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추억속의 골목길을 걸으면서...

2009. 3. 30. 11:59바람따라 물따라

 어제 가족들과 천주교 성지 순례를 하면서 우연히 들르게된 골목길입니다.길을 잘못들어 예정에도 없는곳으로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옛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계속 그길의 끝을 향해 가고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1983년부터 고향인 논공을 떠나 대구에서 자취를 하면서 도시생활을 처음 시작한 박씨 아저씨...

지금이야 논공이 대구광역시에 편입되고 상당한 발전을 하였지만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시골촌놈 도회지로 학교보내는 일이란 결코

쉬운일만은 아니었다.그래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시골에서 기르던 황소를 팔아서 자취방을 구하고 간단한 생활도구를 구비해서

정말 처음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는데...

나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할머니와 누나그리고 형이 먼저 대구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까닭으로 간단한 옷가지와 책가방만 챙겨서 대구로 들어오게 되었다.처음 자취를 한곳이 남산4동 주소는 잘모르지만 바로앞에 큰교회가 있었다.대문옆에 화장실이 있었고 그옆에 방하나에 한집이 세들어 살고 있었고 주인 아저씨가 주방딸린 큰방 하나를 쓰고 거실옆에 조그만 부엌이 딸린 방하나에 나를비롯한 할머니,누나,형이렇게 4사람이 함께 살았다.주인아저씨는 양말 도매업을하고 계셨는데...아들둘에 딸하나...딸이 맏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둘째인 아들만 좋아했다는거.양말이 많이 팔리는날 저녁이면 기분좋게 약주 마시고 들어와서 큰아들부여잡고~ 우리장손 어쩌구 저쩌구~하는소리가 고등학생인 나에게도 별로 듣기 좋지는 않았는데 초증학생이던 그딸아이는 오죽 듣기 좋았을까~1983년 5월초 할머니의 갑작스런 암말기판정 그리고 몇일후 우리 할머니는 다시 우리랑 함께 자취방에서 뵐수는 없었다.할머니가 떠나시기전 약2개월간은 나에게 있어 꿈만같았던 자취시절의 첨이자 마지막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형,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누나와 함께 자취생활은 결코 만만한것은 아니었다.할머니가 계실때는학교에서 돌아오면 할머니랑 손잡고 인근에 있는 서문시장에가서 반찬거리도 사고 시장구경도 하고...저녁이면 10원짜리 고스톱도 치면서 즐거웠는데...할머니가 떠나고 난후로는 할머니가 하시던 일의 대부분을 내가 떠않아야 했던 것이다.고3인 형은 일찍가서 늦게 들어오고 누나역시 직장을 다닌다고...학교에서 돌아오면 설것이 통 가득한 그릇을 씻고 저녁준비를 했던 그런 아련했던 추억들...어쩌다 보니 넋두리가 너무 길어졌네요~저를비롯한70~80세대들의 그시대의 일상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박씨아재랑 그추억속으로 한번 걸어가 보시죠~

 대문에 장식으로 붙어있는 사자문양...저 손잡이를 잡고 대문을 탁~탁~탁~ 치면 주인이 뛰어나와서~~한번 두드려 보고싶었습니다.

 파아란색 대문 그때도 파란색 대문이 많았습니다.보통 입구에 초인종이 달려있는데...그것은 보이지 않네요^&^

 이부분은 십중팔구 화장실 위치입니다.보통 대문옆에 화장실이 있거든요~겨울이라 추워서 막아두고 여름에는...

 대문앞에 많은 화분들 곧 꽃이 피겠지요~저 둥근 타이어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알고 계시죠^&^

 용도변경된 아이스 박스...무럭무럭 상치도 자라고 좀더 자라면 뜯어서 된장에 쌈싸먹고 싶네요^&^

 담장위로 도둑넘 들어오지 못하게 설치된 창살~그리고 보일러 연통...겨울이면 연통끝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방범창살입니다.요즘 이런거 볼수도 없을텐데...아직 있더라구요~

 봄이면 집집마다 대문에 붙여놓는 입춘대길~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집앞에 있는 화단에 온갖 꽃들이 피어있는데...도화,동백꽃,라일락...참보기 좋았습니다.

 꼭 이런골목길 어귀에는 저런깃발 하나씩 있었습니다.대나무 꽂아놓은집도 있고...

뭐냐하면 점집입니다.저는 아직도 한번도 점을 보지 않았는데~~~

 그리고 이맘때면 이사철  방이 있다는 광고입니다.요기서 '사글세'가 뭔가 하면~말그대로 삭아버린다는건데...

에를들어 사글세 100만원 이러면 처음들어갈때 100만원주고들어가면 나올때 10개월뒤에는 한푼도 없이 월10만원씩 사라없어지는것이

'사글세' 입니다.

 요즘 경기가 어렵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도심 한복판에서 추억의 연탄재를 보았습니다.

옛날이야 모든가정이 저 연탄을 사용했지만 요즘 보기 힘드는데...

 건물을 주목해 주십시요.아마 1960년대 건물이 아닐까 생각되어 지는데...뒷편에 높은 고층건물과 대조적입니다.아직 사용을 하고 계신것 같은데...

 영화에난 나올법한 1960년대 풍경입니다.

 좌측상단에 보이는 초인종 보이시나요? 저 초인종을 누르면 무슨 소리가 날까요~그리고 초인종 밑에 국기 계양봉...아시는분들은 아시죠^&^

 방범창살입니다.매우 허술하지만 그래도 그시절에는 최고가 아니었나 생각되어집니다.요즘처럼 경보장치나 별특별한 안전장치가 없을시절...도둑이

 저걸 해체하고 들어온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으니...모두 참으로 순진했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초록색 대문입니다.저런색깔의 대문도 많았지요^&^담벼락의 시멘트 몰탈을 빗자루로 뿌려주어 마감한것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않는 방법인데70~80년대초에 많이 사용한 방법입니다.대문위에 쇠창살...밤늦게 대문 잠겨있고 넘어가기는 넘어가야하고 주인아저씨몰래 넘어가다가 찔린분들

종종 있을걸요~자 이제 끝입니다.아직까지 추억속에서 헤메이시고 계신분들 빨리 빨리 집나간 정신 챙기시고 오후 활기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