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억울합니다...(담배의 추억)

2008. 12. 3. 11:17잡탕구리

 오늘아침부터 좀 부지런히 현장을 돌았습니다.어제 오후에 살짝 땡땡이(?)친것도 있구...

또 나름 공정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점검도 할겸 우리 양대리 끄잡고 출발~

그런데 공교롭게도 계단 입구에서 우리발주처 기사넘 두분을 만났지요^&^안전과 품질...

인사를 나누고 계단을 오르는데 앞에가던 김기사넘 왈~

"현장에서 팔팔 피우는사람 누고~~~"이러면서 나를 힐긋 쳐다본다.

그래서 영문도 모르고 "내가 팔팔 피우는데 니가 보태준거 있나"하면서 바닥을 보니...

 '이론 띠부랄탱탱구리~~~팔팔이다.'

졸지에 내가 버린걸로 되부렸따아..."야!김기사 내는 절때로 안버맀다아~~~"

앞에가던 김기사 의기양양 ♬♪룰루♬랄라~~~"소장님 버린거 맞쟎아요^&^

오늘아침부터 졸지에 현장에 쓰레기 버리는 소장놈으로 낙인찍혀 버린 박씨아재 우야마 좋으까요?

저 절대루 휴지 안버립니다.초등학교 시절 부랄 친구넘하고 휴지버리면 무조껀 한대씩 때리기해서...

그때 이후로 절대로 휴지 버리지 않았습니다.(담배가루는 버렸습니다.)

 제가 이넘을 피우는것은 맞습니다.제가 이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은 저를아는 모든분들은 다 압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꽁초나 빈 담배껍데기가 버려져 있으면 이넘들이 전부다 내가 했다고~~~

보시죠!제가 피우는 팔팔한 담배입니다.제가 담배를 배운것도 참 희안하지만 모질게 이넘만 고집하고 있는 저도 제가 생각해도

대단한 넘입니다.

이넘을 처음 만난것이 군에 있을때였습니다.아마도 88년 늦은겨울 자대에 배치받고 얼마지나지 않을무렵...

처음 맞이하는 전방에서 이등병의 생활이야 말로하면 뭣하겠습니까.날마다 전투화 고무타는 냄새 나도록 뛰어다니고...

뛰는데 발이 보이면 실컷 두들겨 맞고...날마다 고난의 연속이라고들 하죠^&^ 저는 솔직히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진

않았습니다.그이야기 하면 길어지는데...자고로 머슴아들 군대 이야기하면 날밤을 새워도 모자라니 전들 오죽하겠습니까.

자대에 배치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사고(?)를 쳐서 부대가 발칵 뒤집히고...제대말년 왕고참 말년병장 최병장님 제대몇일전

마지막 주번하사 차던날 인사계님한데 저땜에 맞아서 호박에 구멍나고...행정반 바닥을 그 거룩한 피로 물들이셨는데...

우찌 부대원들이 저를 살려둘려고 하겠습니까? 어디 상상이나 하겠습니까.그렇지만 제가 거기서 맞아 죽으면 대한민국이

안되는거쟎아요^&^우찌우찌하고 여차저차 해서 제가 그 고참들 몸으로 행동으로 다 구워 삶았습니다.그래서 한달만에 모범사병

표창도 받고 외출도 나가고...요기서 그만 군대 이야기는 나중에...

그러즈음에 형님이 면회를 왔습니다.그때 제게 내밀었던 담배가 그당시에 젤로 비싼 '팔팔라이트' 이넘입니다.

그대 제가 담배를 피웠냐구요? 당연히 범생이인 제가 담배를 피웠겠습니까?안피웠습니다.우리집 어릴적부터 담배가계 했지만

우리삼형제 담배는 안피웠습니다.그런데~~~이런 형님이 나에게...그것두 젤좋은 담배를 주시는데...우찌 감동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렇지만 우찌 준다고 덥썩 받을수 있겠습니까."행님아 이기뭐꼬~내는 담배도 안피우는데~~~"이랬더니...

우리행님 그때 육군하사 박하사 였는데...거룩한 음성으로 (분명히 이등병이 하사가 말씀하실때는 그렇게 들렸음)

"야이 등신아 누가 니 피우라고 주나...쫄따구새끼 면회하면 고참들 한개피씩돌리라고 주는거 아이가.그런것도 안갈챠주드나"

이러신다.'띠발 누가 면회를 왔어야지~~~그리고 군대에서 그런거도 갈챠주나'그렇게처음이자 마지막 면회가 끝나고 내무반을

들어가니 고참들 면회 잘했냐면서 뭔가를 바라는 눈치다.평상시에 관심도 없는 새끼들까징...하지만 이 박이병이 보통입니까!

대기병시절 말년병장 대가리깨묵은 놈인데...그냥 생까버리고 과사무실로 총총총~~~

주머니에 들어있던 그비싼 팔팔라이트 들고 고참에게 라이타 빌려 달라고 하니 그고참 왠일인가 싶어 쳐다본다.

그냥 쓸데가 있다구 달라구 해서 조용히 사무실과 좀 떨어진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화장실 문걸어 잠그고...떨리는 가슴 쓸어내리면서  아주 근엄한 자세로 한모금 꿀떡 삼켰습니다.

입속한가득 담배를 빨아서~~~꿀떡...#$%^&*()_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면서 정신은 몽롱~~~...이런띠부랄누가 이런걸 돈주고

우와 미치겠네...'살아야해! 내몸은 산소가 필요해'를 외치며 화장실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는데...

갑자기 땅바닥이 무슨 스폰지를 깔아놓은듯 푹신푹신하고 두다리는 휘청휘청~~~도저히 다음 발걸음을 놓을수가 없어

옆에 소나무를 붙들고는 한참을 서 있었다.아마 그폼을 지금 보았으면 '다들 저눔이 소나무 잡고 뭣짓거리를 하는가'

싶었을정도로...정신을 차리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담배며 라이타를 고참에게 내던지며~~

"김일병님 이거 다 피우소 이런걸 뭐한다고 피우노" 했는데...

그날저녁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전의 그 이상야릇한 충동으로 다시 고참에게 가사 한개피만 달라고 사정해서...

그렇게 배운 담배가 지금까지...남들은 새담배 나오면 잘도 바꾸고~ 담배 끊기도 잘도 끊고...

이렇게 20여년 담배를 피웠으니 담배에 관한 나름 추억도 많은데...그거 다 이야기 할려면 글이 길어지고 그래서 이왕 시작한거

따악 한가지만 이야기 하면...

얼마전 초등학교 친구넘을 우연히 연습장에서 그것두 거의 30년만에 만났는데...

초등학교 4학년때 한반이 되어 그때당시 그넘과 나의 경쟁의식은 정말 하늘을 찌를듯...그넘이 전학갈때까지 쭈~욱...

정말 라이벌도 그런 라이벌이 없었다.그런데 30년이 지난 얼마전 처음 만났을때 첫마디 "어!라이벌..."그랬다.그넘과

나는 '라이벌' 이였다.그런데 이넘 테이블위에 올려진 담배를 보고는 "야 니도 이거 피우나 나도 이거 피우는데"이러면서

주머니에서 파아란 '팔팔라이트'를 꺼내었다.