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 옹기가 무려 250개 함께 보실까요?

2009. 8. 10. 07:49바람따라 물따라

일반가정집에 옹기가 '250개' 가 있다면~~~

날부터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각종 장을 담거나 저장을 하기위해서 옹기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시골 집집마다 부엌가까운곳에 '장독대'란 공간을 만들어 각종 크고작은 옹기들을 모아두는

곳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옛날방식으로 장맛을 지켜오고있는 종갓집에서는 각종크고작은 옹기들이

대접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벌써 퇴물(?)취급을 받아 옹기를 쉽게 볼수가 없습니다.

투박하지만 정겹고, 화려하진 않았지만 포근하고 따스했던 어머니의 품속같은 장독항아리...

오래 묵을수록 깊은맛이 나는것은 비단 포도주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장맛이야말로 오랜세월 어머니의 자궁같은 옹기속에서 해가 지날수록 더욱더 맑고 깊은맛이

우러난다는 사실을 한국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계시죠?

우리들의 고향이 어머니의 포근한 자궁이라면 달고 깊은맛이 나는 의 고향은 옹기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S라인' 의 각선미는 찾아볼수 없지만 두리뭉실한 시골아낙네의 풍만한 궁뎅이같은

정겨움이 있습니다.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추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옹기가 좋습니다.

심을 먹고나서 잠시 인근에 마을길을 걸었습니다.'상주시 공성면 문화마을' 안에 있는 작은 시골입니다. 주변에 각종 야채들이 심겨져있는 텃밭이 즐비하고 아담한 단독주택이 올망졸망 예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참 정겨운 풍경입니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한집이 있었습니다.

예전 시골마당 한켠에서  장독대 에서 자주 볼수있었던 장독이 한두개도 아니고... 먼저 카메라를 꺼내어 몇장을 담았습니다.

문주위에 가득한  옹기들 그리고 옥상 위에도 가득한 옹기들...하지만 쉽게 대문안으로 들어가 무작정 사연을 물을수도 없고,분명 무슨 사연이 있을듯한데...일반 가정집에 옹기가 한두개도 아니고 어림 짐작으로도 100여개는 넘어보이는데...그냥 이유는 모르지만 저렇게 옹기만 보고 있어도 마냥 정겹고 푸근해보입니다.참으로 오래간만에 정겨운 풍경을 만난것 같아서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간장공장은 아닌것 같고 사연이 뭘까요?

앞에서 제법 서성거렸지만  낯선 이방인의 출현에 집을 지키던 검둥이만 컹컹거리고...혹시 개한테 물릴까봐 살짝 겁도 나길래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궁금증을 참을수 없어 다시 카메라를 들고 갔더니 마침 주인분이 있으셔서 인사를 드리고 사연을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여쭈어보고 사진을 찍었으며 혹시 방송국이나 다른곳에서 연락이 와도 괜챦은지 여쭈어 보았습니다.허락을 받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정말 어느곳 하나 주인내외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곳이 없더군요.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속에도 역시 옹기가 가득...

 대편 정원에도 마찬가지로 또다른 옹기가 가득합니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아저씨 이집에 옹기가 왜이리 많나요?"

"그냥 한두개씩 사 모두다 보이까~" 하시면서 멋적어 하시는 아저씨... "그럼 모두 몇개나 되나요?" 했더니...

한치의 주저함도 망설임도 없이 "250개정도..."ㅎㅎㅎ 옆에 계시는 아주머니께서는 미소만 지으실뿐 열심히 가을배추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250포기 정도 심어야 한다고 포트에 정성스럽게 ...듣고보니 옹기숫자와 같은 250~ㅎㅎㅎ 저도 촌놈이지만 배추 씨앗이 저렇게 생긴줄은 몰랐습니다.

 

추씨앗 심기가 끝날즈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사를 하고 그집을 나섰습니다. 그러다가 돌아서서 "혹시 방송국에서 취재나와도 상관없나요" 했더니   주인아저씨 하시는 말씀~~ "지방 방송국은 안되고 중앙방송국은 됩니더~~~"

아저씨 과연 중앙방송국에서 뉴스꺼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박씨아재는 충분히 뉴스꺼리 됩니다. 행복하십시요~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