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기힘든 야생꿩 때문에 떠오른 유년시절의 추억

2010. 4. 21. 13:33박씨아저씨의 새이야기

※꿩대신 닭이다~

른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중에 "꿩대신 닭이다~" 라고 말씀을 하실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가끔 다른것을 대신해서 사용할때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앞서 이말의 유래를 제가 알고 있는 범위내에서 간단하게 한말씀 올리자면 사연은 이렇습니다.

이말의 유래는 우리나라의 음식문화 에 관련되어 생겨났다고 합니다.지금도 명절날이면 떡국이나 만두를 즐겨먹는 풍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만두속에 들어가는 고기소나 또 떡국에 고명으로 들어가는 고기는 소고기나 닭고기가 대신하는것이 다른점입니다.

 

그런데 꿩고기가 닭고기로 대신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아시는것처럼 요즘은 꿩을 구하기도 힘들고 또 그가격이 만만치 않아 꿩과 가장비슷한 닭이 꿩고기 대신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꿩대신 닭이다~" 란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유년시절 꿩고기를 자주 먹을수가 있었습니다.

겨울철이면 동네 형들을 따라서 전날 빨간 찔래가시 나무열매속에 속을 파내고

싸이나(청산가리)를 좁살만큼 넣어서 꿩이 많이 내려오는 논둑에 꽃아놓고 그다음날 열매가 없어지면 주변산을 뒤지면서 죽은 꿩을 주어오고... 

종종 운좋게 산에 나무를 하러가서 생각지도 않은 죽은꿩을 발견하고 횡재를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꿩을 잡아오면 아버지는 꿩을 손질하시는데 그냥 집에서 기르던 닭을 잡는 방법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꿩을 손질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닭을 잡으려면 물부터 끓여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닭목을 비틀고(그래도 새벽은 왔습니다) 목에 피를 빼내고 뜨거운 물에 담가서 털을 뽑는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는데... 늘상 꿩을 잡아오면 물을 끓이는것이 아니고 조심스레 칼을 가지고 와서 배를 가르고 깃털하나 떨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홀라당  옷을 벗기듯 그렇게 꿩을 손질하셨습니다. 그리고 벗겨진 꿩의 가죽을 짚을 넣어 조심스레 걸어두면 몇일뒤 박물장수 비슷한 아저씨가 와서는 그것을 사가지고 갔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시절에는 그분들이 왜 그것을 돈주고 사가는지 어디에 쓰는지 참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좀더 자라서 학교에 다녀보니 과학교실에 있는 꿩의 박재를 보고 그대 그이유를 깨달기도 했습니다.

그시절 꿩고기는 대부분 국을 끓여 먹었는데 지금생각해도 그때 먹었던 꿩고기를 넣은 칼칼하면서도 톡쏘는듯한 그 국말맛과 닭고기와는 또다른 꿩고기의

맛을 잊을수가 없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의 손맛도 있겠지만 무우 숭덩숭덩 썰어넣고 대파 숭숭 썰어넣고  고추가루 풀고 굵은 소금으로 간을한 그 꿩국의 맛 지금은 어디에서도 맛볼수 없으니...

얼마전 일요일 오후 비슬산 자락에 있는 용연사에서 봄꽃을 담고 있었습니다. 처음만난 현호색을 담느라 정신이 팔려있는데 산쪽에서 푸드덕~하는 날개짓 소리에 돌아보니 정말 요즘 보기힘든 꿩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꿩을 담을수 있었습니다.그것도 암수 한쌍의 모습을

꿩은 다른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숫놈이 아름답습니다. 숫꿩이라고 하지않고 장끼 라고 불렀습니다.그리고 암놈을 까투리라고 부릅니다.우리나라 민요중에서도 꿩사냥 이란 민요에 나오는 까투리~~라는궝이 암꿩입니다. 숫놈에 비해서 몸집도 작고 깃털도 그리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꿩이 나뭇기지에는 잘앉지 않는데 이날은 까투리가 나뭇가지에 앉았습니다. 나무줄기와 색이 비숫해서 구분이 힘들지만 까투리와 장끼입니다. 

숫컷꿩 장끼 입니다. 긴꼬리와 머리위의 깃 그리고 오색이 뚜렷한 목부분 정말 아름답습니다.

꿩은 다른나라에도 몇종류가 있지만 우리나라 숫컷꿩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온몸에 금빛 황금갑옷을 입은듯이 화려합니다.

오늘 박씨아저씨의 새이야기는 유년시절의 추억과 어머니의 손맛 그리고 꿩고기 이야기로 허접하게 채워보았습니다.

날씨가 이상하게 흐렷다가 맑았다가 변덕이 죽끓듯 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