억은 지금 생각해도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이었습니다.
어릴적 집에서 키운 개들은 항상 새끼를 놓으면 마루깊숙한 곳에 약간의 오목한 구덩이를 파고 새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집에 그누구도 몇마리의 새끼를 놓았는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박씨 아저씨만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다음날 마루밑에 기어들어가서 아직 채 눈도 뜨지않은 뽀송뽀송한 강아지를 한마리 한마리 헤아리면서 그감촉에 또 신기함에 놀라고...
그리고 또 한가지 새끼를 낳은 어미개의 근심스러운 눈동자...
혹여 박씨 아저씨가 새끼들을 어떻게 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스러운 표정은 박씨아저씨가 갓낳은 새끼들의 호구조사(성별) 가 끝날때가지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2~3일이 지나면 새끼들은 눈을뜨고... 그리고 또 몇일이 지날즈음 어미개의 젖을 먹은 강아지들은 토실토실 살이 올라서 이제는 어미 젖보다도
어미개가 먹는 밥에 관심을 가질때즈음이면 이제 헤어져야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시골 오일장 고무다라이에 몇마리의 새끼강아지들을 담아서...이별을 아는지 모른는지 새끼강아지들 그냥 신이나서 다라이에서 들락날락~
이른아침 출근길 상가앞의 풍경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백구와 얼룩이의 모습을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마음이 마음이~ 아파서 그냥 흑백으로 담고 싶었습니다.백구의 집앞에는 토끼장인지 출입문도 막혀있습니다.아마도 영원히 백구의 모습과 빨간 지붕이
아름다운 그곳에 살던 까불거리던 얼룩이의 모습도 볼수가 없을듯합니다.
과연 백구과 얼룩이는 어디로 갔을지...
곧 初伏(초복) 이 다가옵니다. 그놈의 복(伏) 이 무엇인지... 복(伏) 복자는 엎드릴복 자 입니다. 개가 사람앞에 납작 엎드리는 복...
박씨아저씨가 집을 비운 백구와 얼룩이를 기다리는것은 희망일까요? 아니면 미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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