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냄새,아버지의 향기 기억하시나요?

2009. 2. 24. 12:42잡탕구리

60~70년대에 시골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제법 자라서 도회지로 나와 나이 사십이 넘었지만 아련한듯 어릴적 잊혀지지 않는 향기가

있습니다.여러분들도 기억하시겠지만 6~70년대 성인 남성들이 머리에 발랐던 머리기름의 대명사 '포마드' 기름...60~70년대 이발소 하면 생각나는

풍경이 떠오릅니다. 

네 모퉁이 허름한 이발소,빨간 레자에 싸인 의자 두어개 와 허접한 말그림 아니면 영화배우사진이 들어간 달력그림...

한쪽에는 연탄난로가 있고 그위에 큰찜통에는 더운물이 콧김 내뿜듯 연신 더운김을 뿜어내고...그러다보면 조수아저씨 찬물 한바가지 퍼다가 찜통에

붓고...어느듯 능숙한 이발사 아저씨의 현란한 가위질에 깔끔(?)해진 머리...찜통에서 더운물을 퍼내어 찬물과 섞어서 머리를 감고나면 이발사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포마드 기름을 조금덜어 손바닥에 바르고 양손으로 곱게곱게 머리에 발라줍니다.그리고 가벼운 빗질로 머리 모양을 만들고 나면...

흡족한듯 이발소를 나서며 다시한번더 거울을 보시던 아저씨들의 그모습이 생각납니다.

요즘이야 무스니 헤어젤이니 스프레이 등등 헤아릴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종류의 제품들이 나오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그 포마드 그게 정말 최고였습니다.

윤기 반질반질하고 빗질자국 밭고랑처럼 섬세하게 아로세겨진 머리에서 풍겨오는 그향기...그것은 아버지의 향기였습니다.

럼 이 분통은 기억나시나요?.비로 어머니의 향기로 대변되는 박가(?)분...60~70년대 참으로 귀했던 화장품.동동구리분과 더불어 여자들에게는

최고의 화장품.모처럼의 외출이나 결혼식에서만 한복 곱게 차려입고 아껴두었던 이분통 꺼내어서 얼굴에 바르고...조심해서 행여 쏱을까 아이들 손탈까~

조심조심해서 간직하고 아껴바르시던 그 분통...바람결에 스쳐가는 은은하고 아스라한 그향기 빨간 립스틱과 미풍에 실려오는 분향기는 지금도 잊을수

없는 그시절 우리들 어머니의 향기입니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 보았습니다.옛날에는 이속에 솔이 들어있어 그솔로 조금 분을 찍어서 얼굴에 톡~톡~ 이랬는데...그솔은 없지만 향기나 색깔은

그시절 그대로 입니다.손에 조금 뭍혀서 맡아보니 정말 옛날 어릴적 어머니 향기가 나는듯 합니다.하지만 요즈음 우리 어머니에게서는 그향기를 맡을수

없읍니다.요즘 정말 몇천원에서부터 몇십만원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컬러도 다양하고...하지만 그때 그시절 화장품이라고는 동동구리분과 약간 싸구려틱한 이분정도가 전부였으니...

오래간만에 시골에서 맡아본 아버지와 어머니의 향기를 맡았습니다.두분다 아직은 나름 건강하시고 지금은 이런종류의 화장품을 쓰시지는 않지만 

옛날 그 시절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정말 고생하셨고 그 덕택에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읍니다.두분 아니 우리의 모든 부모님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