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먹었던 컵라면의 추억

2008. 12. 20. 21:54이판사판공사판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자라면 누구나 육체나 정신에 별이상(?) 없으면 당연히 져야하는 국방의 의무...그중에 일부는 자원해서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갈대까지 가다가 안되면 머리깍고 개끌려가듯이 끌려가서 2,3년 고생하고 나오는것이 정석인데...

일부 특정 인간들은 빽(?)도쓰고  자해도 해서 어떻게 하든지 안가려고 생 지랄 난리 부르스를 쳐대는데~~~

이것도 저것도 없는 박씨 아재는 88올림픽이 개막되는날 군대가서 논산에서 빡세게 훈련병 시절 보내고 강원도 원주에서...

빡시디 빡시다는 공병대에서 3년 군생활 편안(?)하게 했습니다.

박씨아재 군대 근무시절의 추억중에 "아줌마 통신보안"'아저씨 통신보안' 이라는것이 있었습니다.우리들끼리만 통하는 은어 였는데...

이 '통신보안'을 통하면 '술과 라면' 을 먹을수가 있었습니다.위대하신 고참님들의 주도면밀하고 치밀한 작전으로 그동안 한번도 들통나지 않고

후임병들에게도 전수를 해준 아줌마 아저씨 통신보안...오늘은 그 일편으로 '아저씨 통신보안' 에 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항상 먹어도 배고픈 이등병시절...요즘도 그런지 모르지만 라면이 그렇게 먹고 싶었습니다.종종 일요일 아침 라면이 제공되고 컵라면도 나왔지만...

왜그리도 라면이 먹고 싶었는지...달걀 깨넣고 김치도 좀넣고 해서 먹는 라면의 맛 특히 겨울철 추울때 먹는 그 컵라면의 맛은 정말 잊을수 없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드려온 하나뿐인 동기넘의 희소식..."야 아침에 영외청소 나가면 슈퍼에서 컵라면 먹을수 있다 너만 알고 있어라"이러는겁니다.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왜 그 하나뿐인 동기넘이 영외청소 나간다면 자진해서 튀어 나가는지~~~'시벌놈 맨날 지혼자만 쳐먹고~~~'

사실 저는 그때 이등병이라 맨날 화장실 청소 전담으로 하고 있었는데...(당연히 쫄다구니까 그렇게 해냐하는줄 알고...)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재래식 화장실 청소 한번 하려면 뜨거운물 붓고 식기전에 수세미로 박박 밀고...얼매나 힘드는데~~~그래서 결심 했습니다.

나도 영외청소 나가서  사제 컵라면 꼭 먹고 말거라고~~~그런데 하늘은 날 외면하고 늘 화장실 청소만...번번히 동기넘에게 기회를 뺏기고...

그러든중 기회는 왔습니다.그넘이 일이생겨 제가 꿈에도 그리던 영외청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선임병의 인솔에 맞추어 "어깨에 빗자루"하고서

부대 바깥으로...한겨울 눈이 안오면 콘크리트 도로 빗자루질 할것이 뭐 있겠습니까? 대충대충 몇번 휘휘 젓고 바람에 떨어진 낙옆 그냥 날려 갑니다.

정말 손이 안보일정도로 빗자루질 열심히 해서 그슈퍼앞까지 갔습니다.그리고 아저씨와의 첫만남 "컵라멘 주세요~~~달걀이도 한개넣고..."

잠시후 달걀넣은 컵라면에 슈퍼 아저씨 그 귀한 사제 김치도 내어 줍니다.정말 그맛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그 아저씨 홀아비라서 맨날 김치도

직접 담그시는데 왜그리 맛이 좋은지~~~언제 강원도 가면 한번 꼬옥 들러보고 싶은데...요즘 부대가 거기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때가 정말 재미있고 좋았었는데...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

몇일전 전방부대 음주관련해서 각종 매스컴에서 단물 빠지도록 씹고 또 씹고 하는것을 보고 잠시 몇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공감할 내용이지만...군대도 사람사는 곳입니다.특히 혈기 왕성하고 성기 발랄한 대한민국의 열혈 젊은이들의

집합소이니 당연하겠죠.그러다 보니 군대에서도 술을 먹을수도 있다는 말입니다.물론 근무중에 음주는 당연히 안되고 욕을 먹어야 하지만...

모든일에는 예외가 있듯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욕을해도 늦지는 않다는것이 박씨 아재의 생각입니다.

무슨일이 생기면 모든 언론이나 매스컴에서 앞다투어 특종이라고 보도하면서 국민들의 여론조장에 앞장서는 언론사나 방송사 기자님들  특종도 좋고

여론을 형성하는것도 좋습니다.하지만 한번더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여러분들의 글때문에  피해입는 선량한 국민들이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